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다시 강원도 일대를 덮쳤다. 정부는 5일 오전 9시를 기해 인제군,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일원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국가재난사태 선포는 이번에 세 번째로, 지난 2005년 4월 양양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 이후 14년 만, 강원 지역에서만 두 번째다.
 
지난 5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앞선 4일 밤 11시 50분께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17시간 만인 5일 오후 4시 54분께 불길이 잡히면서 가라앉았다. 강원일보는 피해면적이 대략 임야 525㏊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735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망자 1명을 비롯해 주택 전소 등으로 다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도내 6개의 (예비)사회적기업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강익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소장은 페이스북에 “노리소리 강원두레, 바닷가농부들농업회사법인, 강원으로, 영랑체험사업단, 천사, 유한회사 햇살마을 등 6개 기업이 사업장이 전소되거나 일부 피해를 봤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그나마 이번 산불은 정부의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방청은 산불 발생 초기, 재난 대응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의 소방차를 해당 지역에 지원토록 조치했다. 고성, 속초 지역 진화에는 인력 1만671명과 장비 116대, 헬기 17대가 투입됐으며, 강릉, 동해 지역에는 인력 7316명과 장비 267대, 헬기 37대가 투입됐다고 정부 당국은 밝혔다.

특히,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강원 소방차 52대 외에도 경기·충남·경북·충북·인천 등 전국 소방차 820대가 동원됐다. 단일 화재에 관할 지역이 아닌 다른 시,도에서 소방력을 지원한 것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산불과 관련 5일 두 차례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오후 3시40분께에는 고성과 속초 산불 현장을 방문,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한편, 이번 산불은 고성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에 있던 개폐기 내 전선에서 불꽃이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개폐기를 수거, 정밀조사에 돌입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