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를 보장하는 임금이야말로 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데스몬드 교수는 주장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22일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사회적 효과에 관한 프린스톤대(Princeton University) 매쑤 데스몬드(Matthew Desmond)교수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데스몬드 교수는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저임금은 저소득 노동자의 흡연율 감소, 10대 알코올 소비율과 출산율까지 감소시키는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 2014년 취업비자로 미국에 온 과테말라(Guatemala) 출신의 페이즈(Julio Payes)는 미영주권자다. 그는 캘리포니아 에머리빌(Emeryville, Calif.)에서 두 개의 전일제 직업으로 최저임금을 받고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했다고 한다. 밤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햄버거점인 24시 맥도날드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휴식 후 취업알선업체인 에어로텍(Aerotek)에  나가 대기하고 있다가 오전 8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임시로 일자리가 나면 어디든 갔다. 그는 잠을 깨우기 위해 커피와 소다수를 마셨다고 한다.

"그 당시 나는 기력이 없고 항상 우울한 상태에서 좀비가 된 기분이었다.” 

페이즈는 이후 식료품점 통로에서 과로로 쓰러졌다. 그의 나이 24살때였다.

머리빌 시의회가 시의 최저임금을 재고하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이었다. 오클랜드(Oakland)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에서 12달러 25센트로 인상하는 안이 통과된 후 에메리빌도 이에 맞추고자 했다. 2015년 5월 역사적인 화요일 밤 에머리빌 시의회는 2019년까지 시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약 16달러로 인상하기로 의결했고, 그것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을 능가하는, 당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최저 임금이었다. 에머리빌의 근로자 55명 이하 사업장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이 2016년  13달러, 2017년 14달러, 2018년  15달러로 급증했다. 올해 7월 1일에는 시간당 16달러에 달할 예정이다. 

페이즈는 지금 버거킹(Burger King)에서 시간당 15달러, 큰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며 15.69달러를 벌고 있다.

"임금인상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일주일에 48~ 60시간 정도 일하며 더 많은 잠을 자고  공원을 산책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어 몸이 좋아졌다." 

그는 커피와 소다를 마시다가 임금이 인상된 후부터는 물과 아이스티로 바꾸었는데, 이것은 그의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그의 인지적 부하가 완화되면서 할 수 있게 된 의지적 행동이었다고 데스몬드 교수는 보았다. 그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적은 액수지만 저축예금을 개설했고, 동생 알렉산더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종종 그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기도 한다.

데이몬드 교수는 수년간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최저임금을 논의하면서 그것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 임금 폭등이 어떻게 고용을 감소시키고, 가격을 상승시키며, 노동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을 되풀이 했지만,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이 인상되었을 때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도외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국에 여러 소규모 연구기관에서 최저임금인상이 공중보건에 어떠한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임금 상태에서 근로자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치료비를 더 잘 지불한 반면 저임금 상태에서는 근로자들이 의료 약속을 자주 어겼음이 드러났다고 그는 밝혔다.

데이몬드 교수가 소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인상으로 저소득 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완화돼 흡연율이 감소됐다.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는 어린이들이다. 조지아공대(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공공정책대학원 불린저(Lindsey Bullinger) 조교수는 2017년 연구에서 최저임금을 1달러 인상하면 아동방치 신고가 거의 10%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데이몬드 교수는 이 결과를 인용하며, "이런 연구들은 심각한 아동학대 감소와 같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밝혀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에만 집착하는 경제학자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인상은 저체중 아동의 감소, 10대 알코올 소비율 감소, 10대 출산율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고 불린저 조교수는 전했다. 미국 공중보건 저널에 게재된 2016년 연구에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뉴욕시에서 발생한 대략 2,800명에서 5,500명의 조산자들이 시의 최저 임금이 시간당 15달러였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모성 건강 문제에서 종양 성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불리한 조건들과 연관돼 있었다. 임금 인상은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안도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데이몬드 교수는 "임금인상이 시중의 어떤 약보다 효과 있는 명약임을 알게 됐다"는 뉴욕시 건강정신위생국 연구원인 차오(Tsu-Yu Tsao)의 의견도 인용했다. 최저임금 15달러가 우울증 치료제, 수면 보조제이며 다이어트요법일 뿐더러 스트레스 해소제이고 10대 임신을 막는 피임약이고 조산을 방지하며 그것은 아이들 방치를 막는다는 것이다.

가난은 참기 어렵고 수치심을 유발하며 지치게 한다. 적정한 임금 인상은 사람들의 복지와 행복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빈곤은 싼 값으로 결코 개선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증가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데스몬드 교수는 주장했다. 

2016년까지도 미연방 최저임금은 시급 7.25달러 이하로, 220만 명의 근로자가 이 조건에서 일했다고 데이몬드 교수는 밝혔다. 그는 최근 예방 의학보고서를 인용, "이러한 저임금은 직업상의 위험요소로 간주될 수 있으며,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저임금 근로는 석면, 유해화학물질, 또는 가혹한 노동조건에 노출되는 노동자의 실상과 별 차이가 없다"며 "이런 독소는 노동자와 그 자녀들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데, 최저임금의 인상이 그러한 문제를 치료하는 강력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19/02/21/magazine/minimum-wage-saving-lives.html?action=click&module=Discovery&pgtype=Homepage

키워드
#최저임금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