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마중물 어떻게 쓸까...주목받는 지역 중개기관 역할
사회적경제 마중물 어떻게 쓸까...주목받는 지역 중개기관 역할
  • 이로운넷=라현윤 기자
  • 승인 2019.04.16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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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나눔대부와 사회연대주식회사' 창립, 중개기관으로 성장 계획
경남, 대구, 강원 등 사회적경제 주체들 논의 시작
연대기금에 대한 지역 이해도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커

사회적금융 시장이 커지고, 올 1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사장 송경용, 연대기금)이 출범하면서 이를 중개할 간접금융시장인 중개기관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3월 8일 본지가 주최한 사회적금융 좌담에서도 전문가들은 연대기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중개기관 육성을 꼽았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연대기금은 현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우므로 중개기관을 육성·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현주 엘로우독 대표도 “중개기관이 없으면 돈이 정확한 곳으로 가기가 어려운데다 돈이 직접 투자되거나 정확한 목적이 없는 중개기관으로 간다면 애초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될 수 있다”고 중개기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주체다. 양동수 더함 대표는 “현장을 잘 이해하면서 그 돈의 흐름을 이어주는 지역 중개금융기관들이 적재적소에 만들어져야 한다”며 “대출이나 융자 중심의 중개기관이 있다면 투자 중심의 중개기관도 만드는 등 다양한 종류가 나와야 하는데 문제는 누구에게 맡기느냐이다”라고 주체의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도 이런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연대기금은 최근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의 역량강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육성사업'을 핵심 사업계획으로 설정, 상반기 중 지역 및 분야별 중개기관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연대기금은 체계적인 로드맵에 따라 사모펀드 운용사, SIB운영기관, 중개기관 등에 투, 융자 방식의 운영자금 지원과 전문인력 매칭지원 등 중개기관의 역량강화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는 각오다.

지역 순회 강연을 통해 지역 내 기금 운용의 주체적 역량 확립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는 한국사회혁신금융 측은 지역의 사회적금융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지역의 중개기관으로 신나는조합, 한국사회저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 등과 같은 기존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PEF 운용사 신보 및 거점신협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에 기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 및 네트워크조직들이 중요한 역할로 대두되고 있다. 박향희 신나는조합 상임이사는 “지역 지원기관들은 이미 현장의 기업들을 잘 알고 있기에 까다로운 심사 없이도 융자가 적절하게 되도록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이후에도 그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현재 시점에서는 이들이 중개기관으로 적절하다고 판단 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역 내 중개기관에 대한 고민과 준비 흐름은 어떨까. 

‘나눔대부와 사회연대주식회사' 창립총회./사진제공=나눔대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광주다. 

지난 2월 15일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회사인 ‘나눔대부와 사회연대주식회사(대표 정석주, 이하 나눔대부)’가 창립총회를 열고 조직화에 본격 나섰다. 나눔대부는 광주대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출신의 20여개 사회적경제기업과 이상면 광주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창립을 주도한 이상면 나눔대부 이사(광주대 사회적기업사업단장)는 "지역의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경우 기존 금융사 상품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정부 정책 자금도 지역에 이를 중개하는 금융기관이 없어 실질적인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나눔대부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융자, 자본투자 등 금융서비스 제공 ▲사회적경제 관련 컨설팅, 교육, 자문 등 비금융서비스 제공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금 조달 ▲사회적경제 기업과 지자체 간 교류 활성화 등의 역할을 한다. 지난 14일 설립 인가가 나면서 4월부터는 사회적경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출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이사(광주대 사회적기업사업단장)는 "요건이 갖춰지는 대로 금융위원회에 사모집합투자기구 업무집행사원(GP)으로 등록하고, 향후 연대기금이 지원하는 지역의 사회적금융 중개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남도 민간 중개기관 설립에 적극적이다. 사회적경제 당사자조직들 간의 협력 하에 최근 지역 소매금융기관을 설립했다. 정원각 경남사회적경제활성화민관추진단장은 “소매금융사들이 대다수 수도권에 몰린 상황이라 지역에 맞는 소매금융기관을 준비해왔다"며 "지난 1월에 '경남사회연대경제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했고, 최근 인가가 나서 상반기 내로는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은 향후 연대기금의 지역 중개기관으로서 역할을 염두하고 있다.   

경남은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지역 소매금융기관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 

대구는 커뮤니티와경제 그리고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함께 지난해부터 민간 중개기관 설립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에서는 자조기금을 고민하며 학습모임을 진행해왔다. 김재경 커뮤니티와경제 대표는 "올해 도매기금과 지역중개기관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상을 잡아갈 계획"이라며 "대구에서는 올해 안에 구체적인 움직임이 생길 듯 하다"고 전망했다. 

제주도 기존 중개기관 준비에 나서겠다는 고민이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속도는 느리지만 중개기관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가급적 공공기관-사회적경제 주체-지자체-지역 금융기관 등과 같이 논의하며 지역 내 수행 주체를 세워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중개기관 육성과 더불어 신협 등 기존 금융기관과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강원도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강원랜드 희망재단이 주도적으로 지역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시·군 네트워크와 같이 도 단위 기금을 만들고자 한다”며 “지금은 사회적금융 TF를 구성하는 등 논의를 시작하는 아주 초기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사회적금융 활성화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충남도 고민이 많다. 충남도는 민선7기 충남지사 공약사항에 매년 20억씩 5년간 100억 규모의 사회적경제기금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사회적경제기금 설치를 위해서는 조례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충남도의회 등 민관이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연구모임이 운영되고 있어 조례 제정에 적극적이다. 민간에서는 충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광역단위 중간지원기관인 공동체세움이 주축이 되어 지역 사회적경제 관계자들과 함께 소매기관에 대한 준비를 논의 중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시가 사회가치연대기금을 활용해 사회적경제를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전주시는 지난달 29일 사회가치연대기금을 활용한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해 향후 기금을 조성하고, 전주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조례를 개정하는 등 사회가치연대기금 운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사회가치연대기금이 조성될 경우, 전주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위원회를 통해 기금운용 방안을 심의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지역에서는 중개기관 논의가 활발하지는 않다. 

경기도 주태규 사람과세상 대표는 "현장조직 내에서 아직은 중개기관 논의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재찬 하재찬 사람과경제 상임이사는 “충북은 아직 중개기관에 대한 논의가 있지는 않다”며 “아직 지역에서는 연대기금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박찬무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기업이 가진 특성에 맞게 자금이 흐르려면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품앗이를 하고 기업, 행정이 거드는 모습이 자연스럽기에 지역에서도 연대기금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하지만 성격만 대략 알지 지역에서는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지역에는 금융 전문가가 없기에 연대기금의 자문 및 컨설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연대기금 등 정부나 지자체, 금융기관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현장조직들의 적극적인 고민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는 “현장에서 연대기금에 대해 ‘우리를 지원하는 또 다른 기관’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개기관 문제에 대해서 오히려 현장조직들이 자기 필요를 가지고 거버넌스를 함께 꾸려야 중개기관이 자기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연대기금도 올해 조직 정비를 마치는데로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개기관 육성을 통해 시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독립성, 투명성, 책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도 13일부터 자금수요가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금융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 중이다. 오는 4월 초까지 경기, 인천, 강원 등 10개 권역을 돌며 사회적금융에 대한 이해, 각 기금별 상품 안내 등을 내용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다양한 사회적경제 정책과 사회적가치 의미 널리 알리기에 이로운넷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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