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돈가스 그리고 농막 시즌 온(On)!>

1.
매년 3월 중순이면 농막부터 찾는다. 겨우내 묵은 때도 걷어내야 하지만 당장 3월 말, 감자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마늘 이랑에서 보온용 볏단을 제거한다. 여기 저기 손톱만한 싹들이 인사를 한다. 작년에는 혹한으로 절반 가까이 동사하는 바람에 이번엔 좀 더 두텁게 덮어두었다. 비닐터널 아래서도 봄동, 상추, 시금치 들이 겨우내 죽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 봄에 심어도 된다지만 겨울을 나면 더 달다는 얘기에 혹해 매년 가을에 파종을 하고 비닐터널로 보온을 해둔다. 

2.
모터는 또 고장이다. 지난해에도 얼어 터져 동네 이장님한테까지 전화 걸어 읍소를 했건만, 올해는 농막 안에 넣어두었는데도 길게 금이 가 있다. 그 사이로 지하수가 새어나온다. 아무래도 용접을 맡겨야 하려나 보다. 엑셀 파이프도 낡아 군데군데 깨졌지만 여분이 있어 쉽게 교체했다. 처음 농막을 지을 때만 해도 아무 것도 몰라 쩔쩔 맸는데 지금은 웬만한 고장엔 콧방귀까지 나온다. 

3.
점심을 먹은 후, 아내와 잠시 산책을 했다. 쑥은 여기저기 보이고 냉이와 달래는 막 시작하려는 듯 양지바른 곳에만 몇 개가 나왔다. 이곳은 추운 곳이라 아무래도 따뜻한 남쪽보다는 뭐든지 다 늦다. 냇가의 돌단풍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2주. 2주만 지나면 봄이 한창이겠다. 

오후에는 퇴비를 한 후 감자이랑 네 개를 만들고 낫을 들고 주변 잡풀과 잔가지들을 정리했다. 한참을 일하다 돌아가니 아내가 수고했다며 맥주를 한 캔 내어준다. 봄이다. 농막 시즌도 시작이다.

4.
<카레돈까스>
카레도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어른들은 카레밥, 아이들은 카레돈가스, 가족들에게 언제든 점수를 딸 수 있다. 

5.
<재료> 4인분

깍둑형 카레 4조각, 카레용 돼지고기 300g, 감자 1개, 양파 1개, 당근 1/2개

6.
<조리법>
- 감자, 양파, 당근을 엄지 손톱 크기로 깍둑 썰고 식용유 2T를 가열해 함께 볶는다. 
- 감자가 투명해질 때쯤 물 4컵을 넣고 10분쯤 끓인다. 
- 카레를 넣고 걸죽해질 때까지 저으며 익힌다. 
- 밥, 또는 돈가스에 부어먹는다. 

   tip) 돈가스는 슈퍼에서 냉동돈가스를 구입하면 쉽다. 기름을 넉넉히 붓고 가열한 다음 약 불에서 노릇노릇하게 익힌다. 센 불에서는 겉만 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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