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경제와 함께-④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제도 시행 10년차…“자립지원·책임성 강화 관건”
[정부, 사회적경제와 함께-④행정안전부] 마을기업 제도 시행 10년차…“자립지원·책임성 강화 관건”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5.2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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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강화…마을기업법 추진, 공공성·공동체성 성과 지표 개발
복지부·국토부 등 타 정부부처와 협업해 ‘신유형’ 발굴
자립 지원…온·오프라인 판로 확대에도 주력
사회적경제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후 전 정부 부처가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앞다퉈 나섰다. 정책 방향의 핵심은 ‘민간 주도, 지역 중심, 중앙 뒷받침’이다. 부처의 특성을 살리되 민간과 중앙 중심으로 풀뿌리 사회적경제의 힘을 키우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이러한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본격화되는 첫 해다. 본지에서는 부처별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는지 연속으로 살펴본다.

행정안전부(행안부) 사회적경제 정책의 핵심은 ‘마을기업’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지난 2010년 행안부가 시범 도입했던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에서 시작해 이듬해 마을기업으로 명칭을 바꾼 후 올해 사업 10년째를 맞이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지금까지 마을기업은 1813개소를 지정했으며, 지정 취소된 299개소를 제외하면 2018년 3월 기준 1514개가 운영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마을기업육성사업 시행지침’을 개정하며 2019년 신규 마을 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3년간 1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에 2차 년도까지 8천만 원을 지원하던 것보다 확대된 내용이다. 재정 지원 외에도 마을기업이 지역에 안착하도록 각종 금융 혜택, 판로 지원,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증대된 예산과 함께 올해 행안부가 추진하는 마을기업 관련 주요 정책 계획은 크게 4가지다. ▲마을기업법 초안 마련 ▲마을기업의 공공성·공동체성 책임성 강화 ▲신유형 마을기업 추진 ▲판로 지원 등이다. 행안부는 “마을기업으로 마을을 살린다”는 슬로건을 갖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마을기업법’ 추진…중앙 지원 기관 설립 등 중장기 계획 도모

현재 행안부가 중점 계획 중인 건 '마을기업법' 초안 마련이다. 마을기업의 정의와 마을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마련할 상위법을 만드는 일이다. 상위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마을기업 관련한 각종 사업 실행, 법적 혜택 수혜에 한계가 있다. 마을기업법이 만들어진다면 마을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중앙 단위의 지원 기관도 세울 수 있다. 법을 토대로 마을기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도 가능하다.

행안부 지역공동체과 정태욱 사무관은 “현장의 의견을 담아 법이 다듬어지는 과정이 필요하고, 관계부처나 이해 당사자 등 간의 협의를 거치기 위해 긴 호흡을 갖고 일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공성·공동체성 평가지표’ 개발...마을기업에 책임성 부여

정태욱 사무관은 "성과 지표 개발을 통해 마을기업이 실질적으로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욱 사무관은 "성과 지표 개발을 통해 마을기업이 실질적으로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작년 고용노동부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사회적기업 10주년을 맞아 ‘사회적 가치 지표’를 개발했다.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행안부도 마을기업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넘어 해당 지역의 공공성과 공동체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측정하는 평가 지표를 개발할 예정이다. 공공성과 공동체성은 마을기업의 4대 요건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4월 말 연구 용역 업체를 선정했고, 이달 중 실태 조사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지표 개발을 올해 안에 마칠 계획이다.

타 부처와 협업도…‘신유형 마을기업’ 시범 추진

올해 행안부가 본격 추진하는 사업은 '신(新)유형 마을기업' 발굴이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타 정부부처의 정부 사업 중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마을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기 위해서다.

행안부는 신유형 마을기업을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 이슈를 창의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정책과 연계해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마을기업”이라 정의한다. 올해 발굴을 추진하는 신유형 마을기업에는 ‘커뮤니티케어형,’ ‘도시재생형’ 등 2가지가 있다. 유형별로 10개소 내외를 시범 모델로 구축하고, 성과를 확산해 유사한 마을기업이 전국 단위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신유형 마을기업은 정부 정책과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유형의 마을기업으로, 행정안전부는 공공서비스형, 신중년형, 예술문화형, 신성장형, IT형 등을 발굴 할 예정이다. 올해는 커뮤니티형과 도시재생형을 시범 추진한다. /사진=행정안전부
신유형 마을기업은 정부 정책과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유형의 마을기업으로, 행정안전부는 공공서비스형, 신중년형, 예술문화형, 신성장형, IT형 등을 발굴 할 예정이다. 올해는 커뮤니티형과 도시재생형을 시범 추진한다. /사진=행정안전부

커뮤니티케어형 마을기업은 주민 주도로 지역 취약계층을 돌보는 일이 목표인 마을기업으로,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발굴한다. 마을기업의 활동 자체가 지역의 취약계층 돌봄을 목적으로 하거나 복지기관과 연계한 활동을 하는 기업인 ‘사회공헌형,’ 지역의 취약계층 돌봄을 목적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경제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수익형’으로 나뉜다. 행안부는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커뮤니티케어 선도 지역 8곳을 중심으로 시범 모델을 발굴한다.

도시재생형 마을기업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모델이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부터 선도지역과 뉴딜지역으로 선정한 213개 지역에서 마을기업을 발굴한다. 도시재생법에는 도시재생지원센터 역할을 하도록 마을기업에 대한 창업 및 운영을 지원한다는 점을 명시해두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이를 통해 마을기업으로 발전한 사례는 없다. 행안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형 마을기업은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델이다. 마을관리협동조합처럼 도시재생 뉴딜사업 자체를 직접 추진하는 ‘직접 연계형 마을기업,’ 사업으로 만들어진 건물·소득 시설 등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사업을 통해 구성된 주민협의체가 중심이 돼 설립한 ‘간접 연계형 마을기업’ 등이다.

핵심은 ‘자립’…유통·판로 지원 다각화

작년 6월 행안부는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이베이코리아 등 유통망, 한국마을기업협회와 마을기업 판로지원을 위한 민·관 협약(MOU)을 맺었다. 판로를 찾기 어려웠던 마을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2016년과 2018년, 이베이코리아와 마을기업 판로 확대를 위한 MOU를 맺었다.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는 2016년과 2018년, 이베이코리아와 마을기업 판로 확대를 위한 MOU를 맺었다. /사진=행정안전부

올해부터 이에 대한 세부 계획 실행에 들어간다. 행안부는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100개 마을기업 입점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수산물을 취급하는 마을기업 운영자들 중 고연령층은 온라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행안부는 또한 홈플러스와 협업해 권역별로 지점을 돌면서 마을기업 제품 특별 판촉전을 열 계획이다. 5월 말 첫 시작을 끊을 계획이다.


[인터뷰] 정태욱 행정안전부 지역공동체과 사무관
행정안전부 지역공동체과 정태욱 사무관을 만나 올해 마을기업 정책의 의미와 중점 내용을 들어봤다.

-마을기업 절반 이상의 사업모델이 농수산물 판매다. 사업 다양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사업모델 다변화도 물론 중요하다. 다만,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제품을 경쟁력이 높은 제품으로 개발해보자는 취지로 해석해야지 다변화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마을기업은 지역에 소재하는 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지역 자원이 변하지는 않는다. 유형을 억지로 늘리기보다는 컨설팅을 통해 지역 자원을 단순히 그대로 판매했던 형태에서 전문화된 제품으로 바꿔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쌀을 재배해 그대로 판매하던 게 이전 방식이라면, 소비 유행에 맞는 2,3차 쌀 가공물을 만드는 방식을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공동체가 끌어갈 수 없는 사업 유형을 억지로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마을기업이 지역 내에서 머무르며 공동의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내 수요를 충족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구매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구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마을기업 제품은 어느 정도 포함되나.

▶작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지표에 마을기업제품 구매율을 포함시켰더니 “다른 사회적경제기업은 A4용지나 프린터 등 필요한 사무용품을 많이 만들어서 공공기관의 활용도가 높은데, 마을기업은 주로 농수산물을 취급해서 어렵다”는 의견을 들었다. 찾아보면 방법이 분명 있을 거로 본다. 지역공동체과에서는 행사를 하거나 기념품을 보낼 때 마을기업 제품을 많이 이용한다. 공공분야 종사자들이 시야를 넓혀서 마을기업 제품을 구매할 방법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또한 마을기업들도 공공구매 시장에 맞는 상품 구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로 제도 시행 10년째를 맞이한다. 마을기업에 관한 정부의 비전은.

▶10년간 마을기업의 양적 확산에 집중했다. 마을기업의 생존률은 높지만 내실 있는 마을기업을 추려본다면 그 규모가 작다. 이제는 질적 성장을 목표로 나아가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마을기업이 단순히 매출을 많이 올리는 걸 넘어서, 마을기업의 역량으로 마을이 정말 살아나는 사례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을기업의 정체성 강화와도 관련된다.

또한 더 이상 정부 부조금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마을기업들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정책은 보조금을 주는 방향과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뉜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보조금 정책으로 유지가 됐다면 이제는 정말 자립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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