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목)부터 19일(일)까지 4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핸드메이드 페어 2019’(Seoul International Handmade Fair 2019, 이하 SIHF2019)의 올해 주제는 ‘남과북’이다. 페어는 △국내 창작자들을 모은 '생활관' △국외 창작자들을 모은 '국제관' △그 해 주제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주제관'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일상예술창작센터는 국내에서 ‘남북의 미래를 준비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주제관을 운영한다.

주제관은 DDP 알림터 내 국제회의장에 자리잡는다. 최현정 일상예술창작센터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가구, 일상용품, 패션상품 등을 통해 북한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주체가 말하는 남북에 대한 시선들을 통해 남과 북의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페어 기간 동안 전시를 구성하는 ‘파우스튜디오,’ ‘너나들이,’ ‘유니시드,’ ‘통일비내리는 날’ 등 4개 팀을 미리 조명했다.

1. 통일의 모습을 수공예 제품에 담은 ‘파우 스튜디오’

 서울시 성동구에 자리한 파우 스튜디오. 파우 스튜디오는 국적과 출신에 관계없이 한반도에 모인 사람들의 지치고 메마른 마음을 소나기처럼 적셔줄 수 있는 브랜드를 꿈꾼다. /사진=파우 스튜디오

북한에 대해 고정관념을 말랑말랑하게 바꿔주는 디자인 브랜드 ‘파우(PAW) 스튜디오.’ PAW는 'Pray and Wait'의 약자로, 기도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통일을 바라본다는 의미다. 김예림 파우 스튜디오 대표는 “5년 전 북한에서 온 친구를 만난 후, 수공예 작업으로 통일의 의미를 풀어내기 시작해 2017년 6월에 브랜드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우 스튜디오를 ‘한반도에 모인 여행자들을 위한 디자인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탈북민을 ‘윗동네 친구’라고 불러요. 한국에서 고향을 떠나 이사 가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아무렇지 않듯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파우스튜디오의 위시맵. 통일이 됐을 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육로로 유럽 땅까지 가는 장면이다. /사진=파우 스튜디오

올해 파우 스튜디오는 생활관과 주제관 모두 참가한다. 생활관에서는 △여행 관련 제품 △머그컵 △호랑이·무궁화·멸종위기 동물이 그려진 가방 △한반도가 그려진 패브릭 포스터 등을 판매한다. 주제관에서는 제품 샘플과 함께 브랜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담긴 보드를 볼 수 있다.

2. ‘너나들이’랑 북한 카드게임 체험해요!

너나들이는 2016년 9월을 시작으로, 북한 전통 음식을 통한 인식 개선활동을 진행했으며, 문화를 통한 화합을 추구한다. /사진=너나들이

너나들이는 비즈니스로 사회공헌을 실현하는 동아리 ‘인액터스 CAU(중앙대학교)’의 프로젝트 팀이다. 북한 이탈 주민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꿈꾸며 대학생들이 모여 만들었다. 너나들이의 허동현 PM은 “너나들이란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라며 “북한 이탈 주민과 한국 국민들이 그런 사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너나들이는 남북한 관계의 정치적인 이슈에서 벗어나 같은 한반도에 사는 민족으로써 서로의 문화를 조명하며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간다.

너나들이팀이 연 문화 교실에서 사사끼 게임을 하는 장면. /사진=너나들이

이번 페어에서 너나들이가 대표적으로 선보이는 건 ‘사사끼’라는 북한 카드 게임이다. 허 PM은 “최근에 사사끼를 알리는 문화 교실을 열었다”며 “토요일에 주제관에서 직접 참가자들에게 사사끼 게임을 하는 법을 알리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음식 ‘두부밥’ 브랜드화, 크라우드 펀딩 등 너나들이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소개하는 전시도 진행한다.

3. 나눔으로 통일 가치 알리는 ‘유니시드’

유니시드는 2015년부터 매달 셋째주 토요일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도시락 나눔을 진행한다. /사진=유니시드

매달 셋째주 토요일, 서울역에서 젊은 청년들이 노숙자들에게 도시락 200개를 나눠준다. 남북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 ‘유니시드’의 나눔 활동이다. 유니시드는 남한 사람이나 탈북민 뿐 아니라 중국 교포, 외국인 등 남북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이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조직으로, 2014년 7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함께 꽃구경이나 소풍 등을 가는 ‘문화 활동’과 장학금 지원 사업도 진행한다.

유니시드가 판매하는 양말. 수익금은 서울역 노숙자들과 중국에 숨어 사는 탈북민들을 위해 사용한다./사진제공=유니시드 

10년 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엄에스더 대표가 생각하는 통일이란 “결혼”이다. 그는 “결혼하기 전에 두 사람이 만나 손도 잡고 이야기를 나눠야 결혼을 할 수 있듯이, 남쪽 사람들과 북쪽 사람들도 마음의 통일을 이루려면 만나야 한다”며 “이들이 생각과 문화를 교류해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나고 싶어 조직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유니시드는 이번 페어에서 스스로를 알리는 활동과 함께 유니시드 로고가 박힌 양말과 치마를 판다. 수익금은 서울역 노숙자들과 중국에 숨어 사는 탈북민들을 위해 사용한다. 

 

4. ‘통일비내리는 날’이 직접 만든 통일 엽서 보실래요? 

통일비내리는 날의 슬로건은 "새로운 일, 통일 르네상스의 길을 여는 사람들"이다. /사진=통일비내리는 날

‘통일비내리는 날’은 20~30대 청년들이 모여 통일에 필요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내용을 공부하고 직접 발표하는 모임이다. 70년의 분단 기간 동안 메마르고 갈라진 한반도에 ‘통일비’가 내리기를 기다리고 준비한다.

이상범 대표는 “특정한 색을 띠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가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름을 짓고 2016년부터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오게 될 통일을 준비하며 재작년부터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우산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통일의 가치를 공유한다. 

통일비내리는 날이 선보이는 엽서. 이미지를 통해 통일의 가치를 전한다. /사진=통일비내리는 날

SIHF 주제관에서는 통일비내리는 날의 활동보고집과 함께 통일 엽서를 만나볼 수 있다. 엽서에 단체 소속 청년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캘리그라피를 써 통일에 관한 내용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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