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그동안 사회적경제 영역이 양적질적으로 팽창했으며 사회적 인식도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서울시 행정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난 14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주최한 ‘2019 서울사회적경제 2.0 비전선포식’에서 밝힌 일성이다.

서울시는 2012년 사회적경제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자치단체 최초로 민관협력형 사회적경제모델을 추진해 그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2019 서울사회적경제 2.0 비전선포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정열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이준형 서울시의원, 윤경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유영우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대표, 김용경 서울자활기업협회 회장, 이은애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김보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과 사회적경제기업 종사자들, 협의회,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아파트부터 학교까지...2018년의 시민 사회적경제는?

이 날 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사회적경제의 방식으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힘쓴 사례들을 발표했다. 1부는 정책 사례 발표, 서울 사회적경제 2.0 계획 발표, 민간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동참 선언 등이 이어졌다.

먼저 ‘2018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 시범사업’에 대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공동주택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활문제를 제기하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작년 8월부터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과 공동주택 주민이 돌봄, 에너지, 쓰레기, 환경, 먹거리, 건강 등 살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발굴하고 함께 해결해나갔다.

방소영 씨는 "간식 제공 프로젝트를 통해 하루 평균 98명의 청소년이 사회적경제기업의 건강한 간식을 먹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래미안아름숲아파트는 “건강한 청소년 간식 제공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 날 주민 방소영 씨가 이에 대해 발표했다. 방 씨는 “방과 후 청소년들의 간식과 돌봄 문제 해결하기”를 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래미안아름숲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상가에서 낮에는 활용되지 않는 가게를 3주 간 저렴하게 임대해 하루 3시간씩 다양한 간식을 2천 원 선에서 저렴하게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주민들이 직접 메뉴를 정하고 판매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방 씨는 “하루 100개 정도의 간식을 준비했는데 자주 소진됐다”며 “단기적인 시범사업이라는 사실에 주민들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도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는데, 주민 모두가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하드웨어적인 요소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한창업' 조합원 문재희, 변유진 학생은 "앞으로 학교 협동조합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사회적경제 체험 발표도 이어졌다. 선일이비즈니스 고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무한창업’ 조합원인 문재희, 변유진 학생이 나와 협동조합 인터넷 쇼핑몰 사업 ‘온라인 쇼핑몰 올고딩닷컴’에 대해 설명했다. 올고딩닷컴은 무한창업 조합원들이 작년 10월부터 운영한 공유경제 쇼핑몰이다. 학생들이 1~2번만 입거나 몸에 맞지 않아 제공한 옷들을 수선, 세탁해 판다. 포토샵, 마케팅, 판매, 회계 모두 학생들이 직접 한다. 변유진 학생은 “사회적으로 자원을 공유하고 경제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중고물품 판매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희 학생이 “올고딩닷컴은 소상공인들과 연계해 하나의 유통 통로 역할을 하며 소상공인 매출 증진에 기여할 것이며, 사이트의 영어 버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상 속으로 스며들자! ‘서울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계획’

사회적경제는 1.0은 양적 확대가 핵심 목표였다. 사회적경제 2.0은 어디에 초점을 둘까? 조완석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은 “양적, 질적 성장에도 시민들의 사회적경제 인지도 체감률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사회적경제가 일상에서 체감되는 서울’이라는 주제로 5가지 과제를 내세웠다.

과제 1. 시민체감형 지역순환 경제 구축
조 담당관은 먼저 시민들이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 추진 사업을 꼽았다. 주민들이 직접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선순환 경제체계를 구축하게 하기 위해서다. 올해 15개 단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35개 단지로 체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며, 커뮤니티당 3년간 최대 2억 원을 지원한다. 

사회적경제 지역돌봄 모델 실현 사업도 실행한다. 돌봄 SOS 센터와 연계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일상편의서비스’ 제공을 주도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돌봄 실현 및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가시화하려는 목표가 있다.

주민기술학교 기반지역관리기업 육성 사업도 언급했다. 주민기술학교를 설립해 주민수요에 의한 커리큘럼을 개발·운영해 학교 졸업생이 지역관리기업을 설립하면, 이 기업에 지역 공공서비스를 위탁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사회적경제 단계별 발전 전략. (그림. 서울시 보도자료)

과제 2. 시민자조기반 형성 지원
조 담당관은 “상호부조형 사회적금융 ‘서울 사회적경제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사회적경제 사업체 촉진을 위해 민간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공동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및 비영리민간단체에게 최대 10년간, 최대 25억 원을 2% 저리로 지원해 자산기반 마련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원활한 지원을 위해 ‘서울시 사회적경제 민관정책협의회’를 업종·세대·지역·역할별로 확대·개편하고 현장소통을 강화해 체감형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관 거버넌스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과제 3. 지속가능 생태계 기반 강화

올해 6월 만들어질 예정인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 1호 그림. (사진. 서울시 제공)

거점 산업분야 및 지역 특성과 연계한 업종별 클러스터(사회적경제 복합공간)을 조성하고 ‘서울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연계해 사회적경제 창업공간을 확충하는 등 공공자산의 사회적경제 활용 활성화도 꾀한다.

또한 소셜벤처 등 혁신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올해 6월까지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 1호’를 개관할 예정이다. 총 30개 내외 기업이 입주하며, 사무공간, 인큐베이팅룸, 회의실, 교육장, 네트워킹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1개소에서 시작으로 2022년까지 4개소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서울시내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해 ‘사회적경제 지역거점 공간’을 2022년까지 6개소 조성하고,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 등을 대상으로 지역의 경제?문화?인구 등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 

조 담당관은 “사회투자기금 확대를 통한 사회적 금융시장 견인을 위해 사회투자기금에 2020년까지 1천억 원 추가 출연할 목표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취약계층 청년에 3년간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사회성과 보상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서울시 사회적경제 사회적 가치 평가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겠다고도 언급했다.

과제 4. 판로개척 및 시민 인식 제고
공공구매 및 민간판로 확대를 위해 2012년 500억 원 수준이었던 공공구매 규모를 2022년까지 17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사회적경제 대표 브랜드마켓 운영, 거점 매장 및TV홈소핑 채널 확대, 공정무역 제품 판매처 확대 등의 노력을 할 예정이다. 사회적경제 브랜드마켓은 올해 1개소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4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 담당관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경영공시를 활성화하고, 각종 행사를 통해 사회적경제 인지도를 제고할 것이라는 서울시의 의지를 전했다.

조완석 서울시 사회적경제담당관은 "시민 중심의 사회적경제로 변화를 시작하도록 하겠다"는 서울시의 포부를 알렸다.

과제 5. 혁신인재 양성 및 국제협력 강화
조 담당관은 사회적경제 혁신인재 양성을 목표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신중년 등 사회적경제인을 2022년까지 1천 명 양성하고 2020년부터 서울시립대 내 ‘몬드라곤 팀아카데미’를 도입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더불어 신중년 인력양성을 위해서 50플러스재단 및 민간기업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2022년까지 45세 이상의 퇴직(예정)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취?창업프로그램:굿잡 5060’을 운영한다. 도시재생 및 사회서비스 등 사회적경제 분야 특화과정도 신설한다.

또한 서울시는 2020년부터 20명의 글로벌 청년리더를 육성해 해외 인턴십 선발, 파견을 위해 노력하고, 서울시가 주축이 돼 창립한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회원을 국내외 연대와 협력을 통해 현재 49개에서 2022년까지 200개로 늘릴 목적이다.

한편, 이날 행사는 퓨전 타악 퍼포먼스 팀 ‘슈퍼스틱’의 대북 공연, 뮤지컬 ‘영웅’ 출연진들의 노래 등 오프닝 공연으로 시작됐다. 사회적경제가 시민일상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시민 생활 속으로 녹아들어가겠다는 서울의 비전을 담은 선포식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사회적경제 1.0 정책에 참여자들의 사례 발표와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2.0 계획 발표,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이어졌다.

[Talk, Talk! 현장의 목소리]
‘별인별색 토크콘서트’는 각자의 분야에서 사회적경제를 빛내는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업과 도전 등 현장 그대로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였다.

2부에는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이 협업과 도전, 상품과 사람 등 현장 그대로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별인별색 토크콘서트’가 마련됐다. 슬로건이 ‘사회적경제, 서울시민 생활 속으로’인 만큼 각자 일상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빛내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었다.

‘아름다운커피’ 한수정 사무처장, 임팩트투자 플랫폼 ‘비플러스’ 박기범 대표, 정신지체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모아사회적협동조합’ 조상우 사회복지사, ‘엶 엔터테인먼트’ 이철우 대표가 앞에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 사무처장은 올해 르완다 여성 커피 농부들이 만든 '우먼스 커피(Women's coffee)'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름다운커피는 2002년 한국에서 공정무역을 처음시작한 재단법인이자 사회적기업으로, 저개발국 농가의 자립 지원과, 공정무역 교육, 캠페인 활동을 실시한다.

박 대표는 “비플러스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일반 시민들에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라 설명하며 사회적경제기업의 재무설계를 돕고 공공구매를 확장하는 신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조 사회복지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시면 좋은 차(茶) 세트를 선보였다. 그는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로어스가 데뷔곡 'Because of You'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연예인은 청소년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올바른 내용으로 올바른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면 청소년들이 긍정적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직접 아이돌 가수 팀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토크 콘서트가 끝난 뒤 엶 엔터테인먼트 소속 ‘플로어스’가 무대로 나와 깜짝 콘서트를 열자 관객들이 크게 웃으며 호응했다.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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