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동구 새활용플라자 내 2층에 자리한 새활용 오프라인 마켓. /사진=홍은혜 인턴기자.

“새활용 제품 샘플은 많이 만들어뒀어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새활용(업사이클링upcycling) 자체를 잘 몰라요. 적정한 가격 책정조차 어렵습니다.”

중고한복, 웨딩드레스 등 옷장에서 잠자는 원단으로 한복과 전통 디자인 소품을 만드는 ‘단하주단’의 김남경 대표의 토로다. 

새활용은 더 이상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에 새로운 쓸모를 부여하는 것으로 단순 재활용 개념과는 다르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새활용 산업 규모는 20억 원 미만에서 2017년 250억 원으로 성장했다. 기업 수도 20여 개에서 170여 개로 늘어났다. 아직 작은 규모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 새활용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도 자연히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2016년 한국과학예술포럼이 진행, 약 300명이 응답한 ‘새활용 브랜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새활용 제품을 구매한 적 없는 이들의 82%가 ‘제품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투리 천으로 반려견 옷을 만드는 킄바이킄의 김영아 대표는 “새활용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이를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단발적인 행사나 플리마켓 외에도 안정적으로 새활용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판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자 했던 기업들도 ‘새활용 인식 제고가 우선’이라며 체험·교육 프로그램에 뛰어들고 있다. 소비자의 긍정적인 경험은 새활용 인식 개선에 효과적이어서다. 하지만 기업 다수가 대표 20~30대, 4인 미만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의기투합한 신생기업이다. 교육프로그램이나 자본을 토대로 한 지속적인 홍보나 마케팅을 하기는 이래저래 어렵다.

사람들이 새활용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제품력이 낮아서’나 ‘가격이 비싸서’도 아닌, ‘있는지 몰라서’라면, 홍보·마케팅이 영세한 기업들에만 맡길 일은 아니지 않을까. 

현재 전국 8개소가 운영 중인 새활용플라자 및 센터(환경부 지원 사업-6개(서울, 순천, 청주, 전주, 대구, 인천), 지자체 자체 사업-2개(서울 강동구, 경기 광명)는 새활용 기업 지원의 일등공신이다. 입주기업들은 “파격적으로 싼 임대료는 물론이고 소재은행과 꿈꾸는 공방 등 시설은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새활용 센터들이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센터 차원의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에 힘이 돼주도록, 정부가 새활용 산업에 대해 좀 더 큰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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