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BBC

BBC방송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저서 ‘협상의 예술’(The Art of the Deal)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며 협상에 임 한다”고 썼지만, 미국이 이번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준비가 돼 있는지를 되물었다. 이는 중국이 대중 무역 압박에 여러 대응 전략을 준비하며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BBC는 이날 중국의 고대 전략전술서인 ‘손자병법’을 언급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대응 전략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우선 같은 날 중국 관영 TV방송사인 중앙전시대(中央電視臺) 보도를 인용, 중국 내 반미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전시대는 “중국은 싸우고 싶지는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5천 년의 풍상을 겪은 위대한 중국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BBC는 손자병법에서 “만약 상대가 쉽게 흥분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그를 자극하여 흥분 시켜라”라고 적혀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이 미국을 자극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첫 번째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처분할 가능성이다.

미 재무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지만, 3월 들어 빠른 속도로 이 채권을 처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환구시보의 후시진(Hu Xijin) 편집장의 트위터의 글도 인용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를 중단하고 보잉의 주문을 줄이며 서비스 교역을 제한할 수 있다. 많은 중국 학자들이 미국 국채 처분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실제로 중국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다수라고 BBC는 보도했다. 만약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매각한다면, 그것은 미국 달러를 하락시키고, 잠재적으로 미국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지만, 중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BBC는 중국이 택할 또 다른 전략의 하나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예측했다.

중국의 통화는 정부의 통제 하에 있어 실질적으로는 자유무역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이미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는데, 분석가들은 그것이 중국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도구로 통화를 사용할 의사가 있음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이 점 역시 위험부담이 따른다. BBC는 “중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중국 상품은 미국에서 싸져,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 상품을 사고, 중국 기업들은 그만큼 고통을 덜 겪게 되지만, 반대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의 가격은 더 비싸져서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 번째 가능성은 외국인투자 억제다.

BBC는 이 방법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는 한 영역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에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외국인 직접 투자의 대상이었으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라고 전제했다. 더불어 중미 무역 전쟁이 치열해짐에도 미국으로부터도 많은 돈이 유입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방송은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uncil)의 보고서를 인용, 최근 국가중앙계획국이 국가 안보 기준에 따라 투자허용을 결정하는 권한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의 역할과 비슷한 기구로 BBC는 국가중앙계획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미국 시장에서 제외하려는 미국의 최근 움직임을 차별로 판단,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영업 허가를 받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미국 제품 구매를 반 애국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항만과 세관에서 상품 판매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IT기업들의 중국 부품 공급 중단 등에 대해 중국 대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또한 희토류 대미수출 중단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2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 중국측 수석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희토류를 연구, 개발, 생산하는 업체를 전격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의 행보에 맞춰 중국이 희토류 대미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 기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등 첨단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재료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이 대미수출을 중단하면 미국은 다른 마땅한 수입선이 없어 첨단산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작년 6월 잠정적으로 관세율 인상대상품목에 희토류를 포함시켰다가 최근 유일하게 이 품목만 삭제한바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현 상황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 의해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크로드 리서치사의 빈쉬 모트와니에 따르면, 중국이 보복으로 관세를 인상한 미국 상품 60억 달러어치를 정밀검사해도 관세 인상 규모는 보고된 것보다 적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이 매체는 지난 12월 중국이 차량과 자동차 부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중단했고,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오는 6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먼저 선심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방송은 손자병법을 재차 인용하며 중국 정부가 대미 대응 정책을 준비하고 있음다고 내다봤다. “기밀은 누설하지 말고 조용히 계획하라. 그러나 행동은 전광석화와 같이 빠르게 하라.” BBC는 6월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미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출처:

https://www.bbc.com/news/business-48290733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trade-china-rareearths/u-s-leaves-rare-earths-critical-minerals-off-china-tariff-list-idUSKCN1SK1R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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