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명랑 페스티벌 ‘굳세게 산다’ 공연 중 배우 김승현(왼쪽)과 정영주가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모습.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세요. 어설퍼도 괜찮고 남들 기준에 못 미쳐도 상관없어요.”

싱글맘인 배우 정영주의 응원에 관객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열린 한부모 명랑 페스티벌 ‘굳세게 산다’ 현장에서다.

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이 가정의 달을 맞아 올해 처음 시행되는 5월 10일 ‘한부모 가족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객석에는 한부모 가족들이 자리해 그동안의 아픔을 공감하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한부모 가족의 날’은 지난해 1월 한부모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예방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한부모 가족 지원법’이 개정되면서 함께 제정됐다. 5월 10일로 정한 것은 ‘입양의 날’이 5월 11일로 ‘원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알려졌다.

배우 정영주는 "싱글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며 "혼자 키우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대단하다"고 한부모가족을 응원했다.

이날 축제는 결혼 전 아빠가 된 배우 김승현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 김승현은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에 대학생 딸 수빈 양과 함께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아이를 낳았을 때 스무 살이었는데 비난의 시선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가족 덕분에 버텨왔는데 딸 덕분에 재기도 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1 아들을 둔 이혼 엄마인 정영주 역시 최근 영화, 드라마, 예능, 뮤지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며 주목받는 팔색조 배우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워킹맘이기도 한 그는 “엄마이기 전에 여자이자 사람으로서 내가 바로 서야 아이도 잘 큰다”며 “무조건 아이에게 희생할 필요도 없고, 완벽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나 자신을 기특하고 대견하게 생각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한부모 가족을 응원했다.

정영주는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세이빙 올 마이 러브 포 유(Saving all my love for you)’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 ‘띵크 오브 미(Think of me)’를 열창했다. 그는 “한부모 가족에게 따가운 편견보다는 헤아리는 마음과 보듬는 정서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연극 배우 강윤경은 자신의 실제 사연을 독백극으로 만들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는 "딸 덕분에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더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강윤경은 실제 자신의 사연으로 구성한 독백극 ‘母놀로그’를 선보여 감동을 전했다. 미혼모로 겪었던 경험을 통해 또 다른 미혼모를 응원하는 극은 부모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아이를 환영하고, 임신한 엄마를 축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2 딸을 둔 싱글맘 강윤경은 “앞서 ‘母놀로그’를 여러 번 선보였는데, 한부모 가족을 향한 찡하고 슬픈 감정이 공연 후에는 멋지고 장하다로 바뀌더라”며 “내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세상도 나를 다르게 본다”고 강조했다.

배우 에녹도 좋은 취지에 동참하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 ‘이룰 수 없는 꿈’과 ‘지킬 앤 하이드’의 넘버 ‘지금 이 순간’ 등을 불렀다. 그는 “5월에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이어 한부모 가족의 날이 제정되면서 가정의 달의 의미가 더 커졌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날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 에녹도 행사에 참여해 '한부모의 날' 탄생을 축하하며 뜻을 더했다.

축제를 개최한 명랑캠페인 측은 “한부모가족의 날은 세상의 편견 속에 자신의 선택을 지켜낸 한부모 가정을 응원함과 동시에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대한민국 가정 형태의 변화 앞에 사회가 가져야 할 배려를 되새기게 하는 의미 있는 기념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명랑캠페인’은 문화콘텐츠를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끄는 사회적기업이다. 미혼 엄마들의 이야기를 반영해 제작한 연극 ‘미모되니깐’을 통해 ‘한부모가족 지원법’과 ‘양육비 이행 지원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힘썼다. 이외에도 장애인, 학교폭력 피해자, 독거인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인식 개선을 이끌고 있다.

한부모 명랑 페스티벌 ‘굳세게 산다’에 참여한 출연진과 관객들의 단체 사진.

사진제공. 명랑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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