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여성 1호 건축가, 줄리아 모건
캘리포니아 여성 1호 건축가, 줄리아 모건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4.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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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외면한 사람들]㉕ '허스트캐슬' 등 700채 이상 건축
프랑스 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 첫 여성 입학생...미국 건축가 협회 금메달 수상도
“○○씨 별세, △△ 교수 모친상=□일 A병원 발인 ◎일 오전. 연락처 02-1234-5678” 
신문을 읽다가 한 켠에 이렇게 한 줄로 끝나는 부고 기사를 본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 언론의 부고 기사들은 매일 지면을 할애해 망인의 살아생전 ‘이야기’를 담습니다. 그 중에도 뉴욕타임즈는 그동안 백인 남성에 대한 부고가 대부분이었다며 2018년 3월부터 ‘간과했지만 주목할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Overlooked)’라는 부고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운넷>은 이를 참고해 재조명이 필요한 인물들의 삶을 소개합니다.
허스트는 허스트 캐슬이 있는 언덕을 'La Cuesta Encantada(마법에 걸린 언덕)'이라고 별명 지었다. /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허스트는 허스트캐슬이 있는 언덕을 'La Cuesta Encantada(마법에 걸린 언덕)'이라고 별명 지었다. /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미국 캘리포니아 남서부 태평양 연안의 해변마을 산 시메온(San Simeon). 이곳에는 ‘허스트캐슬(Hearst Castle)’이라는 사적지가 있다. 연 평균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호화로운 건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유럽 양식으로 만들어진 이 저택에는 총 19개 응접실과 56개 침실, 61개 욕실이 있다. 또, 실내와 실외에 다양한 규모의 정원이 있고, 수영장과 테니스코트, 극장, 비행기 활주로 등도 갖췄다.

허스트캐슬은 줄리아 모건이 1919년부터 25년간 공들여 지은 건물이다. /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성에 가까운 이 저택은 미국 17개 도시에서 일간지를 매수·창간하고 INS 통신사·출판사·3개 방송국 등을 손 안에 넣었던 신문경영자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소유였다. 1957년에 허스트 사(Hearst Corporation)가 저택과 일대 부지를 캘리포니아 주에 기부해 주립 역사공원으로 지정됐다.

이 대저택은 캘리포니아에서 1904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건축사 면허증을 받은 줄리아 모건(Julia Morgan)이 허스트에게 의뢰받아 지은 작품이다.

모건은 1872년 1월 20일 찰스 빌 모건과 엘리자 파믈리 모건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났다. 모건은 광산 기술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지냈다. 어머니의 사촌은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 타워를 설계한 피에르 르브룅이다.

모건은 UC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토목 공학을 전공했으며, 26세에는 프랑스 유일의 공적 미술교육기관 ‘에콜 데 보자르(Ecole des Beaux-Arts)’에 여자로서 처음으로 입학 시험을 통과했다. 뉴욕타임즈(NYT)에 의하면 에콜 데 보자르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건축 학교였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San Francisco Examiner)'는 이를 보도하며 “영예를 획득한 캘리포니아 여학생(California Girl Wins High Honor)”이라는 표제를 달았다.

마크 윌슨의 책 '줄리아 모건: 아름다움의 건축가(Julia Morgan: Architect of Beauty)'에 의하면 모건은 은퇴 전까지 캘리포니아 주, 하와이 주, 일리노이 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700개 이상의 건물을 설계했다. /사진=허스트 캐슬 홈페이지
마크 윌슨의 책 '줄리아 모건: 아름다움의 건축가(Julia Morgan: Architect of Beauty)'에 의하면 모건은 은퇴 전까지 캘리포니아 주, 하와이 주, 일리노이 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700개 이상의 건물을 설계했다. /사진=허스트 캐슬 홈페이지

모건과 랜돌프 허스트가 만난 건 그의 어머니 피비의 소개 덕분이었다. 모건은 피비 허스트로부터도 건축 의뢰를 받았다. 피비 허스트는 지인을 통해 만난 모건에게 1913년 몬터레이 반도의 일부를 Y.W.C.A 컨퍼런스 센터(현재 명칭 ‘아실로마’)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NYT에 의하면 이후 16년 동안 모건은 그곳에 16채의 건물을 세웠다. 아실로마는 1956년 주립 공원 자격을 얻었으며, 1987년 건물들은 국가 사적지에 등록됐다.

뉴욕타임즈는 모건이 치마를 입었지만 일반 남성 건축가처럼 어두운 색의 정장 차림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엘리노어 리치는 그의 책 ‘서부의 탁월한 여성들(1975)’에서 “모건은 거추장스러운 핸드백 대신에 정장 주머니에 소지품을 넣고 다녔다”고 언급했다.

AIA 금메달 수상자의 이름은 워싱턴 D.C.에 있는 AIA 본사의 금메달 벽에 새겨진다. /사진=AIA 웹사이트
AIA 금메달 수상자의 이름은 워싱턴 D.C.에 있는 AIA 본사의 금메달 벽에 새겨진다. /사진=AIA 웹사이트

모건은 1950년대에 은퇴해 1957년 2월 2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2014년 미국 건축가 협회(AIA,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는 그를 금메달 수상자로 선정했다. 금메달을 수여하기 시작한 1907년 이래 첫 여성 수상자였다.

 

자료출처:

https://www.nytimes.com/2019/03/06/obituaries/julia-morgan-overlooked.html
http://hearstcastle.org/history-behind-hearst-castle/historic-people/profiles/julia-morgan/
https://www.amazon.com/Julia-Morgan-Architect-Mark-Wilson/dp/1423636546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62632&cid=40942&categoryId=34338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62547&cid=42635&categoryId=42635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340634&cid=40942&categoryId=40549
https://www.newspapers.com/title_9317/the_san_francisco_examiner/
https://www.aia.org/awards/7046-gold-me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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