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공익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시도되는 아이디어나 진행 방식 또는 계획인 ‘(사회변화) 솔루션 모델(Social Solution Model)’ 중 주목받고 있는 몇 가지 모델의 실제 사례들을 알아본다. 개념과 현황, 필요성 등은 앞 선 칼럼을 참조하길 바란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언급했다고 하는 아프리카 코사족의 속담이다. 이 말을 공익활동에 조금 다르게 응용해보자면 ‘(변화를) 크게 이루려면 함께 가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도로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주체가 모든 전문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사회 변화를 꿈꾸는 혁신 활동가라면 협업에 대한 식견과 경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서의 ‘파트너십’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부족한 자원을 상호 출연하여 힘을 합하거나, 더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해 통합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인 협업 모델은 공익주체들 입장에서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현장에서 현실화 시키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변화의 크기와 속도, 강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주체를 끌어들이고, 자원을 엮어내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조해내는 역량은 이제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개념도

관련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 아프리카 영유아 사망률를 낮추기 위한 백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 온 게이츠재단의 가장 큰 고민은 ‘온도에 민감한 백신을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였다. 자체적으로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냉장 창고와 배송 시스템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했다. 이를 해결한 것은 게이츠재단이 아닌 ‘코카콜라’라는 ‘파트너’였다. 아프리카 거의 전 지역에 영업 유통망을 가진 회사인 코카콜라는 의약품의 보관과 보급에 가장 적임자였던 것이다. 코카콜라와의 협업을 통해 게이츠재단은 아프리카 지역에 효율적으로 백신을 보급할 수 있게 되었다.(Project Last Mile)

# 브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 전쟁, 노동착취 등에 의해 생산/유통된 다이아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최대 다이아몬드 소비/가공회사인 티파니(TIFFANY&Co.)에게 지속적인 압박을 가했다. 이 둘의 애증(?)관계는 향후 글로벌 위트니스라는 단체를 포함한 3자 협업으로 이어졌고, 결국 다이아몬드의 국제 유통 표준인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ey Process'의 제정으로까지 나아갔다. 

# 2018년 감동적인 사건 중 하나였던 <태국 동굴 소년들 구출작전>은 한마디로 ‘협업’이라는 솔루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시가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구조 작전 자원을 지원한 공공기관(정부, 지자체, 군, 경)도 있었지만 동굴 탐사와 구조 전문성을 가진 다국적 구조팀의 참여, 험한 산악과 동굴 지형을 GPS 기술로 그려낸 해외 IT기업, 그리고 공공기관의 것보다 우수한 펌프를 가지고 물을 퍼낸 지역 기업의 협업, 무수히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라는 협력 솔루션이 이뤄낸 멋진 성과였다. 

태국 작가 Hattrick Magazine & Kingnowhere가 태국 동굴 소년들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며 그린 작품. (출처:facebook.com/bobthepessimistic)

다양한 공익활동 조직들이 자신들만의 활동이나 자원의 활용을 넘어서서 기꺼이 다른 단체나 영리기업, 공공기관 등과의 협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도 다른 자원을 합칠 때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영역의 주체들과 논의를 하다보면 제3의 해결책이 찾아지기도 한다. 

사회변화를 창출하려고 할 때 다음과 같이 한 번 자문(自問)해보면 어떨까? 

* 지금 다루려는 사회문제 해결에 꼭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
* 그 자원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 어떤 영역의 주체와 같이 하면 더 큰 임팩트가 나올 수 있는가.
* 다른 방식보다 협업 구조를 통한 모델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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