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희생자의 넋을 위령하고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조성한 4?3평화공원의 전경./사진=제주4.3평화재단

한국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 인명피해가 많았던 비극적 사건. 1947년 미군정기부터 1954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까지 7년에 걸쳐 제주에서 벌어진 ‘4.3사건’이다.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 3만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 71주년을 맞는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오는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생존 희생자, 유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추념식은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4·3사건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더 나아가 희망을 전달하고 4?3을 위해 노력해 온 분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본 행사는 4.3 영령들이 겪은 억압과 생존수형인 18인의 공소기각 판결을 형상화한 ‘벽을 넘어’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미래를 향해 71주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를 담은 도올 김용옥의 ‘제주평화선언’ 낭독, 배우 유아인과 전국대표 6명이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젊은 세대의 결의와 다짐’ 등이 진행된다.

이낙연 총리의 헌화?분향 이후 제주출신 소프라노 강혜명과 청소년합창단의 애국가가 이어진다. 4·3경험자 김연옥 씨(당시 8세)의 외손녀 정향신(23세) 씨가 굴곡진 가족사를 낭송한다. 제일교포 4세 배우 강하나와 도남초 5학년 백지웅 어린이가 ‘고향의 봄’을, 안치환과 제주합창단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하며 무대를 마무리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 추념식을 위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위원장 이낙연)는 4·3희생자 130명, 유족 4951명 등 총 5081명을 추가 결정해 위패를 봉안하는 등 유족에 대한 위로와 예우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제주도는 4?3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추념식에 맞춰 이날 오전 10시부터 1분간 도 전역에 묵념사이렌을 울린다. 행안부 측은 “적기 공습에 따른 경보 사이렌이 아닌 만큼 국민들은 놀라지 말고 경건한 마음으로 1분 동안 묵념 후 일상생활로 돌아가 줄 것”을 당부했다.

추념식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행방불명된 분들의 표석 3896기가 설치된 묘역을 방문해 조형물 앞에서 행방불명인 영령에 헌화와 묵념을 실시하고, 행방불명인 묘역에 계신 유족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제주4.3사건 71주년을 맞아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추념식이 열린다./사진=행정안전부

아울러 제주도는 제주4?3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제고하고, 제주4.3 정신의 전국화를 위해 이달 2~4일 타 시?도의 공무원 및 블로거 등을 초청해 역사 탐방을 진행한다. 

행사에는 서울?부산 등 14개 시도에 소속된 파워블로거와 SNS기자단, 공무원 등 총 90여명이 참여한다. 첫날인 2일에는 원희룡 도지사가 참석해 제주4?3의 상징인 동백꽃 배지를 참석한 시도별 대표자에게 직접 달아주고 4?3의 전국화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한다.

3일에는 제71주년 4.3희생자 추념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추념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4.3 동백나무 심기 캠페인에 동참해 제주4?3평화공원에 시도별 동백나무 명패를 달아준다. 이후 4?3 당시 최대의 피해마을(리 단위)로 기록된 북촌리 너븐숭이 기념관과 북촌 4?3길을 탐방하는 등 제주4?3과 연관된 ‘다크투어’를 체험한다.

4일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끌레지오’의 제주기행문 글귀(‘어떻게 이 아름다운 곳이 학살터로 변했는지?’)가 새겨진 빗돌이 자리한 성산 터진목과 우뭇개를 돌며 4?3 당시 제주의 역사를 확인한다. 김종민 전 4?3 중앙위원회 전문위원과 도 교육청 한상희 선생님이 함께해 제주4?3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강연과 해설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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