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도 중국의 젊은 부부들은 둘째 아이 출산을 엄두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출산장려정책 효과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CNN 

CNN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베이징발 기사에서 요즘 중국의 젊은 부부들은 과다한 자녀 양육비지출을 고려해서 둘이상의 자녀는 갖기를 원치 않고 있는 풍조라고 전했다. 

첸후이젠(Chen Huijuan)은 아들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화장품과 옷 구입에 돈을 펑펑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행복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새 옷을 사는 것조차 주저 한다고 했다. 장쑤성 동부의 쑤저우에 사는 첸은 고등학교 교사로 월 730달러(5000위안)를 벌고, 남편은 인근 상하이에 있는 미국 기업에서 일하며 월 2500달러(1만6000위안)를 번다. 그런데 두 살배기 시옌(Xiyan)을 키우는데 가계 연 수입의 최소 3분의 1이 든다고 한다(참고로, 미국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데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가계 수입의 5분의 1이 든다.). 

첸의 재정적 고충은 중국 전역의 수백만 다른 중산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으며 집권 공산당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첸은매체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출산장려에도 둘째 아이를 가질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중국 공산당은 40년 동안 지켜온 한 자녀 갖기 정책을 완화했다. 그러나 결과는 중국 정부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인구 증가는 전년보다 200만 명 줄어든 1,523만 명으로 나타났다. 2017년의 한 연구에 의하면, 50% 이상의 가정이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다. 비용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면서도 줄어드는 노동력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권당으로서는 큰 골칫거리라고 CNN은 보도했다.

2017년에 2억4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60세 이상이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17%가 넘는 수치다. 이 수치는 2050년에는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억8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이 되면 중국의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중국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국산품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중국에서 자녀 양육비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한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첸의 경우에도 그녀의 아들을 위해 비싼 수입 외국 브랜드를 선택하고 중국 브랜드의 아기용 조제 분유은 산 적이 없다. 2008년에 중국산 유아용 분유가 오염돼 최소 6명의 아기가 죽었고 수십만 명의 아이들이 신장결석과 요로계 문제를 일으킨 일이 아직도 중국 내 많은 부모들의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첸은 현지 음식도 믿지 않는다. 시옌은 수입 쇠고기, 대구, 연어를 먹는다고 했다.

홍콩대 와칭교육연구소(Hong Kong University's Wah Ching Center of Research)의 왕단(WangDan) 부소장에 따르면 교육비와 놀이비도 심각한 출혈이라고 분석했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의 압력을 느낀 첸은 시옌을 임신한 동안 태어날 아이가 출발선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교육용 장난감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홍콩중문대(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라이(Manhong Lai) 부교수는 종래의 한 자녀 갖기 정책은 부모들의 관심을 한 자녀에게 더 집중시켜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첸은 아들을 2개 국어를 사용하는 탁아소에 보내어 매달 737달러(5000위안)를 쓰고 있는데, 이것은 그녀의 월급 전부다. 단지 기초교육뿐만 아니라 과외수업이 가계 지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판멍(Fan Meng)과 그녀의 남편은 베이징에서 일하는 전업 전문직이지만 그들 역시 둘째 아이 계획이 없다. 자녀 양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다섯 살 난 딸 치수아누(Qi Xuanru)는 악기를 연주할 뿐만 아니라 스키와 다이빙도 좋아한다. 판멍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취미활동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부모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가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인식한다고 매체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첸의 아들은 장과 위 질환을 앓았고 그가 두살이 되기 전에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야만 했다. 첸이 좋은 의사를 찾아낸 후에도 아이가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뇌물을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중국은 선진국들 중에서 의사 대 환자 비율이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며, 지나치게 확장된 공공 의료 시스템은 환자들이 양질의 치료를 위해 뇌물을 요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둘째 아이를 갖는 부모들에게 출산장려금 등 보조금을 지급하고 출산휴가를 연장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후베이성의 한 도시에서는 둘째를 가진 여성에게 아이를 무료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또 다른 도시는 다른 아이를 가진 시민에게 179달러(1,200위안)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첸은 "아이를 몇 명 가질지 결정하는 것은 부모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아이를 키우든 말든 개인적인 선택이며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판멍은 그녀의 부모들이 자녀와 손자손녀로 가득 찬 집을 갖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자기 마음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이 하나"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출처 :

https://edition.cnn.com/2019/02/12/asia/china-second-child-economy-intl/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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