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우롱차 향 사이로 비틀즈의 ‘let it be’ 선율이 잔잔히 흐른다. 차분히 나에게 집중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매일, 생각을 쉬고 나를 돌아본 적이 언제인가?
“은퇴 후 쉬고 있는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60대 분들은 산업성장의 시대에서 쉼없이 달려왔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세대다. 철학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무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 '살림' 이사장이 말하는 ‘노인철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문화정품관 내 티라운지 오래된미래에서는 시니어 인문학 특강 <여백과 쉼의 미학 ‘마음챙김 명상’>이 열렸다. 시니어 문화생활 브랜드인 ‘찬란’이 자리를 마련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치유의 핵심··· ‘집착을 내려놓는 것’
“아무 생각 말고 지금 들리는 소리, 나와 의자가 맞닿는 감촉, 숨 쉴 때 자신의 배의 움직임에 집중해보세요”
강의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는 문윤형 ‘철학공방 별난’ 연구원. ‘let it be’는 이 날 강의의 주제를 관통했다. 문 연구원은 “마음챙김 명상이란 지금 이 순간에 나의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아무런 판단 없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 행복한 것, 좋은 것들만 있으면 좋겠지만, 명상을 통해 발견하는 것은 내면에 억압돼있고 짓눌려있던 것들이에요. 이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치유될 수 있답니다. 명상이 ‘혼자 하는 상담’이라고 불리는 이유죠.” - 문 연구원.
마음챙김 명상은 초기불교명상법이 적용됐다. 문 연구원은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교리인 ‘사성제(四聖諦)’를 통해 괴로움(苦)을 다스리는 법을 설명했다. 핵심은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 뿐 아니라 ‘하면 안되는데’ 등의 생각도 무언가를 제거하려는 욕망의 일부”라며 “그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원인을 파악하되 그 문제점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이날 강의는 명상 실습과 함께 마무리됐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노인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찬란, "문화예술로 시니어 삶 '찬란'하도록"
이날 특강은 시니어 문화생활 브랜드 ‘찬란’이 정식 런칭 전 선보인 첫 시니어 대상 문화콘텐츠였다.
찬란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문화 CONG(이하 ‘문화콩’)’이 시니어 대상 문화 콘텐츠에 주력하고자 만든 브랜드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협동조합 살림(이하 ‘살림’)이 시장조사부터 사업 모델 개발까지 브랜드 개발 전 과정을 컨설팅했다.
“현재 60대 시니어들은 고학력자가 많고 문화예술에 대한 소양과 욕구도 높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은 수동적이고 욕망이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시니어 문화예술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존 문화프로그램들은 춤, 노래, 전통놀이 등 획일적이고, 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시니어들의 만족도도 낮았고요.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노인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있죠. 찬란은 자기계발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시니어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찬란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 이무열 살림 이사장.
찬란은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지만, 주로 시니어 관련 콘텐츠를 갖고 있는 개인, 기업, 조직들의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제공하는 ‘플랫폼’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시니어 문화콘텐츠를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선주 찬란 제작팀 연출은 “공연 뿐 아니라 샌드아트, 전문가의 예술 테라피, 홈 가드닝 등 다양한 워크샵과 마켓,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관련 콘텐츠를 가진 다양한 분들과 협업을 바란다”고 전했다.
찬란은 이날 강의였던 마음챙김 명상을 포함해 4개 주제의 노인철학 강의를 기획 중이다. 다음 강의는 오는 4월 4일 부산 경성대 예노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으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문화콩 홈페이지나 찬란 페이스북 또는 문화콩 페이스북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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