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2019년 사회적 가치지표(SVI) 활용 매뉴얼’을 내놓았다. 진흥원의 매뉴얼을 토대로 기업의 가치 정도를 자가 진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 한국비영리학회(비영리학회)와 NPO 한국가이드스타(가이드스타)는 사회적기업이 직접 사회적 가치성과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고, 이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이드스타는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결산 서류를 기부활성화 목적으로 제공받도록 지정된 공익법인이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 4월, 공공부문 최초로 공기업의 경영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사회성과)를 계량화해 측정하고 그 결과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LH뿐 아니라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등은 SK 사회공헌위원회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회 가치 측정 방법 고도화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처럼 정부기관을 비롯해 민간, 공기관들이 앞다퉈 기업의 가치 측정 지표에 ‘몸을 맞추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사회가치 추구 노력과 성과를 지표화해 측정할 수 있고, 그래야한다는 필요성은 기업의 사회적책무를 중요하게 여겨온 해외에서 오래전 제기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인증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제도가 등록제로 바뀌는 변화가 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을 현실적으로 높이고 있다. 즉,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에게 정부가 사회적기업이라는 ‘자격’을 부여했는데, 앞으로는 이 절차가 사라지고 등록제로 전환하는 제도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등록제로 문턱이 낮아지면 반대로 정부 지원을 위한 평가 시스템은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도 올 초 등록제 전환 관련 정책 설명회 자리에서 “등록제 개편 후 문호가 확대되면서 질적 수준이 하락하고, 정부지원만을 좇는 사회적기업 증가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보완 대책 의지를 밝혔다. 사회적기업 인증제가 등록제로 바뀌면서 달라지는 점, 그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는 가치평가 시스템 준비 현황을 살펴본다.

세계 유일 ‘대한민국표’ 사회적기업 인증제가 사라진다!

고용노동부는 더 많은 기업이 사회적기업 진입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증제에서 등록제로 개편하는 사회적기업육성법 개정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등록제를 오는 8월경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2018년 11월 '제3차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2018~2022)'에서 등록제 전환을 결정한 후 정부는 관련 법 정비에 속도를 내며, 현장의 의견을 수렴중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등록제로 바꾸자는 주장은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다. 사회적기업 인증제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2010년대 들어 인증 요건 완화, 절차 간소화 취지로 전환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가장 큰 목적은 진입장벽을 낮춰 외연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즉,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사회문제에 집중하며 회사를 운영하는 소셜벤처나 일반 소기업, 중소기업도 범 사회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진영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2007년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 인증제도는 초기 국내 사회에 사회적기업 정착에 기여했다. 초기 인증제를 도입한 이유는 이들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정부가 원활하게 지원하자는 취지가 작동한 셈이다. 다만, 10년이 흘러오면서 인증제가 장애물로 작동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정부사업 참여가 확대·우대되면서 창업, 진입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더욱 커진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법 제정 10년이 된 현재 등록제 전환으로 진입장벽을 낮춰 다양한 사회문제가 사회적기업을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등록제 전환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더보기 1] 등록제, 뭐가 바뀔까

사회적기업 등록제 전환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사회적 목적 실현’ 판단에 대한 지표를 통과하느냐이다. 등록제로 진입요건은 완화되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심사는 2단계로, 엄격화 된다. 정부로서는 위장 사회적기업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게 핵심일 수밖에 없다. 그 핵심은 본연의 목적인 사회가치 실현이다. 이 내용이 평가 시스템에 담기는 게 마땅한 이유다. 등록 기업에 대한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는 연 1회로 축소하고 기재 항목도 간소화된다. 기업 평가 결과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지원-민간 네트워크, 중앙-지자체 간 협력도 강화한다.

2019년 사회적기업의 가장 큰 정책 변화는 등록제로의 전환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 이로써 정부 지원 방법에도 변화가 생긴다.

1. 사회적기업 인증제 요건 완화 : 7개 중 2개 폐지
폐지 조항 : 
하나. 1명 이상 유급근로자 고용 및 1개월 이상 영업활동 수행
둘.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 일자리 제공형 : ‘3명 이상 유급근로자 둔다’ 조항 유지

2. 등록 권한 이관 : 고용노동부 → 지자체 
지자체 등록증 교부 : 재정지원 사업의 주체, 지역중심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등을 고려
※ 등록증 대여·양도가 불가, 폐업·등록 취소 시 시·도지사에 반납 

3. 사회적기업 정의 규정 현실화 및 외연 확대
사회적기업의 정의·목적(법2조·8조) : ‘창의·혁신적인 방식을 통한 사회 문제의 해결’ 
※ 공동 창업, 1인 기업 등 유급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인증 불가
※ 국제공헌(공정무역), 공유경제(쉐어하우스), 기술기반 벤처 등 사회적기업 등록 가능

4. 정부지원 등록 기업 평가 및 투명성 강화 : 사회적 목적 실현 활동 핵심
정부 지원 대상 선정 기준 : 2단계에 걸친 평가제 → 재정·판로·금융·규매 지원 신청 가능
기업 평가 : 2017년부터 시범운영 중인 현재의 평가 지표 정교화.

추상의 무형가치, 어떻게 평가할까...정부 지원 자격기준 초미 관심

사회적경제기본법안에 의하면 ‘사회적 가치’의 정의는 ‘사회적경제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적·환경적·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 공익적 성과’다. 숫자로 똑 떨어지는 재무적 가치에 비해 추상적인 탓에, 이를 객관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들이 진행돼왔으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지표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사회적가치지표(SVI)가 개발됐다. /사진=고용노동부

기업의 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기업제도가 등록제 전환과 맞물리면서 본격 주목받고 있다. 사회가치 평가는 기업의 사회가치 책무 실현 정도를 중요하게 여긴 대기업 중심으로 특히 해외에서 우선 시작,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에서만 선도적으로 적용돼 왔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인증제가 등록제로 전환하면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이 주목받게 됐으며, 이미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물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지 않은 기업 모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래저래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싶은 기업이라면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 수준을 모두 달성하고 있는지 평가 받아야 한다. 핵심 관심사는 '추상적인 무형 가치를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지'다.

부상하는 가치평가 시스템…“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는 몇점?”

진흥원이 올 초 발표한 사회가치 측정 지표는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 기본법, 협동조합 7대 원칙 등 관련법령과 각종 학계 자료를 참고했다. 사회적기업이 지향하는 가치기준을 속성으로 했는데, 측정 내용은 크게 ▲사회적 성과 ▲경제적 성과 ▲혁신 성과다. 

2019년 사회적 가치지표(SVI) 활용 매뉴얼에 담긴 총괄표. /자료=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 성과는 조직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위해 각종 기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지를, 경제적 성과는 기업의 종합적 재정성과를, 혁신 성과는 기업 활동에서 제품 및 서비스의 혁신성이 제대로 발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근로자 임금수준이나 재정성과 등 계량적 요소는 일반 기업을 포함한 동종 업종 평균치를 기준으로 계량화 하는 형태를 취한다. 각 지표별 평가점수를 합산해 ‘탁월,’ ‘우수,’ ‘보통,’ ‘미흡’ 등 4단계 등급으로 산출한다.

진흥원 송남철 창업육성본부장은 지표에 관해 “사회성과연계채권(SIB; Social Impact Bond) 프로젝트 등 개별 사업보다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에 알맞은 지표”라고 소개했다.

[더보기 2] 진흥원의 SVI 특징 3선

4월 11일 열린 ‘2019 사회적기업가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사회적가치지표(SVI) 설명회’도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강경흠 인증평가팀장은 올해 진흥원이 내놓은 지표들의 3가지 특성을 설명했다. 강 팀장은 “진흥원 내 사회적가치평가위원회를 따로 구성해 지표 운영 규정을 마련하고 평가체계를 개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흠 팀장은 “진흥원 내 ‘사회적가치평가센터’를 구축해 지표 개선 등 내실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① 범용성: 활용 목적 및 사업특성에 따라 관점별로 유연하게 적용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② 사회적기업 특성 반영: 사회적기업 특성상 한 눈에 계량하기 어려운 요소는 비계량 지표를 적용해, 따로 선정된 전문 위원들이 평가한다.
③ 지표 객관화: 비교기준을 절대 점수가 아닌 사회적경제기업 내 업종별 분포기준을 측정하며, 비계량지표 평가 시 측정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구조화된 판단 요소를 제시한다.

진흥원은 홈페이지에 ‘SE 자가진단 KIT’ 시스템을 제공해 기업이 직접 가치 성과를 계산해볼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이름, 업종, 형태를 입력하면 ‘사회적 미션 관리→주사업 활동의 사회적 가치→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노력, 이윤의 사회목적 재투자→운영의 민주성→근로자 지향성→고용창출 및 재정성과→기업활동에서의 혁신성’ 순서로 단계적인 측정을 실시할 수 있다. 

한국비영리학회(비영리학회)와 NPO 한국가이드스타(가이드스타)도 사회적기업이 직접 사회적 가치 성과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고, 이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이드스타는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결산 서류를 기부활성화 목적으로 제공받도록 지정된 공익법인이다. 

가이드스타 웹사이트에서 사회적가치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사진=한국가이드스타

문항은 크게 ▲인적 자원 영향 ▲기업 가치 변화 영향 ▲사회 변화 영향 3가지에 관해 묻는다. 인적 자원 영향은 기업 활동과 관련한 근로자 또는 서비스 대상자에 미친 영향, 기업 가치 변화 영향은 기업 내에서 이뤄지는 가치 공유 활동, 사회 변화 영향은 기업 활동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의미한다. 

가이드스타는 이렇게 개발된 지표를 활용해 웹사이트에서 공익분야 단체들이 사회적 가치 성과를 올해부터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측정을 원하는 자는 웹사이트에 로그인해서 성과를 측정하는 문항에 답하고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

가이드스타 박두준 연구위원은 “공익단체가 스스로 사회적 성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흥원부터 가이드스타·LH 등 민간·공기관 활발…“자가진단 해봅시다” 

실적 평가에 사회가치 구현이 중요한 지표로 포함된 공기관들의 움직임도 잰걸음이다. LH는 공공부문 최초로 공기업의 경영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사회성과)를 계량화해 측정하고 그 결과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LH는 주요사업에 투입된 비용 중 사회성과 창출에 투입된 비용을 의미하는 ‘INPUT 사회성과’와, 기업활동을 통해 파생되는 사회적 편익을 기반으로 하는 ‘OUTCOME 사회성과’ 2가지를 측정한 후 결과 간 상호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사회성과 창출에 8조2000억 원을 투입했으며, 사회적 편익을 5조3000억 원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관계자는 “올해는 첫 해라 최대한 계량화하기 쉬운 요소 중심으로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무형가치까지 합산했다면 5조3000억 원보다 더 높은 편익 수치가 나왔을 거라는 의미다. 앞으로는 지표 고도화 작업을 통해 수치로 나타내기 까다로운 요소들도 측정할 예정이다. 

민간 측에서는 사회적기업 ‘다솜이재단’이 대표적이다. 국내 1호 사회적기업으로도 유명한 다솜이재단은 품질경영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 화폐가치로 환산한 사회적 성과를 담았다. 사회적 성과뿐 아니라 재무적 성과, 인적 성과등도 수치로 나타냈다.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2017년 발간된 ‘다솜이재단 10년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2016년 한 해에만 120억 원, 10년 동안 총 625억 원 가량의 사회 성과를 창출했다. 지표는 ‘공동간병을 통한 유료서비스의 저렴한 제공,’ ‘간병사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 경감,’ ‘저소득층 환자가족원의 소득활동 기회’ 등 6개였다. 측정 방법은 예를 들어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서비스의 제공’은 간병서비스 일반 시장가격에 서비스 제공 횟수를 곱하는 식이었다. 이외에도 직원 만족도, 취약 계층 채용 비중 등을 그래프로 표현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 바다 건너 선배들의 방법

우리나라보다 앞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했을까? 4월 11일 ‘사회적가치지표(SVI) 설명회’에서 강경흠 인증평가팀장은 해외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지표 3가지를 소개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올해 내놓은 SVI와 해외 대표적 가치 측정 도구 비교.

‘IRIS(Impact Reporting & Investment Standards)’는 사회적기업의 성과를 소속 사업 분야의 평균적 또는 최선의 성과와 비교하는 상대평가 방식이다. 농업, 교육, 에너지, 환경, 금융 서비스, 의료, 주택·공공시설, 물, 크로스섹터 등 8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2008년 미국 록펠러재단, 어큐먼 펀드, B랩 등이 참여해 만들었으며, 재무 성과, 운영 성과, 제품 성과, 섹터 성과, 사회적·환경적 성과로 구성된다. 강 팀장에 의하면 진흥원이 SVI를 제작할 때 이 도구의 관점을 많이 활용했다.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는 ‘비용-효과’ 분석에 기반한다.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가 생산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해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론이다. 1990년대 후반 미국 비영리 조직 지원기관인 REDF(Roberts Enterprise Development Fund)가 개발했다. SROI는 기업의 순이익을 투자액으로 나누어 구한 ROI(투자자본수익률)앞에 알파벳 ‘S(Social, 사회적)’을 붙여 만든 약자로,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하기 쉬운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객관화했다. 쉽게 말해 사회적 편익에서 사회적비용을 뺀 사회적 부가가치를 투자 비용으로 나눠 계산한다.

‘BSC(Balanced Score Card)’는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포괄적인 측정 지표의 하나다. 거래수입, 비용절감 등 재무 관점 지표와 고객, 내부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등 비재무 관점 지표로 이뤄진다. 1992년 컨설팅 회사인 '르네상스 솔루션'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폴 래드 UN 사회개발연구소장 /사진=UNA-UK

사회적 가치 측정은 목적과 활용 방법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통일되거나 일반적인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2018년 5월 고용노동부와 진흥원이 진행한 ‘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에서 폴 래드 UN 사회개발연구소장이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데는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지표가 있지만, 사회적 가치 지표는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도 전 세계 사회적경제진영에서 가치 측정 지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가치 측정, 본말 전도되지 않아야

인증제는 현실적으로 정부의 자금을 받을 수 있는 1차 자격을 정하는 문턱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미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 모두가 등록제 전환을 환영하는 눈치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사회적기업이 지향해야할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고, 기업 스스로 자기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내용에 충실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사회적기업 전체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부실·위장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그만큼 평가 기준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진흥원의 송 본부장은 “사회적기업 인증제 자체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전환한다고 결정됐기 때문에 사회 가치를 평가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커진 상황”이라며 “가급적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지표를 수용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 본부장은 “지표가 정부 지원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가이드스타의 지표 개발 연구에 참여한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조성희 교수는 “외부 전문가에 의한 평가가 아닌 사회적기업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자가 진단 형으로 이뤄지도록 척도를 개발했다”며 “사전에 작성한 지표를 가지고 사회적기업 종사자 1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최종 지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기업의 활동을 통해 무엇을 ‘지향하는가’가 아니라 ‘변했는가’를 보여주는 문항으로 구성, 성과를 측정하는데 알맞다“고 설명해 기업의 실제 성장이 중요한 평가 기준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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