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였던 뮤지컬 작품 ‘시카고’가 막을 내리면서 ‘록시 하트’,

아니 배우 김지우의 모습을 잠시 내려놓은 채 긴 호흡으로 삶을 되돌아봅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무대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따듯하게 반겨주는

가족의 품이 있다는 것이 행복한 요즘입니다.
인생의 반려자이자 나눔의 가치를 더 깊게 깨닫게 해 준 레이먼킴, 그리고

딸과 함께 이런 동행의 기쁨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는 바람에서
약속’과도 같은 우리 둘의 나눔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아프리카 채석장에서 발견한 나눔의 가치 by 김지우

오랫동안 기부와 후원을 이어 온 남편 레이먼킴과 달리 제가 나눔 활동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된 건 결혼 직후인 2013년 탄자니아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입니다. 사실 현지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도 힘든 아이들이 많은데 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본 아이들의 현실은 TV 화면에서 접하는 것과 너무 많이 달랐습니다. 

웅덩이에 고인 물을 떠다마시고 학교 대신 채석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연필 대신 망치를 들고 종일 돌을 깨며 생활하는 아이들을 봤거든요. 그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곧바로 두 아이와 1:1 결연을 맺은 이후 후원을 이어왔습니다.

탄자니아의 아이들이 각자 꿈을 안고 커가는 밝은 모습을 사진으로 접할 때마다 행복한 기분이 들었고, 아이들의 엄마가 제 출산 소식을 듣고 귀한 천을 구해다가 정성껏 손바느질을 해서 보내주신 아기용 커튼을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와 인연을 맺었던 열네 명의 아이들이 모두 건장한 성인으로 자라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여기에서 어려운 사람과 함께 할 때 느낄 수 있는 나눔의 가치를 발견했고 이제는 저희 가족의 특별한 날을 기념한 기부를 하거나 다른 연예인 친구들과 함께 장애영아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치스러운 직업’ 요리사에게 주어진 소명은 나눔 by 레이먼킴

요리사는 어찌 보면 사치스러운 직업일 수 있습니다. 최상의 식재료를 쓰면서도 남은 음식은 버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전에는 사회에 미안한 마음에, 그리고 자기만족감에서 후원을 시작하게 됐고, ‘결혼을 했으니까 한 명 더, 아빠가 됐으니까 한 명 더’ 하면서 후원 아동 수를 단순히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내 김지우 씨가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 직접 행동하고 실천하는 나눔으로 저를 이끌곤 합니다. 그래서 나눔을 약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당장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것만이 나눔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격언처럼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셰프 양성 프로그램 ‘SK 뉴스쿨’은 다른 곳보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현재 형편이 어려운 요리사 지망생들에게 일터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젊은 셰프들이 스스로 성장하며 ‘오너 셰프’가 될 수 있도록 시드머니 방식의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창업자금이 없는 청년들이 저와 3년 정도 함께 하면 가게를 줘서 오너 셰프가 되도록 하고, 창업비용을 회수하면 그 돈으로 또 다른 가게를 열어 새로운 청년에게 기회를 주는 형태입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건 70%가 행운 덕분이고, 제가 받은 걸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돌려주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눔은 라면을 끓이듯 쉬운 것이어야 한다 by 김지우 & 레이먼 킴

가끔 거액을 기부하는 다른 연예인들을 보면서 ‘내 기부금이 너무 적은 것 아닐까?’라며 걱정을 하면 레이먼킴은 단호하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나눔 활동은 마치 라면을 끓이듯 쉬운 것이어야 하고, 남에게 알려질 필요도 없으며, 단지 우리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눔은 ‘육아’와 비슷합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아가도 세상이 처음인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조금씩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고 보람을 알아가듯 나눔 역시 이런 ‘배움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나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그런 나눔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가족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

이 기사는 행복나눔재단과 이로운넷이 콘텐츠 제휴를 맺고 공유함을 알려드립니다.

기사원문 : http://www.skhappiness.org/webzine/SVT/vol07/normal/essay.html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