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 농부의 부엌 대표

내가 몸담은 '농부의 부엌' 협동조합은 대전지역 품앗이 생협의 ‘워커즈’다.

워커즈는 ‘노동자 지주회사’ 개념으로 생협 내에서 일공동체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을 의미한다. 지역에서 친환경 지역음식(로컬푸드)에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품앗이 생협 내에서 먹거리 공동체로 다시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지역음식 식재료를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 반찬가공 및 지역 내 먹거리 관련 협동조합과 연계를 통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출발한 농부의 부엌은 작년 10월 대전시 유성구의 '국민디자인단' 어린이식당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게 그 시작이다. 관내 다섯 개 협동조합이 함께 하는, 그 어렵다는 협업에 도전한 것이다.

2개월 운영을 위해 민관이 2달간 15회 이상의 회의와 역할 분담을 논의해 '동네함끼'라는 근사한 이름의 '어린이식당'을 운영하게 됐다. 전국 최초다.

노은동은 유성구지역에서도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은 중산층 밀집지역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적복지'의 출발점으로 기대하면서도 막상 공짜(?) 간식을 제공하는 것에 부모들 아이들 그리고 학교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우려를 감출 수 없었다.

우려는 우려로 그쳤다. 4개 초등학교에서 폭발적 관심과 반응을 보였다. 하루 만에 계획했던 주 3~5회 70명 인원을 훌쩍 넘어 150명 이상이 신청했다. 당초 계획을 수정해 주 1회로 150명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컬푸드 교육센터 품'에서는 바른먹거리 식품 첨가물 로컬 푸드교육을 배식과 함께 맡았고, 교육공동체 카페 '놀잇터'에선 공간 활용 및 출석체크 매주 안내문과 소식지를 만들어 배부했다. '농부의부엌'과 로컬푸드 케이터링 전문업체 '열린부뚜막'은 메뉴선정과 간식조리를 맡았다.

이렇게 4개의 협동조합은 각자의 영역에서 2개월간 최선의 간식제공과 먹거리 교육을 진행했다. 2개월간 제공한 간식 중 과일은 우리 땅에서 나는 계절 과일 위주로 했고, 김밥이나 주먹밥은 대전 충남지역에서 생산된 무농약 유기농 쌀을 빵류는 우리밀 빵, 모든 야채는 인증된 '바른유성찬'을 사용했다.

매주 가정으로 보낸 뉴스레터에는 사용된 식품의 원산지를 전부 기재했으며, 아이들의 간식에 대한 호응도와 태도를 기재하고 가정에서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참여를 유도했다. 한 달에 한번 총2회에 걸쳐 부모님들을 초청해 부모참여 수업과 건강한 간식 만들기 강습을 개최하고 대면 켜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사업 종료 후엔 설문을 통해서 미비한 점과 만족스런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업평가를 했고, 사업주체인 4개 협동조합이 사업평가를 다음번 사업을 위하여 모든 자료를 공유했다.

모든 재원을 정부에서 제공한 점이 성공의 한 축이라고 보지만, 대전지역에서 커뮤니티 키친의 한 영역으로, 어린이 식당의 롤 모델로 주목받은 것도 사실이다. 시범 사업이었지만, 4개월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경험과 학습이 됐다.

사랑하라, 학습하라, 그리고 연대하라!! 오늘도 바삐 움직일 힘을 얻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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