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한부모 가족의 날을 맞아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이 10일 서울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한부모 가족을 위한 페스티벌 ‘굳세게 산다’를 개최한다. 이번 페스티벌은 싱글대디 배우 김승현, 싱글맘 배우 정영주의 토크 콘서트와 미혼모 배우 강윤경의 모놀로그, 뮤지컬 배우 에녹 등의 축하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로운넷은 ‘굳세게 산다’ 출연자 미혼모 연극배우 강윤경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극계 대부 강영걸 연출가의 딸 연극배우 강윤경은 연극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이하 목탁구멍)’, ‘그 여자의 소설(작은할머니)’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연기파 배우다. 특히 목탁구멍에서는 월명스님 역을 맡아 삭발을 강행하는 등 연기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강윤경은 자신을 “배우이자 중학교 2학년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소개했다. 중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와 살았던 그는 대학에 진학한 뒤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지금은 어머니, 어머니의 남편,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연극배우 강윤경.

“한부모 가족에 필요한 법·제도적 지원이 이뤄졌으면…”

주변의 도움이 있어도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양육비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부터 아빠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강윤경은 자신 외에 다른 가족들이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와 아저씨(어머니의 남편)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고, 친아버지 역시 나와 딸의 지원군이다”라며 “딸에게 어머니는 엄마, 나는 아빠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가장 힘든 부분은 ‘돈’이다. 그가 아이를 낳았을 때는 미혼모에 대한 국가지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국가지원제도를 알고 난 뒤 신청했지만, 지원금이 너무 적었다. 부족한 돈을 채우기 위해 아이를 낳은 지 100일 만에 학원에 출강했다. 학원에 출강하는 약 2년 6개월 동안 배우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 상 언제 작품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장기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어서 주로 짧은 기간 동안 하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죠.”

하지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한부모 가족들은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조차 없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있지만, 많은 한부모 가족들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문제를 겪고 있어요. 한부모 가족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줬으면 좋겠어요.”

‘미혼모에게 보내는 편지’

배우 강윤경은 지난해부터 명랑캠페인과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모(母)놀로그’에 출연하고 있다. 모놀로그는 실제 미혼모가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뮤직토크쇼로, 강윤경은 배우이면서 한부모 가족 당사자인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한다. 모놀로그 공연에는 강윤경을 포함해 3명의 미혼모 당사자가 출연하고 있으며, 이번 ‘굳세게 산다’ 페스티벌에는 출연자 대표로 강윤경이 모놀로그 공연을 진행한다.

“제가 공연하는 모놀로그 제목이 ‘미혼모에게 보내는 편지’에요. ‘나도 이런 일을 겪었지만, 잘 지내고 있잖아. 너도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내용이죠.”

실제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내서일까. 모놀로그를 본 관객들은 이전과는 다른 반응이다. 그는 “모놀로그 공연을 하면서 대학생부터 노년층까지 굉장히 다양한 연령층을 만났다”면서 “특히 노인들은 한부모 가족에 편견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공연을 보고 난 뒤 대단하다고 격려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우 강윤경은 5월 10일 명랑캠페인이 진행하는 한부모 가족을 위한 페스티벌 '굳세게산다'에서 모놀로그 공연을 선보인다.

“엄마가 당당해야 아이도 당당해요”

강윤경은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좋은 배우로 자리 잡아 좋은 작품으로 좋은 배우들과 좋은 공연을 올리고 싶다는 꿈이다.

엄마로서는 더욱 당당해질 각오다.  많은 미혼모들이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보니 자책하고 후회하며 우울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강윤경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들이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론 과거에는 그 역시 우울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니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딸과 주변사람들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유쾌하고 긍정적인 모습이었던 배우 강윤경. 그는 “어느 가정이나 다 힘든 점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겨내는 것처럼, 나도 긍정적으로 살면 남들도 그렇게 볼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저 혼자 아이를 키운다’고 말해요.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저도 당당하고, 우리 아이도 그렇게 키워서 아이도 당당해요. 만약 제가 우울하게 아이를 키웠으면 아이도 우울했을 거예요. 그래서 아이에게 항상 긍정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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