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서부지역에도 부는 프로보노 바람~ 

“저의 작은 참여로 폐지수집 어르신들에 대한 동정적 시선에서 공감적 시선으로 인식 변화는 물론 경제적 지원도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올해 SK프로보노로 처음 참여하는 정민영 광주 서부Infra Eng팀 매니저의 소감이다. 

지난 23일 SKT 광주 사옥 10층 대회의실에서는 행복나눔재단이 주최한 SK 프로보노 행사 ‘페이퍼캔버스도 프로보노였어’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SK서부지역 9개 관계사(SKT, SK에너지, SK가스, SK건설, SK E&S,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네트웍오앤에스, ADT 캡스) 6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부지역에서 처음 열린 프로보노 행사인 만큼 2시간 내내 참석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 날 자리에서 정창래 행복나눔재단 매니저는 프로보노를 “자신의 경험, 취미, 재능을 활용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인 프로보노는 자신의 전문성을 기부하여 사회적 기업, NGO 등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반면 SK프로보노는 전문성 뿐 아니라 경험, 취미를 활용하여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다.

프로보노 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정창래 행복나눔재단 매니저

정 매니저는 프로보노 활동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천 방법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 △사회적기업(SE) Biz 방식 이해 △사회적기업의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 △사회적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 시범 사용이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 확산을 보면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사회 문제에 공감하는 것부터가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선결 과제"라고 얘기하며 참석자들에게 손과 발 보다는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프로보노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구성원들이 프로보노를 더 쉽게 참여하고 사회적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환경, 노인복지, 아동 등에 사회적경제 연계봉사 활동으로, 페이퍼캔버스를 이용한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의 경험을 공유하고 직접 캔버스 제작 체험의 시간도 가졌다. 참여 직원들은 러블리페이퍼의 상세설명에 따라 페이퍼캔버스 DIY KIT(캔버스, 풀, 붓, 젯소, 바니쉬)을 이용해 40분 동안 캔버스 2개를 완성했다. 

광주 서부 프로보노 행사에 함께한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는?

러블리페이퍼는 전국 175만 명 폐지수집어르신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폐지수집어르신에게 시세가의 20배(1kg 1천원)로 매입한 폐박스를 주재료로 캔버스아트를 제작하는 업사이클 기업이다. 업사이클을 통해 매입한 폐지를 작품을 담을 수 있는 페이퍼캔버스로 제작하며, 재능기부 작가들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얻은 수익은 다시 폐지수집어르신들이 환경보호에 나설 수 있도록 생계 지원과 여가 활동을 지원한다.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는 “언젠가 출근길에 허리에 폐지를 묶고 머리에 이며 3차선 도로 오르막 길을 위험하게 올라가는 어르신을 보면서 현대 고령사회의 구조적인 사회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업 설립 배경을 소개했다. 

러블리페이퍼는 페지수집어르신들을 단순히 도와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원재활용 1위, 폐지회수율 85%, 연평균 9톤의 폐지를 수집하고 있는데, 이들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 기 대표는 “우리는 이분들을 자원재생에 앞장서는 활동가라 생각하기에 ‘자원재생활동가’라 부른다”며 “자연을 더 보호하고 환경지킴이로 지원하는 목적으로 함께 한다면 호혜적인 관점을 형성하고 동점심을 넘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순환의 비즈니스모델로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서부지역 SK probono는 지난해부터 함께 해온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서부지역의 9개 관계사가 ‘서부SK공공인프라 포럼’을 만들어 매월 관계사 리더들간의 SV창출 활동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천하고 있다. 이 포럼의 간사를 맡고 있는 SKT 채명기 팀장님은 “향후 세차 관련 사회적기업을 육성하여 법인 차량  세차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의지를 다졌다. 

서부SK공공인프라 포럼’에 참여하는 관계사 리더들.

# 사회적경제 분야 프로보노 정형 만들어온 ‘SK프로보노’

SK에서는 광주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SK프로보노’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SK프로보노’는 사회적경제를 돕는 프로보노 활동으로 유명하죠. SK는 2009년 9월, 대기업 최초로 재능나눔 자원봉사단인 'SK프로보노 경영자문봉사단'을 출범하면서 사회적경제 분야 프로보노 활동의 정형을 만들어온 장본인이다. 

SK프로보노는 SK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고,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임직원 참여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대다수 기업들의 임직원 참여 봉사활동이 내가 가진 걸 나누는 방식의 접근이라면, SK프로보노는 참여하는 구성원과 지원 대상인 사회적경제기업이 서로 주고받는 선순환 체계라는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법률, 재무, 기술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전문지식을 나누기에 참여자들의 의지나 보람도 배로 증가된다. 2016년부터는 행복나눔재단이 프로보노사업을 담당하면서 더욱 전문·체계화되고 있다. 

SK의 프로보노 활동 분야는 경영전략에서부터 마케팅, 사업개발, ICT, 법률자문, 통번역, 교육, 봉사 등 기업 경영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경영 전략, 법률 등 사업에 필요한 실무적 자문을 진행하는 경영 자문 프로그램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청년에게 교육과 진로 멘토링을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사회적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와 연계한 SE연계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SK프로보노 봉사단 연도별 실적./이미지출처=SK행복나눔재단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지난 10년 간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한 SK 직원은 총 2,329명이며, 자문 프로젝트 수도 1,227건에 이릅니다. 1,915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도움을 받았다. 

2009년 프로보노 봉사단 첫해부터 활동했던 이행현 SK C&C 수석은 "처음에는 재미와 봉사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몰랐던 비즈니스 분야를 알아가는 기회가 되어 내가 더 많이 성장하는 경험을 얻었다"고 밝혔다. 손혁 SK이노베이션 상무도 "선한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회사생활에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프로보노가 가진 장점을 소개했다. 

SK프로보노로 맺어진 인연. 문병용 SK텔레콤 상무(왼쪽)와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 관계자./이미지=SK행복나눔재단

도움을 받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만족도도 높다. 서호정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를 위해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는 분은 대학 지도교수님 이후 처음이다"며 "어려운 시기, SK프로보노로부터 자문을 받아 큰 도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프로보노 활동이 더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이런 도움을 받았지만 그렇지 못하고 혼자 싸우는 기업들이 너무나 많아요. 더 많은 분들이 프로보노로 활동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기업을 돕고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적경제 돕는 국내 프로보노 시장 더욱 체계·전문화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경영환경이 열악한 사회적경제를 돕는 프로보노 활동이 국내에서 본격화 된 것은 2008년부터다.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프로보노 운동의 산파 역할을 했다. 2010년 사회적기업 전문지원 공공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출범하면서는 민관 협력으로 프로보노 활동이 전개되었고, 2018년에는 사회적경제기업과 프로보노를 매칭·교류하는 플랫폼 ‘재능기부뱅크’ 운영을 시작하며 더 전문·체계화 되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프로보노는 비즈니스 경험이 많지 않은 기업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프로보노의 도움으로 큰 도움을 받은 바 있는 애듀툴킷디자인연구소 김성희 대표는 “기업이 가장 힘들 때 프로보노 분들과의 연계가 사업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줬다"며 "지금은 우리가 도움을 받고 있지만 나중에는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들에게 도움 주는 프로보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지구촌 프로보노 활동은?    

우리보다 앞서 프로보노 활동이 발전한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지구촌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10월이면 '국제 프로보노 주간(Global Pro Bono Week)'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 프로보노 활동을 장려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국제 프로보노 주간은 BMW 재단과 탭룻 재단이 '국제 프로보노 회담'을 뉴욕시에서 주최한 이후, 회담에 참여했던 조직들과 '국제 프로보노 네트워크(Global Pro Bono Network)'를 결성해 기념하기 시작했다. 국제 프로보노 네트워크에 따르면, 2018년 프로보노 주간에는 조지아, 사우디 아라비아, 칠레, 러시아, 일본 등 14개국에서 54개 이상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예로 칠레에서는 비영리단체 'Fundación Trascender'가 '마이크로 기업가 과정'을 운영해 전문가들이 소기업 대표들에게 회사 규모를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보노 활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올해 회담은 5월 7일부터 9일까지 뉴욕시에서 열리며, 오는 10월에는 7번째 국제 프로보노 주간을 맞는다. 국제 회담 외에 2016년부터는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유럽, 아시아 등 권역별 프로보노 회담도 진행하고 있다. 

국제 비영리단체 'BfE’/사진=BfE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보노 활동도 있다. 국제 비영리단체 'BfE(Bridges for Enterprise)'는 개발도상국의 스타트업 사회적기업에 컨설팅을 해주고, 전략적·법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BfE에 소속된 학생 팀과 전문 멘토들이 이메일이나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원격 진행한다. 중동,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스타트업 사회적기업가들이 대상이며,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 이들은 BfE 네트워크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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