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16개국에서 53개 팀이 참가해 국내외 관람객 3만여 명을 끌어들였다. 참가팀 중에는 환경 보전, 취약계층 자립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안고 활동하는 곳들도 있었다. 이 중 여성을 위한 소셜 미션을 가진 팀 4곳을 조명했다. 


네팔 여성의 꿈을 응원해요,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스’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스를 통해 일감을 얻은 네팔 여성들이 만든 파우치.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공생회’의 취업교육 역량 강화 사업으로 2016년 시작한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스(Good Hands Social Enterprises).’ 교육을 위한 재봉공동작업장에서 출발해 독자적인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으며, 현재 함께일하는재단의 ‘스마일 투게더 파트너십(STP)’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원받고 있다. STP는 개발도상국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운영·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스는 현지인 운영 위원장과 재봉사, 한국인 PM(program manager) 등으로 구성된다. 저소득 기혼 여성들에게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재봉사 자녀들의 보육을 지원하며, 재봉 교실도 진행한다.

지구촌공생회 해외사업팀의 김명주 팀장은 “네팔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 역량을 높이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며 “육아 때문에 귀가해야 하는 여성들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돌봄 센터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돌봄 센터는 현재 23명의 아이들을 관리 중이다.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즈는 네팔 여성들이 사회적 일원으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그들의 꿈과 희망을 제작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사진=굿핸즈 네팔 홈페이지

‘두안얌,’ 공예품으로 동인도네시아 여성 1000여 명 자립·보건 돕는다
두안얌은 여성들이 그동안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기술을 이용해 1년 내내 꾸준히 소득을 올릴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한다.

‘두안얌(Dua’nyam)‘은 동인도네시아 여성들이 직물을 짜는 능력을 활용해 자립할 힘을 실어주고, 여성과 아동 보건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공예품을 생산·유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굿핸즈 소셜엔터프라이스와 함께 STP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여성들이 손으로 직접 야자수 잎을 엮어 만든 바구니, 파우치 같은 제품을 팔아 인도네시아 농촌 지역의 문화도 널리 알린다.

두안얌은 동인도네시아 30개 마을에서 1000명이 넘는 여성들과 일하며 이들이 시장에 접근하게 돕는다. 작년 450명 수준에서 2배 늘어난 규모다. 멜리아 위나타 대표는 “우리가 디자인, 치수 등을 정해서 생산자들에게 알려주면 그들이 그에 맞게 만들어서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현재 두안얌은 호텔과 기업체 40여 곳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사진=두안얌 홈페이지

인도 여성 수공예 능력 활용해 환경 지키는 ‘레프트핸디자인’
연필이나 펜을 다 쓰고 나면 그대로 화분에 심으면 된다.

싱가폴 ‘레프트핸디자인(Left-Handesign)’은 수제카드를 만드는 소기업에서 시작해 인도 여성을 돕는 소셜 미션을 가진 브랜드로 거듭났다. 레프트핸디자인이 선보이는 제품들은 ‘심을 수 있는’ 문구류로, 공책·연필·펜 등을 다 쓰고 난 뒤에 그대로 화분에 묻으면 토마토, 고추 등 식물로 자라난다. 대표 라디카 마야니는 “일상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류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게 많다”며 “레프트핸디자인의 지속가능한 문구류들은 이런 제품들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레프트핸디자인이 디자인을 인도 내 사회적기업으로 보내면 이를 통해 인도 여성들이 제품을 제작한다. 마야니는 “공장 대량 생산이 아니라 지역 여성들의 수작업으로 제품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레프트 핸디자인의 컬렉션은 종이 제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진=레프트핸디자인 홈페이지

수공예도 돈이 될 수 있다, 필리핀 여성 수공업자 지키는 ‘우븐’
우븐의 노트북 수납 가방.

‘우븐(Woven Handicrafts)’은 2014년에 설립된 필리핀의 사회적기업이다. 2013년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사마르주 베이시 섬을 강타한 이후 그곳에 거주하는 직조공들과 자수 기능공이 다시 일어서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븐도 두안얌과 함께 작년에 이어 올해 2번째로 페어에 방문했다. CEO 패트리샤 코라존은 “필리핀 내 전통 수공예가를 돕는 게 목적이고 대부분이 여성”라며 “이들은 필리핀 내에서 무척 가난하게 살기 때문에 자녀들이 같은 일을 하지 않기 바라는데, 수공예도 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다양한 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우븐의 모든 제품은 현지에서 조달한 천연소재를 활용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티코그’라는 마른 풀과 염색한 야자수 잎 ‘부리’를 꼬고 엮어서 만드는 ‘바닉’ 직조 방식을 중심으로  노트북 파우치, 가방 등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수공예품을 생산·판매한다. 3년째 STP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우븐은 필리핀 기능공들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수공예로 만든 다양한 도구와 가방을 생산, 홍보, 판매하기 위해 이들의 공동체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사진=우븐 홈페이지

사진. 이우기 작가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