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파스윌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중심이 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총 20명 정도의 발달장애인과 함께하고 있다. 파파스윌은 카페와 공방을 운영해 장애인에게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카페와 공방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훈련 장소이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다.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단위의 마을이다.

#1.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 왜 필요할까?

파파스윌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3월 22일 그동안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운영돼왔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발달장애인 자립지원과 가족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10대 정책과제 24개 세부 이행과제를 수립했다. 하지만 '공적 자원으로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문제와 '민간 자원을 보충?보완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21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합동 TF를 구성했다. 12월에는 파파스윌을 방문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사회적경제기업 현장 의견을 수렴하며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 자조모임이란?
관심이나 문제인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당사자들 간 지지와 도움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역사회의 지원을 공유하는 자발적 모임

* 해외 자조모임 사례?
미국은 1974년 설립된 피플퍼스트(People First)를 비롯해 800개 이상의 자기옹호 그룹이 운영 중이며, 1991년에는 전국 조직 ‘Self-Advocates Becoming Empowered(SABE)’기 결성(Missouri People First Members&Advisors)됐다.

일본은 1989년 ‘전일본 손을 잡는 육성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 활동이 시작됐고, 2004년부터는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활성화를 목표로 본인활동 지원사업을 실시하며, 당사자 간 회의 및 교류, 역량강화를 위한 학습·세미나 등을 지원한다.

#2. 국내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현황과 전환 방향은?

국내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복지관, 단체 등 기관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발달장애인 사회적경제기업은 협동조합 17개, 사회적기업 49개로 총 66개가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민간에서 운영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과 사회적경제기업은 안정성과 전문성 부족 등에 한계가 지적됐다. 양질의 정보와 콘텐츠, 공간 등 체계적인 기반 구축이 어렵고, 비전문가 위주 운영, 공간 확보 부족, 경영 노하우가 부족해 지속가능한 운영에도 문제가 있었다. 교육?돌봄?고용 등 장애인 서비스 전달체계에서 발달장애인 부모 및 당사자의 직접 참여가 부족한 점도 문제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계획하고 있을까.

어떻게 전환할까?-Ⅰ) 맞춤형 지원 활성화

정부는 △지역사회 내 서비스 제공망 구축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생활 활력 증진 △돌봄경제 달성 및 관련 산업 육성을 목표로 자조모임 활성화 기반 구축, 자조모임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 분야별 사회적경제기업 참여 확대 등 3분야 10개 과제를 시행한다.

자조모임 활성화 기반 구축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자조모임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강조한다. 홍보는 생애주기별로 나눠 이뤄지며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의 생활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시스템 장애자녀 부모지원 종합시스템 ‘온맘(www.nise.go.kr/onmam)’과 장애인생활체육정보센터 누리집(sports.koreanpc.kr)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활동공간이 없었던 자조모임에는 자조모임공간이 제공된다.

온?오프라인에서 자조모임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강조한다. 이미지는 온라인 시스템 장애자녀 부모지원 종합시스템 ‘온맘(www.nise.go.kr/onmam)’/이미지출처=온맘

성인 발달장애인의 직업생활을 돕기 위해 동료지원가와 발달장애인이 함께 직업체험, 발달장애인 고용 사업장?사회적기업 방문 등 직업생활과 관련된 자조모임을 지원한다. 지역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로 발달장애인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하고, 동료상담을 통해 취업의욕을 높이고 직업훈련 프로그램 및 취업정보를 제공한다.

농촌지역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된다. 농촌지역 공동체의 경우 발달장애인, 부모 등으로 구성된 농촌지역 10인 이상 공동체를 대상으로 체육활동, 마을가꾸기 등 프로그램 운영이 지원된다.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사회적 농장 확산으로 발달장애인의 사회적응을 돕고, 직업 훈련기회가 확대된다.

발달장애인을 고용하여 천연비누를 제작·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인 '동구밭'./사진출처=동구밭

어떻게 전환할까?-Ⅱ) 당사자?부모 중심 운영

정부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이론보다는 당사자와 부모 참여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시?도교육청 단위 장애학생 부모 자조모임 활동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자조모임에 연수?설명회, 사회적협동조합 탐방,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진행하며, 장애학생 부모 자조모임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운영 주체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다.

발달장애인이 직접 문화, 예술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한다. ‘찾아가는 장애인 문화예술학교’를 통해 전문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예술활동은 지적, 자폐성 장애인 450명을 대상으로 클래식, 무용, 미술, 실용음악, 전통음악 및 전통공연 등 5개 분야 45개 과목이 운영된다.

또 △독서문화프로그램 △토요문화학교 △작은영화관 △공공스포츠클럽 △가족휴식 등의 분야에 사회적경제기업의 참여기회를 높인다. 작은영화관의 경우 극장이 없는 지역에 기초지자체 등과 협력해 소규모 영화관을 개설해 사회적경제기업 참여 기회를 높이는 방식이다.

어떻게 전환할까?-Ⅲ) 비용?프로세스 등 ‘창업 지원’?

새로운 자조모임 결성을 촉진하고, 발달장애인 부모교육 지원사업과 부모 자조모임을 연계해 자조모임을 활성화에도 힘을 싣는다. 세부적인 창업지원 사항은 다음과 같다.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외

① 전문 프로세스

자조모임은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결성할 수 있으며, 지역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부모는 가족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강사로 참여할 수 있다. 특수교육분야에서도 장애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특수학교 협동조합 설립을 독려한다. 특수학교 협동조합이 설립된 뒤에는 학교 내 사회적협동조합 운영 사례를 공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협동조합 맞춤형 아카데미를 통해 발달장애인 협동조합 창업을 위한 특화교육도 이뤄진다. 교육은 교육기관등록 신청→심사위원회 운영→등록게시?교육생모집→협약체결→교육실시 순으로 추진된다.

이렇게 설립된 자조모임이 협동조합·사회적기업 창업을 원하는 경우 맞춤형 컨설팅, 장애인고용 친화적 기업과의 멘토링을 연계한다. 법무, 회계?세무, 인사?노무와 관련된 전문상시상담기관을 운영하고, 성장단계 별로 현안을 진단해 적합한 전문가를 매칭, 컨설팅 하는 경영코칭을 활용해 운영에 필요한 역량 강화에 힘쓴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기업 맞춤형 경영도 지원된다. 올해부터는 지원대상이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소셜벤처까지 확대해 예비 창업자부터 초기?성장?성숙기까지 성장단계별로 세분화해 지원한다. 예비 창업자는 창업 아이디어 발굴, 초기기업에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화 개발, 성장?성숙기 기업에는 경영활성화, (공)기업 및 투자기관 매칭이 이뤄진다.

?② 비용

사회적경제기업을 설립해 3년 이내에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증 받는 사업주에게는 시설·장비 구입비, 제품 및 기술개발비, 홍보 및 마케팅 비용 등 최대 5천만원의 창업비용과 최대 10억원 한도 내에서 작업시설, 편의시설 비용, 장애인 출퇴근용 승합차 구입비용 등 설립·운영비가 지원된다.

판로 및 운영지원을 위해 최초 3년 동안 법인세 또는 소득세 100%, 다음 2년 동안은 50%를 면제하고, 공공기관에 표준사업장 생산품에 대한 우선 구매의무 부여한다.

③ 사회적경제기업 참여 지원

<참여가능 분야별 주요사업 및 내용>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외) 

분야 주요내용
돌봄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청소년 방과후 돌봄서비스, 컨소시엄형 돌봄서비스
교육
부모교육사업, 특수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운영(교육콘텐츠 보급, 연수 등)
고용/훈련
동료지원가를 통한 맞춤형 취업지원 상담, 정보 제공
문화/예술/체육
독서문화프로그램,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 작은영화관, 가족 휴식 지원사업 등 운영

사회적경제기업이 발달장애인 돌봄?교육?문화?체육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사회적경제기업이 발달장애인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한다.

발달장애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최대 3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발달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이 발달장애인 부모교육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한다.

사회적경제조직이 장애인체육센터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의 우선 이용권을 보장하되, 비장애인도 함께 이용하는 통합체육시설 반다비체육센터를 들 수 있다. 반다비체육센터는 체육관형, 수영장형, 종목특화형 중 지역 수요에 맞게 설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매년 30개소가 새롭게 조성된다.

이 외에도 전국에 조성된 열린관광지 나눔 여행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정여행 특화형 사회적경제 창업을 지원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과 공정여행분야를 연계하고, 공정여행?관광 분야를 창업하는 기업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성장을 유도한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이번 계획은 그동안 민간의 자발적 영역에 있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관심과 의지를 표명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자조모임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니 인터뷰> 사회적협동조합 파파스윌 엄선덕 대표

“자조모임 활성화 위해 예산지원 필요”
 

엄선덕 파파스윌 대표.

Q.이번 정부 정책에 대해 발달장애인 당사자?부모 반응은?

A.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다. 2017년 만들어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발달장애인 당사자 자조모임을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당사자 스스로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다.

Q.발달장애인 당사자 주체가 중요한 이유?

A.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이 색다른 경험이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들이 취업 후에도 고용이 유지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자기의식이 약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자기 힘을 느끼고 주체로 세워지는 경험을 통해 고용도 잘 유지 될 수 있다.

Q.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활성화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A. 예산 지원이다. 자조모임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파파스윌은 운이 좋아서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지만, 대부분 자조모임이 예산 등 지원이 부족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 이번 정책으로 전국에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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