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워크로 스타트업’ 표지 이미지./사진제공=하움출판사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여러 장소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도 출퇴근 시간마다 ‘지옥철’을 경험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먼 이야기 같지만, 새로운 시대에 통념을 깬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에서 한발 앞서 도입한 ‘리모트워크’를 통해서다.

‘리모트워크(Remote Work)’란 단어 뜻 그대로 ‘원격 근무’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사무실이라는 정해진 공간에서만 일해야 했다면,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 이후에는 개인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신간 ‘리모트워크로 스타트업’은 여전히 대면 소통, 끈끈한 관계 바탕의 조직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 리모트 워크가 필요한 이유를 제시한다. 

책의 저자인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리모트워크 관련 캠프를 열어 참여 기업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국내외 25개의 스타트업 사례를 분석해 리모트워크의 장점을 제시하고, 실제 리모트워크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이정표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리모트워크의 장점은 크게 2가지다. 먼저 조직 입장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도구이자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리모트워크가 시작되고 보편화한 곳이 바로 미국의 실리콘밸리다. 전 세계 스타트업의 성지인 실리콘밸리에서는 비싼 사무실 및 주거 비용을 해결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원격으로 협업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대기업과 인재 확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작은 스타트업들은 업무 자율성을 보장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

웹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글로벌 기업 ‘오토매틱’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지만, 직원 600여 명은 전 세계에 흩어져 리모트워크로 일한다. 오토매틱 사내에서 이용하는 언어만 해도 79개에 달하는데, 그만큼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둘째로 리모트워크를 통해 직원들은 ‘일과 생활에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따라가며,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제주에 둥지를 튼 4년차 국내 스타트업 ‘아이엠지베이스’는 6명의 직원 모두가 리모트워크를 실행 중이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제주 어디든 찾아가 일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신뢰를 기반으로 효율성 높게 일하게 하는 대신, 업무 평가는 빡빡한 편이다. ‘직원이 자신의 역량에 맞게 업무를 수행했는지’ ‘과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냈는지’ 등을 점검한다.

여러 장점이 있는 리모트워크에도 물론 단점은 존재한다. 즉각적 협의가 어렵고 의사소통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자는 정기적인 회의나 워크숍 등을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동료와 교감하고 소속감을 높이면서 의견을 나누고, 장비나 아이디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유명 글로벌 기업 ‘에어비앤비’는 리모크워크를 기본으로 하되, 권역별로 ‘오프사이트(Offsites)’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정기적으로 연다. 직원들은 1~2개월마다 한 번씩 다같이 모여 게임, 파티 등을 열어 스트레스를 풀고, 회사의 주요 목표나 계획을 주제로 소통하기도 한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서울 중심 발전으로 인재들이 수도권에만 집중된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가 이대로 간다면, 글로벌 경쟁력에서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며 “원격으로 일하지 못하면 글로벌 진출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어디든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 글로벌 리모트워크 기업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모트워크로 스타트업=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지음, 하움출판사 펴냄. 157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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