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옛말은 없어질 것입니다. 지역으로 사람이 모이고, 지역으로 기업이 몰리는 전 국토 균형발전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선 후보 시절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 지역 연설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약속하며 한 말이다. 문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역인재 채용, 국가혁신클러스터 구축·추진 등 수도권에 치우친 발전 기회를 다른 지역에도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송재호, 이하 균형위)도 사람 중심의 국가균형발전, 지역혁신체계의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교육복지·문화예술·마을지역·산업창업·농업농촌·생태환경·과학기술·사회혁신 등 8가지 분야에서 지역혁신가 58인을 처음 선정했다.
4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19년 지역혁신가 워크숍’에서는 균형위에서 선정한 지역혁신가들과 17개 광역지자체 국가균형 담당자들이 참석해 각 분야에서의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확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는 5일까지 진행된다.
균형위가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주관한 행사 첫날에는 서울 산업창업 부문의 문헌규 ‘에어블랙’ 대표, 전남 사회혁신 부문의 마용철 공공제안연구소장, 충북 문화예술 부문의 변광섭 청주대학교 교양대학 겸임교수가 나와 각 분야의 다양한 혁신 사례를 설명했다.
첫 번째 순서로 문헌규 대표가 ‘4차 산업시대 글로벌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제로 활동 사례를 발표했다. 문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 ‘스타트업 CSR’에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시민단체,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예비사업가, 일반 시민 등이 모여있다. 스타트업 CSR은 정부·금융권·국제기구 등이 진행하는 CSR 펀드를 활용한 공모 또는 재능 기부(위촉)에 이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문 대표는 이 외에도 국내 기업과 아프리카 주재원·출장자에게 아프리카 진출에 필요한 정보, 맞춤형 거래처 등을 컨설팅하는 업체 에어블랙을 운영한다. 문 대표는 “이제는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에 도움을 줄 때도 우물을 파거나 집을 짓는 봉사 활동을 넘어 원격·실시간으로 스마트팜을 점검해주는 방식으로 돕는다”며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모델을 강조했다.
두 번째 순서로는 마용철 소장이 ‘국민참여 공공제안 문화운동’을 설명했다. 공공제안(국민제안) 운동이란 정치, 행정, 사회 각 분야의 당사자인 국민의 아이디어와 대안을 모아 실현해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 운동이다. 마 소장은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기치 아래 운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그가 했던 대표적인 제안 사항에는 ‘에어컨 실외기 차단막 설치,’ ‘횡단보도 상단 라이트 설치’ 등이 있다. 전자는 2004년 법제화됐으며, 후자는 현재 전국 시행 중이다.
이어 변광섭 교수가 청주 지역 문화 자원 개발 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변 교수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부장 등을 역임하며 청주시 문화 콘텐츠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그는 특히 ‘다크 투어리즘’을 언급하며 “이제는 역사적 아픔이 담긴 공간을 리모델링 하는 게 아니라 군산 근대 문화유산 거리처럼 보존·관리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보다 지역에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 더 많을 수 있다”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와 멋 등을 활용해 콘텐츠 발굴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균형발전위 진승호 기획단장은 “지역혁신가 여러분의 상상력, 지역에 대한 헌신 등이 지역을 바꾸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나가고 있다”며 “각 지역의 혁신가들이 오늘 처음으로 함께 모였는데, 58개의 혁신 사례에 더해 또 다른 창의적인 성공 모델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표 후 이어진 ‘지역을 혁신하는 행동가들의 원탁대화’ 순서에는 혁신가들이 분임별로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차후 진행할 수 있는 협업 모델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공유했다.
사진 제공. 국가균형발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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