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행촌동에 자리한 가옥 '딜쿠샤'의 전경./사진=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아름드리 은행나무 옆, 붉은 벽돌에 아치형 창문을 가진 건물은 독특한 외관만큼 이름도 특이한 ‘딜쿠샤(DILKUSHA)’다. 3·1운동을 해외에 처음으로 보도한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가 거주한 가옥 딜쿠샤가 복원된다.

서울시는 우리나라 독립에 힘쓴 서양인 독립유공자의 공간이자 일제강점기 근대 건축양식으로도 의미 있는 가옥 딜쿠샤 복원공사 현장을 내달 1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참여 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딜쿠샤’는 앨버트의 아내 메리 린리 테일러가 인도의 딜쿠샤 궁전에서 따와 작명한 것으로 힌디어로 ‘이상향, 기쁨’을 뜻한다. 1963년 국가 소유가 되었으나 정부의 방치로 일반인이 입주해 훼손이 진행됐다. 

2016년 2월 서울시가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딜쿠샤 보존과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7월 마지막 무단 점거자가 퇴거하면서 11월부터 복원공사에 착수했다. 오는 2020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독립운동 관련 전시관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될 계획이다.

복원공사 현장은 모든 시민 및 국내외 방문객에게 개방되며, 시민 참여행사는 선착순을 통해 참가자를 사전 모집한다. 가옥의 내부는 안전을 위해 개방되지 않는다.

1960년대 딜쿠샤의 전경과 가옥을 지은 앨버트 테일러(왼쪽)과 메리 린리 테일러 부부./사진=서울시

시민 참여행사는 딜쿠샤를 포함한 덕수궁, 정동, 경교장 등 독립운동 유적 답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딜쿠샤와 앨버트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부터 현재 진행 중인 복원공사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준비했다.

답사 프로그램은 덕수궁→정동→경교장→딜쿠샤 등 4개소를 방문하는 코스로 진행되며, 현장교육 전문강사가 대한제국시기~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설명할 예정이다. 딜쿠샤의 주인이자 AP통신사의 한국 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와 제암리 학살 사건 등을 외신에 처음으로 보도한 앨버트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시민 참여행사 답사프로그램 참가자는 초~고등학생 자녀를 둔 최대 4인 가족을 대상으로 하며,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홈페이지(http://yeyak.seoul.go.kr)를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

정영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이번 딜쿠샤 시민개방 및 답사프로그램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역사문화적 장소를 알리는 자리”라며 “오는 3월 1일에는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나아가 2020년에 새롭게 선보일 ‘딜쿠샤’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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