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잡기 위해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티맵(T map)택시’를 켠 이로운 씨. 주변 택시를 검색하자 화면에 ‘고요한택시가 배차되었습니다’라는 문장과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라는 설명이 보인다. 도착한 택시에 올라탄 후 조수석 뒷면에 달린 타블렛PC에 목적지를 입력했다. 입력 내용은 운전석 타블렛PC에 전송됐다. 차가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몇 분 지나자 이로운 씨는 히터 바람이 답답했다. 타블렛PC 메시지 기능을 활용해 기사에게 히터를 꺼달라고 부탁했다. 차 안은 고요했다.

이달부터 티맵택시 사용자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 SKT)은 14일 ‘청각장애 택시기사를 위한 티맵택시 앱 출시 설명회’를 열고 티맵택시 앱 신기능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사회적기업 ‘코액터스(대표 송민표)’와 협업을 통해 제공한다.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와 SKT 여지영 TTS 유닛장 /사진=SKT

지난 2017년 대학교 창업 동아리 ‘인액터스’에서 출발한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 취업률이 다른 장애인에 비해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들의 취업 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의 취업 가능 분야를 확인하던 중 택시 기사로의 취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지난해 6월 청각장애 택시기사와 승객 간 의사소통을 돕는 솔루션인 고요한택시를 개발, 운영 중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중인 고요한택시는 서울, 경주, 남양주 등 지역에서 총 12대다. 올해 청각장애인 기사 100명 양성이 목표다.

고요한택시를 설명하는 티맵택시 화면

여지영 TTS 유닛장은 “고요한택시 사업 취지를 듣고 SKT는 더 많은 청각장애인 기사들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사회적기업의 아이디어와 ICT 기업 플랫폼과의 결합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 운전자가 없어 차고지에 서 있는 유휴택시 활성화, 사회적기업 자립기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들은 55dB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라며 "경적 소리가 110~120dB(데시벨)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소리를 못 들어서 안전 문제가 생길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SKT는 티맵택시 앱 내 청각장애인 기사 전용 기능, 핸들에 부착할 수 있는 콜 수락 버튼 ‘콜잡이’, 승객과 기사 간 소통을 돕는 PC타블렛을 선보여 시연했다.

우선 승객이 티맵택시로 택시를 호출하면 호출받은 기사의 휴대폰 화면이 깜빡거린다. 이를 확인한 기사가 콜잡이 버튼을 누르면 승객 앱에 고요한택시가 배차됐다는 알림과 함께 그에 대한 설명이 뜬다. 승차 전에는 앱 메시지로, 승차 후에는 조수석 뒷면과 운전석 앞에 부착된 타블렛PC로 기사와 대화할 수 있다.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는 “고요한택시를 운행하며 불편했던 점들을 티맵택시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양성하기 위해 취업설명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사의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안전 운전을 돕는 '콜잡이' 버튼

티맵택시 앱은 3월 중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1~2주 간의 앱 사용 교육을 거쳐 배차를 실시한다. 여 유닛장에 의하면 SK에너지도 청각장애 기사를 고용하는 법인에 할인혜택 등을 제공해 청각장애인 기사 고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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