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공적영역에서 시작한 마중물…현장이 끌어가는 연대기금 돼야”
[특별좌담]“공적영역에서 시작한 마중물…현장이 끌어가는 연대기금 돼야”
  • 진행=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정리=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3.1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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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만에 닻 올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효과적 운용을 위한 전문가 제언

연대기금, 사회적금융의 저수지를 만드는 역할 해내리라 기대
현장 이해하면서 돈 흐름 연결하는 지역 중개기관 적재적소 설립 필요
3천억 마중물 +α 재원 있어…사회적경제기본법 등 포함 법·제도 확실히 완비돼야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의 적극적 참여 중요…지역 자본연대·자조기금 조성에 나서야
기금 관점, 사회적생태계 조성 큰 틀에서 바라봐야

▶참석자 =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박향희 신나는조합 상임이사·양동수 더함 대표·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제현주 옐로우독 대표(가나나순)
▶사회=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

지난 8일 본지는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에 맞춰, 효과적인 기금 운용과 활용에 대한 전문가 제언을 듣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제도권 금융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적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아랫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대표, 양동수 더함 대표, 모성훈 이로운넷 기획실장,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박향희 신나는조합 상임이사, 문보경 사회투자지원재단 상임이사,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 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  

지난해 2월 8일 정부는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에서 사회적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촉매제로 3000억 원 규모의 민간기금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설립추진단이 만들어진 이후 근 1년 만인 지난 1월 23일, 기금운영을 전담하는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사장 송경용 신부, 이하 연대기금)이 출범했다. 연대기금은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사업 첫 해인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 확정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본지는 지난 3월 8일 연대기금 출범에 직간접 관여한 각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기금이 지역 곳곳으로 스며들게 하기 위해 고려해야할 점, 기금 운영을 위한 중개기관 설립과 역할, 기금에 대한 사회적경제 현장의 목소리 반영 등 효과적인 기금 운영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윤종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지속성장본부장도 좌담회 참석이 예정돼있었으나, 내부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기금 운용에 대한 의견을 메일로 보내와 게재합니다. 기사에서 ‘기금’은 돈의 개념, ‘연대기금’은 운용주체인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을 의미합니다.

- 신혜선 편집장(사회) = 도매기금 설립이 공식화된 후 운영주체가 설립되기까지 근 1년이 걸렸다. 임팩트 자금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늦은 건지, 아니면 적당한 속도로 가고 있는 건지. 기금 출범 의의에 대해 짚고 가자.

더함 양동수 대표는 "1% 수익률을 보여주고 안정성을 인정받으면, 여기서 10조 원, 20조 원을 쓸 수 있는 구조가 생길 수 있는데, 그 실험을 기금으로 하자는 것"이라 말했다. 

▶양동수 대표(양동수) = 좀 더 빨리 완성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가치를 위한 도매 기금을 만들고, 운용주체가 생겼다는 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간·풀뿌리 중심으로 이뤄지는 활동은 해외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독특하게도 정부가 상당한 수준으로 밀어주면서 민관 협력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발전하는 중이라고 본다.

▶제현주 대표(제현주) = 기금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영역 자체를 놓고 봤을 때 한국이 늦었다고 볼 수 없다. 공적 영역에서 이만큼 밀어주는 나라는 보기 힘들다. 영국은 특별한 사례고, 미국은 민간 분야에서 주도했다. 우리나라에서 2년 사이에 있던 흐름에 대해서는 해외 인사들도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다만, 민간 자본 시장과 연결점을 찾아야 한다. 공적 영역이 밀어줘서 만들어진 자금이 실제 자본 시장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자본으로서 승수효과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자본 시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점을 찾는 일에 대해 충분히 고려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문보경 상임이사(문보경)= 기금 자체는 가치중립적 개념이다. 관건은 기금이 만들어지는 환경이다. 환경에 따라 기금이 의미를 가질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재원이 모이는 환경은 어디에 사용하게 할 건지 결정하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프랑스에 가보니 이미 사회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정착된 상태에서 기금이라는 형태로 돈을 모으더라. 끊임없이 돈이 제공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법이 없으므로 정치적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박향희 상임이사(박향희) = 해외사례를 보면,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경우 조합 형성 초기에 ‘노동인민금고’라는 금융이 같이 성장했다. 캐나다 퀘벡에서도 ‘샹티에(사회적경제 협의체)’가 출범한 다음 해 ‘RISQ(퀘백사회경제투자네트워크기금)’가 조성되면서 사회적경제가 성장하는 데 굉장한 역할을 했다. 사회적금융이 성장할 때 사회적경제 영역이 탄력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적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위한 기금은 한 번도 없었고 항상 공적인 자금에 의존해 왔다. 그래서 이번 기금도 기존의 공적 자금 틀 안에서 형성된 사회적금융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동안 금융의 중요성에 관한 고민이 더디게 진행돼온 게 아닌가 싶다.

논의 과정에서 실제 기금이 얼마나 모였는지, 언제 집행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추상적이고 정보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 참석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도 서로 달라 본지가 연대기금에 직접 물었다. 박학양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사무총장은 “현재가 결산 시기이기도 하고, 출연기관들의 입장이 있어 구체적으로 얼마를 언제 출연한다고 확답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하반기부터 집행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 사회 = 출범과 동시에 숙제가 많아 보인다. 인내자본 공급과 사회적 금융 중개기관 육성 등 연대기금의 구체적 목표가 있다. 연대기금은 기금 운용을 위해 단기적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한국사회혁신금융 이상진 대표는 "기금은 합리적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사회적경제 영역에 유입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진 대표(이상진) = 기금은 합리적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사회적경제 영역에 유입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적경제 영역에 투자가 필요해도 합리적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며 관련 경험이 많은 중개기관도 별로 없다. 도매기금이 자금조달을 돕고, 투·융자가 활발해지게 한다면 사회적경제가 성장하면서 언젠가는 주류 시장의 투자자들도 참여하지 않을까. 연대기금은 현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우므로 중개기관을 육성·협업해야 한다. 초반에는 돈 끌어오는 데 집중하겠지만, 결국 중개기관과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현장에 돈을 내놓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제현주 = 돈과 돈이 필요한 곳 사이에 중개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돈을 만드는 속도와 중개기관이 육성되는 속도가 맞지 않다. 후자가 전자보다 어렵다. 중개기관을 만들 때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중개기관이 없으면 돈이 정확한 곳으로 가기가 어렵다. 또한 돈이 직접 투자되거나 정확한 목적이 없는 중개기관으로 간다면 애초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중개기관도 하나의 기관으로서 장기적인 생명력을 갖도록 설계가 돼야 하는데, 기금 하나만 보고 중개기관을 만들어 끌고 갈 수도 없다. 

▶문보경 = 중개기관의 종류와 목표에 따라서 파트너십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막연하게 중개기관이라고 얘기하는데, 현장의 수요와 필요에 따라서 성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도매기금의 취지는 기존 금융권을 이용하기 힘든 사회적기업에 지원해주려는 거다. 중개기관이 운영비 압박을 받지 않고 운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기금을 이용하게 될 사회적기업으로 이전되는 부담이 없을 것이다.

이로운넷 신혜선 편집장.

▶양동수 = 3천억 원을 모으고, 이를 정말 잘 활용한다면 3조 원 정도 승수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사회적경제의 현장 뿐 아니라 지금보다 10배 늘어날 미래의 현장까지 예상해서 돈의 흐름을 결정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개기관이 더더욱 중요하다. 이제 사회적경제의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금융의 첫 번째로 연대기금이 등장했다. 점점 금융이 고도화되면서 사회적경제 내 요소도 확장될 것이다. 일단 현장을 잘 이해하면서 그 돈의 흐름을 이어주는 지역 중개금융기관들이 적재적소에 만들어져야 하고, 지역뿐 아니라 산업별 또는 영역별로 특화된 중개기관도 필요하다. 또한 대출이나 융자 중심의 중개기관이 있다면 투자 중심의 중개기관도 만드는 등 다양한 종류가 나와야 한다. 문제는 이 역할을 누구에게 맡기느냐이다.

- 사회=중개기관 설립에 대한 이슈가 큰 듯하다. 최근 광주에서 중개기관 역할을 할 기관이 만들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지역에서 이 역할을 맡을 곳이 적당한가. 

▶박향희 = 중개기관은 투자 전문이나 융자 전문 등 여러모로 전문성을 지닌 곳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신나는조합이나 사회혁신금융을 포함한 여러 기관들이 교육 과정, 커리큘럼 등을 만들어 중개기관을 육성하고 기금에서 사업비를 얹어 주는 방식도 좋다고 생각한다. 기금이 모든 걸 할 수는 없으니 유연하게 역할을 나눠서 일을 맡는 게 중요하다. 신나는조합을 포함한 대부분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조직들이 비영리법인이고, 목적 사업 내에서 하는 거라면 괜찮다.

융자 중심 기관인 신나는조합은 2017년부터 서울 외 권역별 통합지원기관들과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2017년에는 2개 지역, 2018년에는 11개 지역 기관과 함께 했다. 신나는조합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개별 기업에 대출해주면, 기관이 실사를 실시하고 두 달에 한 번씩 기업을 방문해서 돈이 잘 쓰이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관은 운영비를 받았다. 박향희 이사는 “지역 지원기관들은 이미 현장의 기업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심사 없이도 융자가 적절하게 되도록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이후에도 그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이들이 중개기관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회투자지원재단 문보경 상임이사는 "중개기관이 운영비 압박을 받지 않고 운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기금을 이용하게 될 사회적기업으로 이전되는 부담이 없을 것"이라 언급했다.

▶양동수 = 확산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 내가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옆에서 같이 잘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더함도 소셜 디벨로퍼의 판 자체를 키우기 위해서 다른 소셜 디벨로퍼들을 육성하는 일이 절실하다. 중개기관 육성도 마찬가지다. 연대기금에만 요구할 일이 아니다. 사회적금융 활성화가 정부 기조라면 이를 정책에 반영해 중개기관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나 주체를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

▶문보경 = 현장은 뒤 처지는 경향이 있다. 민간기금이지만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연대기금은) 우리를 지원하는 또 다른 기관’ 정도로 인식한다. 따라서 중개기관 문제에 대해서 오히려 현장조직들이 자기 필요를 갖고서 거버넌스를 함께 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중개기관이 자기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중개기관을 특성화하는 것, 기존 기관의 경험을 확산하는 것은 기금 측이 잘 설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더 잘 가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좋은 사례가 나오길 바란다. 

- 사회 = 연대기금이 운용할 기금은 도매기금 성격으로 임팩트가 큰 사회인프라 쪽에 투자 비중이 크지 않나. 사회적경제 개별 기업의 요구와 맞아떨어질지 궁금하다.

▶문보경 = 수요자 입장에서는 재무설계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므로 이를 담당해줄 누군가가 있어야 실제 수요와 맞는지, 기금을 써야할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수요자가 필요한 돈의 성격, 용도 등이 막연한 게 현실이다.

▶양동수 = 에너지·환경·SOC 사업 등 큰 프로젝트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진행할 때, 현재는 중개기관이 충분하지 않으니 일정 부분은 직접 투·융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가 중개기관 육성은 뒷전이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둘은 충돌된다기보다 목적 사업 중에 분야를 나눈 거라 보면 된다. 중개기관만을 통해서 사회적 프로젝트까지 하겠다는 게 아니고, 중개기관을 통해 하는 투·융자, 사회적 임팩트가 있는 사업 대상 직접 투·융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열어놓았다. 

양동수 대표는 연대기금이 위험부담을 지고 주도적으로 모델 사례를 만드는 역할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커뮤니티 센터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연대기금이 후순위 지분으로 들어가고, 일반금융기관이나 중개금융기관들이 선순위나 후순위 지분으로 들어오는 모델을 만들어내서 포트폴리오를 형성한다면, 이걸 참고해 지역 금융기관들이 따라할 수 있다.”

▶박향희 = 최근에 서울시 사회투자기금과 사업을 어떻게 할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부분 융자는 1억 원 한도에서 5년 상환 등 기본적인 틀 안에서 했는데, 장기적인 투자가 되고 금액도 커져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3억 원 한도 8년 상환인 상품을 내놓아보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연대기금도 첫 해 모든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현장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사회 = 기금 조성과 사용에서 지역단위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구조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연대기금도 일정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보경 = 지역 현장에서는 돈을 모으면 연대기금이 매칭해줘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지역에 모은 돈을 기금에 태우지 않고 중개기관에 출자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 방식을 통해 매칭을 받으면 더 많은 펀드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밀착해서 좀 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신나는조합 박향희 상임이사는 "기금이 기존에 중개기관 역할을 해왔던 곳들과 손을 잡고 지역 중개기관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나는조합 박향희 상임이사는 "기금이 기존에 중개기관 역할을 해왔던 곳들과 손을 잡고 지역 중개기관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향희 = 사회적금융 안에서 지역의 핵심 활동은 ‘자조 기금’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자조기금 모으려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기금의 초기자금을 모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더라. 그래서 신나는조합이 자조기금을 만들겠다는 지역의 협의체에 종자돈(씨드머니)을 대출해줬다. 지역에서 자조기금을 만든다는 주체들이 세워지면 씨드머니를 초기에 융자해주는 것. 이것도 연대기금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이상진 = 당사자들이 직접 결의해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협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발성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실리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거다.

▶문보경 = 속도의 문제일 뿐 기금의 사용 방향은 잡혔다. 중개기관 역할도 명확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사회적경제 종사자들 스스로를 대상화하면 위험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소통하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명확해질 것이다. 현장 관계자들도 분발해야 한다. 또한 자조기금이나 공제 등을 통한 자본 연대도 필수적이다. ‘기금에 돈을 내야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얼마를 내야 하는가’라는 고민으로 발전해야 한다.

- 사회 = 오랜 시간 의견 개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기금을 잘 운용하기 위한 제언에 대해 마무리 발언을 부탁한다.

▶문보경 = 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정부가 출연을 못한다. 위탁 형태로든 계속 순환된다는 전제 하에 여기까지 온 건데 정부가 나서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또한, 민간의 돈을 모으는 것과 별개로, 각 부처가 기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동반성장을 도모하려면 투자은행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능력을 갖춘 곳이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제안하면 여기에 연대기금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현장에 확신을 줘야 하지 않을까.

▶양동수 = 연대기금 출범이 오래 걸린 이유는 그만큼 꼼꼼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수혜자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늘 그렇듯 현장과 시차나 이해의 폭이 달라 어렵다. 그럼에도 사회적금융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제대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미래 시민사회의 자산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좋은 기회다. 현 정부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를 지향하는데, 포용적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생활SOC 등 사회적 가치가 포함되지 않을 수가 없다. 더불어 3천억 원이라는 기금 규모와 상관없이 우리가 사용할 자금은 더 많다고 본다. 부처에는 각종 연기금 등 여유 자본이 수십조 원이다. 1% 수익률을 보여주고 안정성을 인정받으면, 여기서 10조 원, 20조 원을 쓸 수 있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 그 실험을 기금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걸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민금융진흥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을 포함해서 법 제도가 확실히 완비돼야 한다. 사회적경제 종사자들도 기금 자체만 보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건설적이고 대안적인 비판을 하면서 연대기금을 바라보고 이끌어가길 바란다.

옐로우독 제현주 대표는 기금을 목적에 맞게 쓰기 위해서는 "돈을 만드는 속도와 중개기관이 육성되는 속도를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현주 = 다양한 우려, 각기 다른 종류의 필요 때문에 너무 빠른 기대를 하는 게 독이 될 수 있다. 숫자로 환산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목적과는 다른 곳으로 돈이 흘러가버릴 수 있으므로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있는 사람들도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야 하지 않을까. 당사자들을 당장 모두 만족시키려 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고 처음부터 단추를 잘 꿰어나갔으면 좋겠다. 더불어 투자은행 역할을 해주는 중개기관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은행은 구조화를 해주고 신디케이트 결성도 해준다. 중개기관을 위한 중개기관이 필요하단 얘기다. 사회적경제 내에서는 아직 금융 전문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개별 중개기관이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문제는 물리적, 제도적 한계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탈은 융자를 못한다. 융자를 하려면 새로운 라이선스, 새로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제약이 좀 풀어져야 한다.

▶이상진 = 연대기금이 사회적금융의 저수지를 만드는 역할을 분명히 해내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중개기관으로서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한 가능성을 형성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수요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니 기금과 파트너가 되어 자유롭게 소통하고, 긴 호흡을 갖고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박향희 = 현재 서울 외 지역으로 내려가는 돈의 통로가 부족하므로 기존의 중개기관 역할을 해왔던 곳들과 손을 잡고 지역 중개기관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지역에서 중개기관을 만들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개기관이 손실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기 때문이다. 기업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100% 책임을 져야 한다. 신나는조합이나 사회혁신금융은 그게 본연의 미션이라 괜찮지만, 그러면서까지 중개기관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곳도 있다. 중개기관이 책임을 어느 정도 지게 해야 하는지 합의를 통해 기준선을 정해야 한다. 또한 기존에서는 우리가 위에서 내려오는 돈을 받아서 쓰는 수직적 구조였다면, 기금과는 파트너십을 맺어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하길 기대한다.

▶윤종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지속성장본부장
사회적가치연대기금의 출발에 환영하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제 본격 기금이 조성되고 사회적 투자, 임팩트 투자가 시작되면 그 기대는 더 커질 것이다. 다만, 연대기금은 도매금융의 성격이 커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투·융자 등의 사업을 직접 실시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부분에 대한 안내 및 홍보가 필요하다. 최근 사회적금융이 성장하는 만큼, 기존 정책자금 공급자들의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더 높아져야 한다. 또한 기존 금융권 대출상품들이 대다수 영세한 사회적기업이 이용하는 만큼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 이에 사회적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금융상품의 설계가 필요하다. 합리적인 사회성과지표를 개발·적용하여 재무적인 성과나 상황 등의 요건 외에도 사회성과 측정값과 발전가능성에 따라 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저리의 장기간 금융대출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개발된 금융상품으로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금융사의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캠페인·홍보 등으로 활용해 상생의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공동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금융도 더 활성화 됐으면 한다. 어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하고자 할 때, 현재의 금융 제도로는 지원이 쉽지 않은 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 지역의 환경 또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노력을 해 나가기로 하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 이를 실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금융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문제 해결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
참석자들은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의 적극적 참여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지역 자본을 연대하고 자조기금을 조성하는데 적극 나서야하며, 특히 도매기금과 기금을 운용하는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을 사회적생태계를 조성하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할 것을 당부했다.

 

진행=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정리=박유진 기자/사진=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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