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저의 기사를 본 익명의 독지가가 2천만 원을 후원해 주었습니다.”

지난해 본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김상도 교수에게 연락이 왔다. 기사가 나간 이후(본지 2018년 11월 15일 보도 http://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3788 ) 한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후원금을 전달받았다는 것. 이름과 연락처조차 남기지 않은 그는 김상도 교수에게 후원금 2천만 원을 전달했다. 김 교수는 후원금으로 교회를 건립중이다.

독지가 후원금으로 100평 규모 교회 외형 갖춰…내부는 ‘아직’

독지가의 후원금으로 교회 외형 공사까지 마친 상태다. 비용이 부족해 아직 내부공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상도 교수

김 교수는 탄자니아 음빙가에 정착하기 전 번화가인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 위치한 탄자니아 연합대학교(The United African University of Tanzania: UAUT)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자신을 더욱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 중 한국 예은선교회(THE JESUS GRACE MISSION)에서 10년 전 탄자니아 음빙가에 땅 3만평을 마련해 간호대학 설립을 추진중 이라며 함께 일하길 제안했다. 본래 기독교인이었던 그는 제안을 수락했고, 현재 예은 선교회 소속으로 음빙가에서 다양한 선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협업을 위해 한국에서 선교사 2명이 음빙가로 건너와 함께 일하는 중이다.

번화가인 다르에스살람에 있을때만 해도 새롭게 교회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현재 있는 음빙가 지역이 탄자니아에서도 오지에 속하다보니 ‘교회를 지어 미혼모돌봄, 염소분양 등 마을사람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생각만으로는 어려웠다. 교회를 건축하기 위해서는 한화 6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무일푼이었던 김 교수에게 그만한 돈이 있을리 없었다. 그는 자신의 소셜 계정에 황토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는 현지 교인들의 사진을 올리고 교회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서울과 미국에서 후원금을 전달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지난번 저의 기사를 보고 서울의 기독교 신자로부터 후원금 2천만 원을 전달받았습니다. 미국 한인교회에서도 2천만 원 정도를 전달해 주셨고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온통 눈물 바다였죠.”

그렇게 두 명의 후원자가 전달한 후원금 4천여만 원으로 100평 규모의 교회를 짓기 시작했다. 외형은 완성됐지만 비용이 부족해 천정, 벽면을 비롯한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교회 내부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한화 2천만 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적이 또 한 번 일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을 식수 걱정 덜어주는 우물 확장공사 필요해”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식수 정화시설이 부족해 오염된 물로 인한 수인성 질환에 노출돼 있는 곳 중 하나다. 김상도 교수는 탄자니아 음빙가 마을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국내 NGO의 도움을 받아 우물을 만들었다. 우물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몰랐던 그는 처음 공사를 진행할 때 우물을 파는 비용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 적은 비용을 들여 공사를 시작했다.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 물탱크, 파이프라인, 수도시설, 발전기 등 부대시설이 필요했다. 정해진 비용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려다보니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공사비용이 부족해 필요했던 10톤 크기의 물탱크 대신 3톤 크기의 물탱크를 사용하다보니 물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가능하면 물탱크 크기를 10톤으로 바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물을 사용하게 하고 싶습니다.”

김 교수가 만든 우물은 현재 50여가구, 150여 명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1km 떨어진 곳에서도 물을 길러 오기도 한다.

김상도 교수는 탄자니아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음빙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상도 교수

미혼모 돌봄 센터(HAPPY HOME CENTER)로 경제적 독립 지원

탄자니아는 성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하고, 아이를 출산한다. 김 교수는 예은선교회와 함께 간호대학을 설립해 올바른 성교육 실시, 조산사, 간호사 등을 양성할 예정이다.

현재 간호대학 건물을 신축 중이며, 내년 개강을 목표로하고 있다. 간호대학 교수로는 간호?조산학 부분에 박사학위가 있는 자비량 선교사를 모집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미혼모 돌봄 센터((HAPPY HOME CENTER)를 건립해 미혼모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금 미혼모들은 당장 잠자리도 없어 남의 집 방 한 칸에서 겨우 지내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혼모 돌봄 센터를 지어 1년~1년 6개월 정도 미혼모들이 거주하면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에요.”

미혼모 돌봄 센터는 현지에서 직접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단계부터 한화 약 100만 원의 비용이 발생된다. 그는 후원을 받아 설계를 마무리 하고, 지원이 가능한 NGO 단체의 도움을 받아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염소분양?후원자 결연 맺기 등 봉사에 앞장

탄자니아는 생계수단으로 염소를 키운다. 젖을 짜고, 새끼를 낳으면 팔아서 사용한다. 무슬림 종교인들은 돼지고기 대신 염소고기를 먹는다.

김 교수는 염소를 분양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도움을 준다. 염소분양은 3~4개월 된 염소 한 쌍을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분양하고, 1년 후 분양한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또 다른 가정에 분양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20가정이 염소분양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후원자들과 결연을 맺는 아동 결연 활동도 준비 중이다. 탄자니아는 한 달에 약 한화 3만원으로 교복, 학용품, 음식 지원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결손가정 아동 중 30명을 선정하여 한국 NGO 단체와 연계해 매월 3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함께할 NGO 단체는 결정됐고, 결손가정 아동 30명을 선정 중이다.

한국에서 안경(선글라스)를 기부받아 알비노 환자들에게 전달했다./ 사진제공=김상도 교수

지난달 30일에는 알비노 환자들에게 안경(선글라스)을 후원받아 전달했다. 알비노환자는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하고, 햇빛을 볼 수 없어 어두운 곳에서만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안경이 필수다. “서울 모 안경점에서 안경 20개를 기증받아 제가 돌보는 알비노환자 20명 전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만 생활하던 아이들이 햇빛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올해나이 80세. 김상도 교수는 깨끗한 물도 나오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탄자니아 음빙가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이곳을 찾아 함께 봉사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의 뜻에 따라 5월에는 60대의 자비량 선교사가 음빙가를 찾는다.

“제 나이 올해 80이지만 저는 이곳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이곳이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지역이라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인생후반전을 이곳을 위해 보낼 생각입니다.”

김상도 교수 이메일 : dankim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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