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종로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보자는 고민으로 오는 29~30일 양일간에 걸쳐 ‘종로소셜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컨퍼런스를 계기로 다양하고 복잡한 지역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고, 그 속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고민하는 종로구 사회적경제의 현재와 내일을 집중조명해 본다. 

전통-현대 공존하는 종로구...열악한 주거환경·젠트리피케이션 등 사회문제도 다양 

정치·경제·문화 1번지로 통하는 종로구는 서울에서도 중앙부에 자리한 지역구다. 경복궁, 종묘 등 고궁이 있고, 가회동 일대는 전통 한옥이 밀집해 있다. 반면 종로와 세종로는 고층 빌딩 숲을 이룬다. 그야말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유동 인구가 많지만 실제 거주하는 인구 수는 15만명에 불과하다. 12만명대인 중구에 이어 서울에서는 가장 적은 인구 수를 가진 지역구다. 적은 인구 수에 비해 유동 인구율은 높다. 기업, 상가 등이 몰려 있는데다 문화공간을 찾는 관광객들로 늘 북적인다. 탑골공원 등이 있어 노인층 유동인구도 서울에서 가장 많다.  

종로구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풍부한 자원만큼 다양한 사회문제도 안고 있다. 사진은 종로구에 위치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 전경./사진=돈의문박물관마을

이 같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지역의 특성은 여러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종로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에 최근에는 종로구청이 지역 내 정주환경 보호를 위해 지역성 저해용도와 대규모시설 도입 등 지역특성에 부합하지 않는 용도 등을 면밀히 살펴 가맹점 입지를 규제하기도 했다. 

노후한 쪽방 건물과 열악한 주거환경도 종로구가 가진 지역문제 중 하나다. 종로구는 붕괴와 화재 위험에 상시 노출된 쪽방과 저소득층 노인의 주거복지를 위해 청계천변 공공용지에 원룸형 안심 공동주택 건립을 서울이에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가구 수가 많지 않아 아동청소년 복지도 타 구에 비하면 열악하다는 것이 지역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인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하루 6000명 이상의 노인이 탑골공원 등을 찾는다.   
 
이러한 문제에 종로구청이 내세온 비전은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종로의 정체성에 맞게 문화를 접목한 도시재생을 통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포부다.

244개 사회적경제기업 활동...지난해 29개 사회적경제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지자체 등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점차 다양해지는 지역문제를 혼자 풀기는 어렵다. 최근 이러한 지역문제를 지자체와 협력해 함께 풀기 위한 민간의 노력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을 가진 사회적경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종로구의 사회적경제기업은 244개(사회적기업 40개, 협동조합 199개, 마을기업 2개, 자활기업 3개)다. 종로구는 2016년 '서울시 종로구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사회적경제 맞춤형 지원과 질적 성장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최근 1~2년 사이 민-민, 민-관 협력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사진은 종로구 민관협치 분과협의체 회의 장면./사진=종로구사회적경제생태계조성사업단

그러나 타 구에 비해 사회적경제기업간의 민-민 협력, 민-관 협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에 2017년 문을 연 종로구사회적경제생태계조성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이러한 문제를 푸는데 사업단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신상문 사업단 팀장은 “2년 간의 생태계 조성사업으로 가장 큰 성과는 주체들 간의 관계망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라며 “컨소시움으로 시작해 29개 사회저경제기업이 참여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법인체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민-민 협력의 움직임이 생기면서, 민-관 협력도 더 활발해졌다. 지난 3월에는 종로구 지원으로 사회적경제 허브·청년창업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센터는 종로구 율곡로23길 충신어린이집을 개·보수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96.75㎡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에는 창업 교육실, 개방형 창업 사무실, 다목적 회의실 등을 갖췄다. 센터는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3월 22일에 서울 종로구 충신동에 사회적경제허브 청년창업지원센터가 들어섰다./사진=종로구

이 외에도 △종로 사회적경제 융합 사업 모델 개발 △종로사회적경제 주체 발굴 위한 창업스쿨 및 인큐베이팅 진행 △지역자원 조사 △소셜마켓 개최 등 제품 공공구매 활성화 등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사업단이 운영되는 마지막 해인 올해는 ▲지역주도성 강화로 민민관 네트워크 활성화 ▲지역 이슈 공론화 ▲종로 소셜비즈니스 협업모델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특히 여행을 테마로 청년 일자리 창출, 사회적경제기업을 결합해 영상콘텐츠 제작 등을 펼쳤던 컨버전스 융합사업을 올해는 더 확장해 종로문화예술 자산으로 여행을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푸는 작업을 진행한다.

“종로 지역문제 함께 해결해보자” 공론장 마련..종로소셜컨퍼런스 개최   

종로구는 사업단이 구성되고 지난 2년의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관계망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역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고, 이 속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고민할 계획이다. 그 첫 시작이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2019 종로소셜컨퍼런스’다. 사업단과 종로 사회적기업인 아트브릿지, 이로운넷이 종로구와 손잡고 행사를 주관한다. 종로구 지역 기업들도 힘을 보탠다. 

종로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와 소셜벤처 '단지스토리'가 지난해 11월 창신문화밥상 단추캠프에서 함께 진행한 “단지와 함께 추억을” 현장./사진=단지스토리

29일 열리는 컨퍼런스의 첫 번째 주제는 ‘지역재생x문화예술x사회적경제’이다. 종로구는 도시재생 초기 지역인 창신동이 위치해 있고, 문화예술 사회적경제기업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종로구의 지역문제를 문화예술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이날 논의할 계획이다. 이무열 교수를 좌장으로 단지스토리, 동대문 그여자, 창작단 등 종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30일에는 ‘지역복지와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개최된다. 열악한 주거환경, 노인 및 아동복지 등이 취약한 지역임에도 이러한 복지를 지원할 지역단체가 많지 않다는 데 주목했다.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학 교수가 기조발제를 한다. 이어서 송인옥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사무국장이 현장 사례를 전하고, 아이부키, 동구밭, 동부케어 관계자가 분야별 토론자로 나선다.

컨퍼런스 마지막날인 6월 1일에는 12시부터 낙산어린이공원 일대에서 종로구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여하는 ‘소셜 마켓 with 창신문화밥상’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판매·체험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상담, 공연 등도 진행된다.

신 팀장은 “종로의 사회적경제가 같이 모여서 지역문제를 고민하는 장은 처음”이라며 “외부인들이 아니라 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 스스로가 직접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실행하는 기회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업단은 이번 공론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분기별 회의체를 정례화하고 종로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고민해갈 예정이다. 

3일 간의 행사는 전체 무료로 진행되며, 참가를 원하면 이메일(jongnose@naver.com)로 사전 등록하거나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종로구사회적경제생태계조성사업단(02-739-7008)으로 하면 된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