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등갈비오븐구이와 집밥이데올로기>

1.
“너, 생일에 뭐 먹고 싶냐”“아빠가 해주는 거.”
“외식하고 싶지 않아”
“아냐, 난 아빠 요리가 좋아. 집에서 밥 먹을 새도 별로 없잖아. 돈도 아끼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예전보다는 풍족한 듯하지만, 그래도 돈 벌기 쉽지 않다는 정도는 깨달은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학교 수업 따라가랴, 아르바이트 하랴, 일주일 절반은 밖에서 자고 절반은 밤늦게나 돌아오니, 제대로 밥해 먹일 기회도 없었다. 
생일에도 밤을 새워야 한다고 해서 모처럼 쉬는 날을 따로 잡아 조촐하게 음식파티를 하기로 했다. 
딸이 먹고 싶은 메뉴는 돼지등갈비. 난 오븐구이와 묵은지찜 두 가지를 해주기로 했다. 

2.
집밥 이데올로기. 굳이 집밥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매일매일 밥을 해 먹이는 일도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도 안다. 
당연한 얘기지만, 희생은 불화와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외식비가 비싼 탓에, 매 끼니를 밖에서 사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집밥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외식할 형편이 되지 못할 경우 굳이 요리를 남녀의 성역할로 고정하지 말고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가급적 요리법을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도 그래서다.

최고의 맛은 아니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가족들을 위해 한 끼 식사를 준비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유지된다면 그 가정이 건강할 리가 없다. 

3.
<돼지등갈비오븐구이>
가족의 특별한 날, 페밀리레스토랑에라도 가면 좋겠지만 너무 비싸다. 오븐이 있으면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레스토랑 못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다. 

4.
<재료>
등갈비 1kg
밑간재료(간장 4T, 후추 약간, 올리고당 4T, 올리브유 4T)
소스(간장 2T, 캐첩 5T, 올리고당 2T)

<만들기>
1. 등갈비를 찬물에 담고 물을 갈아가며 2~3시간 핏물을 뺀다. 
2. 된장 1T, 소주 2잔, 월계수잎 몇 개를 넣고 30분 정도 삶아준다. 
3. 삶은 등갈비를 찬물에 씻어 1~2시간 정도 밑간을 해둔다. 
4. 등갈비에 소스를 발라, 예열한 오븐에 15분, 뒤집어 10분 정도 구어준다. 

<TIP>
 - 밑간재료에 양파, 키위, 사과 등을 갈아넣으면 더 맛이 좋다. 
 - 버섯, 파프리카 등 야채를 함께 구워 곁들여먹어도 좋다. 
 - 오븐을 가끔 확인해 너무 타지 않게 주의한다.
 - 뒤집을 때 다시 한 번 소스를 발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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