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9 유관순'은 역사 고증을 통해 사실적으로 유관순의 삶을 재현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상징적 인물인 유관순 열사(1902~1920)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지난달 27일 먼저 스크린에 걸린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지난 1~5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더니,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또 하나의 작품 ‘1919 유관순’ 역시 100주년을 기념해 이달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19 유관순’은 일제에 맞서 싸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여성 독립운동가라고 하면 오래 전부터 ‘유관순’ 한 명으로 상징돼 왔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유관순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작품을 제작한 유관순문화전문유한회사는 백석대유관순연구소, 유관순기념사업회의 고증을 통해 사실적이면서 직설적으로 이들의 삶을 담아냈다.

‘다큐멘터리’ 장르로 분류된 ‘1919 유관순’의 틀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2018년 미국 맨해튼을 배경으로 한국의 독립운동에 관심을 가진 ‘뉴욕타임스’ 기자가 전체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로 등장한다. 

'1919 유관순'은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갇힌 여러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두 번째는 유관순, 권애라, 어윤희, 심명철, 김향화, 노순경, 임명애 등 서대문 형무소 8호실 감방에 수감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배우들의 연기로 표현한 극영화다. 이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유와 감방에서의 비참한 삶 등을 재현해냈으며, 여기에 배우 하희라의 내레이션을 더해 당시 상황을 보다 극적으로 되돌아보게끔 했다.

마지막은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각계각층 인사들 증언한 인터뷰다.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교회 목사, 열린선원 법현 스님, 이희자 근우회 회장,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 한용길 CBS 사장, 오준 전 UN 대사,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양승조 충청남도시자 등의 이야기를 작품 곳곳에 배치해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걸맞는 사실성을 강조했다.

내레이션, 연기, 증언 등 3가지 표현 방식이 불규칙적으로 뒤섞이면서 어느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1919 유관순’만의 독특한 서사가 완성됐다. 다큐와 드라마가 섞인 ‘팩션(fact+fiction)’의 방식을 통해 숨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알리고, 이들의 이름을 알리는 일에 방점을 찍었다.

'1919 유관순'은 수원에서 만세운동을 이끈 기생 김향화 등 다양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사연을 조명했다.

제목처럼 유관순의 이야기도 충실히 담겨 있지만, 8호실에 함께 갇혔던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사연을 균형감 있게 다루는 데 집중했다. 학생, 기생, 간호사, 과부, 임산부, 시각장애인 등 평범한 백성이었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앞장섰던 여성들의 투지와 열정만큼은 남성들에 뒤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엔딩크레딧이 오를 때쯤이면, 이들 모두가 또 다른 이름의 ‘유관순’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유관순을 연기한 배우 이새봄은 “내 나라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 일인지 이번 기회에 느꼈다”며 “살면서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느꼈다. ‘1919 유관순’을 통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자세히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몇 고문 장면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하고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나 죽음이 옥죄어오는 순간에도 결의에 차 빛나던 그녀들의 눈빛이 더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마지막 씬에서 유관순은 2019년 현재의 후손들에게 “어느 시절이라고 행복할 수만은 없지만, 부디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감독 신상민. 배우 이새봄, 김나니, 박자희, 양윤희, 류의도, 김무늬, 황도원 등 출연. 14일 개봉. 

독립운동가에 대한 역사적 기록물과 각계각층 인사들의 인터뷰를 더해 '다큐멘터리' 장르에 충실했다.

사진제공. 유관순문화전문유한회사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