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해마다 사용량이 증가하는 ‘플라스틱’ 탓에 지구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 곳곳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 대안을 내놓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서울시가 ‘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선언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쓰레기 감축 정책이 시행됐다. 민간에서도 플라스틱?일회용품 줄이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실천이 대표적이다. 총 100만 가구 이상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국내 주요 생협에서 ‘자원순환’을 위해 그동안 어떤 것을 고민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실천할지 들어봤다.

# 아이쿱, 환경 보호?조합원 건강 생각하는 자원순환

아이쿱은 ‘체네독소 줄이기’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조합원의 건강을 지키는 활동을 진행한다./사진=iCOOP

100개 회원조합, 28만 조합원, 전국 230개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 생협 ‘아이쿱iCOOP)’은 자연 보호뿐만 아니라 소비자 건강을 위해서 ‘플라스틱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다. 올해부터 조합원들이 ‘리사이클링위원회’를 시작해 단계적 실천과제와 장기적 자원순환 포장재 프로젝트 계획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아이쿱은 조합원들의 자발적 프로젝트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생활실천을 진행했다. 2017년부터 진행한 ‘체내독소 줄이기(바디 버든)’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조합원 1396명이 참여해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유리 용기,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사용하고 화장품, 세면용품, 식자재 등을 친환경?유기농 제품만 먹는 방식의 체험을 진행했다.

체험 전후 체내 프탈레이트 7종, 환경성페놀 8종 등 총 15종의 환경호르몬 수치를 확인한 결과, 프탈레이트류는 전체 평균 47% 감소, 환경성페놀류는 전체 평균 60% 감소하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하용만 아이쿱 세이프넷 홍보기획팀 팀장은 “플라스틱의 문제를 소비자의 건강 측면에서도 접근했으며, 캠페인을 통해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지구 보호를 위해서도 아이쿱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친환경을 고려했다. 아이쿱과 연대하는 생산자협동조합 ‘파머스쿱’은 화학비료 대신 친환경 액비, 천적 활용 등 ‘땅 살리기’를 기반으로 한 생산 활동을 펼친다. 유통 및 물류 과정에서도 포장 박스를 대체하거나 일회용 자재를 줄이는 등 플라스틱 감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농산물 포장시 생분해 비닐을 사용하고, 가공물품을 담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로 바꾸는 식이다.

아이쿱은 조합원들이 사용한 생수의 뚜껑을 모아 기금을 조성해 개발도상국에 정수 시설을 설치하는 나눔을 펼친다./사진=iCOOP

이밖에 생수 뚜껑, 우유갑 등 조합원들이 쓰는 생필품 일부를 수거해 재활용했다. 생수 뚜껑 1개당 30원을 매칭해 저개발국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사업에 썼다. 2018년 1192kg을 모아 캄보디아, 미얀마 75곳에 정수시설을 설치해 주민 6993명이 혜택을 받았다.

하 팀장은 “아이쿱은 소비를 통해 생산, 유통까지 자원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지향한다”면서 “상품을 내놓은 기업은 자원의 순환을 ‘책임’으로 인식하고, 유해한 요소를 최소화해 제품을 생산하며 재활용하는 방법까지 고민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살림, 4월 자원순환의 달…서울시와 MOU로 자원순환 활동 적극 홍보

65만 세대가 이용하며 국내 생협 중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한살림은 그동안 병 재사용 운동, 옷 되살림 운동, 우유갑 회수운동, 장바구니 사용 등 자원순환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4월을 ‘자원순환의 달’로 선정하고 그동안 진행해 온 다양한 자원순환 활동에 조합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옷 되살림 운동 등 활동에 따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가능하다. 정규호 한살림연합 정책본부장은 “4월 1일부터 2주 동안 ‘자원순환 기획전’을 열고 조합원과 시민들이 자원순환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벌크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전국 28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유통 시 파손 비중이 적은 감자, 고구마, 양파, 당근 등 4개 제품에 한 해 벌크로 진열한 제품을 필요한 만큼 비치된 종이봉투에 담는 방식이다. 향후 부족한 점은 보완해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한살림은 서울시와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운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이 끝나고 사전행사로 면주머니 만들기를 진행했다. /사진=한살림서울

한살림은 지난달 15일 서울시와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운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전 행사로 협약당일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 나눔과 속비닐 대신 사용하는 면주머니 만들기를 진행했다. 면주머니의 경우 지속적 나눔으로 속비닐 포장 대신 사용하도록 홍보 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폐현수막?폐우산으로 장바구니 만들기, 비닐우산?세탁비닐 사용 줄이기, 음식 배달할 때 다회용 용기 요구하기, 개인컵?손수건?장바구니 휴대하기 등에 대해서도 안내하는 등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내용을 논의중이다.

홍승희 한살림 서울 환경위원장 겸 이사는 “한살림은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에 제품을 생산할 때 포장재를 줄이고 단일 재질화하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곧 전국 한살림 회원 생협에서 자원순환에 대한 실천방안을 모색할 회의체가 결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두레생협, ‘MY BOX 캠페인’으로 택배 포장재 사용↓

29개 회원생협 연합회 두레생협은 지난해부터 일부 품목을 벌크로 진열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양 만큼 낱개로 구매할 수 있는 벌크판매를 시행중이다. 반응이 좋아 벌크판매 가능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폐기물 감량과 분리수거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소책자를 제작했다. 유경순 두레교육활동센터 사무국장은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소책자를 발간했다”고 말했다.

두레생협은 조합원이 기존에 갖고 있던 아이스박스를 문 앞에 놓아두면 주문한 제품을 준비한 박스에 담아주는 MY BOX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두레생협

올해부터는 ‘MY BOX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3월 4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MY BOX 캠페인은 조합원이 기존에 갖고 있던 아이스박스를 문 앞에 놓아두면 주문한 제품을 준비한 박스에 담아주는 캠페인으로, 스티로폼 상자?종이박스 등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

‘MY BOX 캠페인’은 시작한지 한 달여 만에 약6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4월 중에는 조합원들의 참가 후기와 인증샷 캠페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5월에는 냉장?냉동품 배송 시 사용되는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시범적으로 진행한다. 한번 사용한 아이스팩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깨끗하게 세척해 재사용하는 캠페인이다. 조합원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도 참여 가능하며, 시범 사업 이후 반응이 좋으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회원생협 매장 별로 손수건 사용하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비닐 포장지 재사용 등의 활동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유경순 국장은 “활동력이 있는 생협은 조합원과 환경보호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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