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경제와 함께-②농림축산식품부] 첫발 뗀 사회적농업, 함께사는 따뜻한 농촌 실현
[정부, 사회적경제와 함께-②농림축산식품부] 첫발 뗀 사회적농업, 함께사는 따뜻한 농촌 실현
  • 이로운넷=양승희 기자
  • 승인 2019.05.03 0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농업 확산 추진 전략’ 발표…5년간 사회적농장 100개소 조성
‘농업+복지’ 내용 담은 육성법 국회 발의, 생산성 위주→사람 중심 
연내 온라인 플랫폼 구축해 홍보 집중…“농촌의 가능성 무한해”
사회적경제가 국정과제로 선정된 후 전 정부 부처가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앞다퉈 나섰다. 정책 방향의 핵심은 ‘민간 주도, 지역 중심, 중앙 뒷받침’이다. 부처의 특성을 살리되 민간과 중앙 중심으로 풀뿌리 사회적경제의 힘을 키우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이러한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본격화되는 첫 해다. 본지에서는 부처별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는지 연속으로 살펴본다.
농림부의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경북 청송의 '해뜨는농장'은 농업 기반없는 청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농림부의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경북 청송의 '해뜨는농장'은 농업 기반없는 청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포함되면서 각 부처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선택한 방법은 부처의 특성을 살린 ‘사회적농업’ 육성이다. 2017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듬해 5월 정부‧현장‧학계간 긴밀한 협의를 위해 ‘사회적농업 협의체’를 구성해 첫 발을 뗐다.

2017년 협동조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농촌 지역에 소재한 사회적경제 조직은 5045개에 이른다. 이들은 농산물 생산‧가공‧판매,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판로확보가 어려운 영세소농의 농산물 수매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농림부는 이 중 농업활동을 기반으로 한 1400곳이 사회적농업이 가능한 조직으로 봤다.

취약계층 돌봄‧교육‧일자리 제공…사회적농장 5년내 100개소 조성

‘사회적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에게 돌봄‧교육 서비스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영농활동을 말한다. 농림부는 지난해 ‘사회적농업 시범사업’을 통해 실천 농가 9개소를 선정해 1개소당 6000만원 내외, 총 5억4000만원을 지원했다. 2019년에는 예산 10억8000원을 편성해 총 18개소를 최대 5년간 지원한다. 기반조성 단계를 거쳐 향후 5년 내 사회적농장 총 100개소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농림부는 지난 3월 ‘사회적농업 확산을 위한 추진 전략’을 발표해 정책 방향을 구체화했다. 해당 로드맵은 지난해 12월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적농업 육성법’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3~12월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9개소를 모니터링해 발표한 ‘한국형 사회적농업 모델 구축’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했다.

국회에 발의된 ‘사회적농업 육성법’은 사회적농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추진 및 사회적 농장 지정제도 도입, 정부의 경영‧재정‧시설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또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범사업을 수행한 9개소는 복지‧교육기관 등과 협력해 발달장애인‧고령자‧범죄피해가족‧다문화여성 등에게 돌봄‧교육‧일자리 등을 제공하며 사회적농업 활성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농림부 사회적농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18개 사업자 2019 현황을 담은 지도./디자인=윤미소​
​​농림부 사회적농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18개 사업자 2019 현황을 담은 인포그래픽./디자인=윤미소​

“예비농장‧거점농장 도입하고 사업 연계 지원해 인지도 제고”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사회적농업의 주요 정책 방향은 크게 4가지다. △사회적농업 정보를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농장’과 농장 간 교육‧네트워크의 중심축인 ‘거점농장’을 도입한다. △사회적농장의 지속가능한 운영과 생산품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청년‧전문 인력을 연계하고, 유휴시설 등을 활용한다. △크라우드펀딩, 박람회 등 홍보수단 및 교육을 통해 사회적농업의 인지도를 높인다. △장기적으로 유럽 선진 사례처럼 복지‧교육‧고용 등의 제도와 연계해나간다.

김경은 농림부 농촌여성복지과 사회적경제추진팀장은 “사회적농업을 통해 장애가 있든 없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농촌의 경험을 가졌든 못했든, 누구나 살만한 따뜻한 농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추진 전략을 통해 우리 농업․농촌의 가치를 확산하고,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하며, 사회적농업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김경은 농림부 농촌여성복지과 사회적경제추진팀장

김경은 농림부 농촌여성복지과 사회적경제추진팀장을 만나 사회적농업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경은 농림부 농촌여성복지과 사회적경제추진팀장을 만나 사회적농업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사회적농업을 본격 시행한다. 국정과제와 맞물려 추진하는 건지?

▶국정과제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회적농업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의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한국에서도 시행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국정과제로 포함되면서 시기가 잘 맞물렸다. 그동안 여러 부처에서 담당하던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을 모아 농촌여성복지과에서 총괄하게 됐다.

-사회적농업의 대상이 주로 취약계층인데, 정확히 누구에게 해당되나?

▶농림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의 대상은 크게 농업인과 일반국민으로 나뉜다. 농업인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반국민은 농촌을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식이다. 2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장애인‧노인‧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포함해 누구나 사회적농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하고 대학까지 나온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한다고 했을 때, ‘이들이 왜 사회적 약자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농촌에 연고나 기반이 없던 사람들이 농촌에 산다거나 경제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 설계시 유럽의 어떤 사례를 참고했으며, 한국만의 특징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사회적농업을 중점적으로 봤다. 네덜란드는 1995년부터 국가의 복지시스템과 농가를 연계해 농가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당을 받을 수 있게끔 했다.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형태로 전국적으로 발달했는데, 1978년 정신병원이 폐쇄되면서 이를 대체할 서비스로 사회적농업이 추진됐다. 시설에 살던 정신장애인들을 주변의 농가에서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회적농업’이라는 용어가 생기기 이전부터 마을 공동체에서 주변의 취약계층과 함께 농업을 해온 전통이 있었다. 사실 유럽의 경우 농장 규모 자체가 매우 커서 한켠에서 작게 사회적농업을 운영해도 큰 부담이 없지만, 한국은 개별경영체의 농사 규모가 작아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주변 농장과 네트워크를 맺어 규모를 키우고 공동 프로그램을 만든다거나, 지역의 복지단체‧학교 등과 연계하는 식이다. 농림부의 지원하는 예산 중 네트워크 구축비를 꼭 써야 하는 이유다.

2018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된 충남 홍성의 '행복농장'에서는 정신질환 장애인이 농작물 재배 등에 참여해 실제 자립에 성공한 우수 사례를 만들었다.
2018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된 충남 홍성의 '행복농장'에는 정신질환 장애인이 농작물 재배 등에 참여해 실제 자립에 성공한 우수 사례를 만들었다.

-9개소 시범사업의 성과는 어땠으며, 어떤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는지?

▶발달장애 아동과 마을 노인간 멘토링을 통해 주말농장을 운영한 전북 완주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정신질환 장애인과 허브류를 재배해 자립을 지원한 충남 홍성 행복농장 협동조합, 농촌 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 농업 실습 교육을 제공한 경북 청송 해뜨는농장 농업회사법인 등을 우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장 참여자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는데, 농업을 통해서도 ‘복지’를 실현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업활동을 하면 심리치유도 되고 신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고 마을 공동체가 단단해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사회적농업’을 통해 지역의 여러 주체가 만나 마을의 여러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는 가능성이 생긴 것 자체가 ‘사회혁신’이라 생각한다. 다른 지원사업 같으면 매출액이나 고용인원이 얼마나 늘었는지 단기적‧정량적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회적농업은 장기적‧정성적 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농업 육성법’이 발의됐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지난해 12월 서삼석 의원이 대표 발의해 이제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 관련법이 발의된 건 이번이 최초인데, 사회적농업을 정의한 근거법이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농업’과 ‘복지’를 결합한 법은 지금까지 없던 형태이기도 하다. 해당 법은 생산성 위주의 농업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사람 중심의 농업을 표방하며, 돌봄‧교육‧일자리 제공 등 사회서비스를 창출을 이끄는 등 새로운 가치를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다른 부처와 협업할 때 보다 체계적‧전략적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첫 발을 뗀 올해와 내년은 사회적농업의 기반 조성 시기다. 농림부의 비전은?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홍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사회적농업을 생소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올해 말까지 사회적농업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정책을 홍보하고, 사업자간 커뮤니티로 활용하며, 상품 판매 등을 연결할 계획이다. 농촌 안에서 사회적경제의 가능성이 무한한데, 여러 분야와 연계해 더 넓게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사진제공. 농림축산식품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