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공익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시도되는 아이디어나 진행 방식 또는 계획인 ‘(사회변화) 솔루션 모델(Social Solution Model)’ 중 주목받고 있는 몇 가지 모델의 실제 사례들을 알아본다. 개념과 현황, 필요성 등은 앞 선 칼럼을 참조하길 바란다.

‘영혼 보내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영화관이나 공연장에는 가지 않고 예매만 하는 행위이다. 직접 현장에 가서 보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주제의 작품이나 감독, 배우를 위해 표를 사는 것이다. 여성이 주인공이거나 성역할 편견을 깨는 성평등 영화 등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얼마전 개봉한 ‘걸캅스’나 여주인공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미쓰백’이 대표적 사례이다. 

제1야당을 해산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에 대한 참여인원이 200만 명에 근접해가고, 여당을 해산해달라는 맞불 청원에는 30여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2019.5.19 현재) 현대판 신문고이자 제안 통로였던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는 청원의 실제 실현이나 반영 여부를 떠나서 이제 국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과시의 장이 되었고, 이슈를 만들고 전파하는 플랫폼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제는 올드한 사회운동의 대표적 방식으로 치부되는 ‘서명운동’도 새로운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행해지던 것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국내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국외에서도 참여가 가능하게 바뀌고 있다. 국제적 서명운동 단체 아바즈(AVAAZ)의 홈페이지를 보면 ‘시민들 스스로 전 세계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글로벌 행동 커뮤니티’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아바즈(AVAAZ)는 ‘시민들 스스로 전 세계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글로벌 행동 커뮤니티’다./이미지=아바즈 홈페이지

시민들이 변했고, 참여의 도구가 변했다. 시민 참여는 새삼스러운 사회변화 솔루션 모델은 아니지만 이것이 온라인, 모바일 기술의 발전과 커뮤니티 플랫폼의 확산으로 인해 보다 쉬운 참여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가공하고, 전달하고, 활용하는 정교한 전략과 활동이 사회변화를 위한 기본기에 속할 수 있다고 본다. 공익활동 연구그룹인 ‘진저티프로젝트’가 2016년 발간한 ‘공익활동가 역량요소 연구보고서’에서도 <협력적 해결 역량>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활용 역량>을 현재와 미래 활동가들이 갖춰야할 역량으로 꼽고 있다. 

한국사회처럼 민주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끌어낸 경험과 저력을 가진 국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사회변화에 대한 참여를 원한다. 이 들의 에너지와 응집력을 잘 활용한다면 촛불혁명처럼 예상치 못했던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최근 민관 영역에서 공통으로 많이 추진되고 있는 리빙랩(Living Lab) 역시 문제의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해결에 참여하고, ICT(정보통신기술)과 IOT(사물인터넷) 등의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의 솔루션 모델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송위진 박사에 따르면, 이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용자 주도형 혁신’, ‘개방형 혁신’, ‘생활세계에서의 혁신’으로 당사자의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사회변화 솔루션으로서의 ‘시민참여 모델’은 단순히 특정한 주제나 의견에 동조하고 의사를 표시하는 것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까지 그 층위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시민들의 응축된 에너지를 사회변화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제대로 연마한다면 비영리, 사회적경제, 사회복지 등 공익활동단체들은 가장 효과적이면서 파괴력 있는 문제해결 방식을 장착하게 될 것이다.  

이 솔루션의 파생적인 모델로는 바람직한 행동이나 태도를 강화시키는 ‘사회적 지지 모델’과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거나 저지하기 위한 ‘사회적 압박 모델’을 들 수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사의 제품에 대한 보이콧(Boycott)이나 좋은 물건을 구매하자는 바이콧(Buycott) 역시 적극적 구매 또는 불매 활동이라는 시민참여 운동의 한 예로 볼 것이다. 어떤 방향이던 많은 이들(특히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조직화해서 상대방에게 영향을 끼치는 행위로서 해결력을 가진 솔루션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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