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를 맞이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명절이 다가왔다. 가족을 만나러 고향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겠지만, 새해 첫 연휴를 맞아 그동안 미뤄둔 휴식을 택하는 이들도 있을 터다, 올해 설날 연휴는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총 5일간으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문화계에서는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가족, 친구, 연인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국 주요 고궁, 박물관, 공연장 등에서는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 고궁에서 설날 분위기 만끽…겨울 정취 가득한 국립공원

경복궁 집경당에서는 설날 시민들을 위한 온돌 체험 프로그램을 연다./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설을 맞아 2월 2~6일 연휴기간에 4대궁?종묘, 조선왕릉, 유적관리소(현충사, 칠백의총, 만인의총)를 휴무일 없이 무료개방(창덕궁 후원 제외)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연휴기간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설맞이 문화행사도 준비했다. 경복궁 집경당에서는 전통온돌을 체험하며 함께 오신 어르신에게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나누며 가족의 화목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또한 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덕수궁(서울 중구), 세종대왕유적관리소(경기도 여주시), 현충사관리소(충남 아산시), 칠백의총관리소(충남 금산군)에 준비했다. 

국립공원공단도 설 연휴 겨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 걷기 좋은 길 5곳’을 소개했다. △설악산 주전골 △오대산 전나무 숲길 △경주 삼릉숲길 △내장산 아기단풍별길 △무등산 무돌길 등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없는 저지대 탐방로로 구성됐다.

# ‘새해 덕담’ 듬뿍 담아주는 박물관의 풍성한 프로그램 

국립고궁박물관은 설날 ‘복 찾고, 덕 받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9년엔 다 돼지’ 행사를 개최한다./사진=문화재청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2월 2일 정오부터 현장 관람객 200명, 온라인 구독자 30명을 대상으로 족자에 덕담을 써주는 ‘복 찾고, 덕 받고’ 행사를 개최한다. ‘박물관에서 복을 찾으면 덕을 준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청화백자무늬사발 속 ‘복(福)’자가 그려진 문양을 찾아 그려오면 전문 작가가 손글씨(캘리그래피)로 덕담을 써줄 계획이다. 

전북 남원 만인의총관리소는 2월 4일 만인의총 광장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집안의 가훈이나 새해 소망, 좋은 글귀 등 원하는 내용을 전문 작가들이 직접 서예체나 손글씨로 써주는 행사를 통해 가정의 복을 기원할 계획이다.

전남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월 5일부터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해양유물전시관에서 ‘해양문화재와 함께라면 2019년엔 다 돼지’를 주제로 체험 행사를 펼친다. 방문객들은 대형 윷놀이, 사방치기, 굴렁쇠 굴리기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기념해 소원을 담은 색동돼지 저금통 만들기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 새날의 소망, 전통가락에 담아 축원하는 국악 공연

설맞이 공연 '돈타령' 서도 굿타령 축원가 공연 장면./사진=국립국악원

서울 국립국악원에서는 2월 5~6일 예악당에서 설맞이 공연 ‘돈豚타령’을 개최한다. 정악단, 무용단, 민속악단, 창작악단이 출연해 우리 음악과 춤으로 새해 희망을 기원한다. 야외 마당에서 연희집단 ‘The 광대’의 길놀이로 시작해 익살스런 사자춤 등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연다. 궁중 행차음악으로 쓰인 웅장한 ‘대취타’로 새해의 힘찬 시작을 알린다. 소리꾼 김준수, 김나니가 ‘남도아리랑’ ‘제비노정기’ ‘어사출두’ ‘사랑가’ 등 친근한 국악 선율을 전한다.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삼청각에서는 2월 5~6일 우리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한식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진찬’을 준비했다. 가·무·악과 연희가 한데 어우러진 전통 풍물 공연을 현대적인 형식으로 재구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1부 공연을 관람한 후, 2부에서는 삼청각의 품격 있는 설맞이 특선 한식 메뉴인 ‘연잎밥 정찬’을 제공한다.

국립무용단도 2월 5~6일 명절기획 시리즈 ‘설?바람’을 무대에 올린다. 단원들이 직접 안무가로 참여한 작품은 ‘새로운 전통 쓰기’ 작업을 통해 우리 춤이 지닌 흥과 멋을 새롭게 선보인다. 김상덕 예술감독 안무한 ‘북의 시나위’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무용단 측은 “호젓한 남산 아래 위치한 하늘극장에서 새해의 힘찬 기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춤이 지닌 흥과 멋을 담은 명절기획 시리즈 ‘설?바람’ 공연 장면./사진=국립무용단

부산 국립국악원은 2월 5일 설날 당일 ‘새해, 첫날’을 공연한다. 새날의 소망을 담아 축원하는 창작무용 ‘진 진쇠’로 문을 연다. 진쇠춤은 쇠를 들고 절묘하게 가락과 소리를 내어 여러 신을 불러들여 잡기를 물러나게 했다. 조선시대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궁궐에서 향연이 베풀어질 때 추던 춤이다. 이밖에 ‘흥보 박타는 대목’ ‘시나위’ ‘꽃나부풍장놀이’ 등을 선보인다.

전남 진도 국립남도국악원에서도 2월 5일 설날 특별공연 ‘새해 새나래’로 관객과 만난다. 풍물굿과 소고춤을 더한 역동적인 ‘대동놀이’로 시작해 ‘금강산타령’ ‘동백타령’ 등 기악 연주를 이어가고, 화려한 ‘부채춤’으로 흥을 돋는다. 판소리로는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으로 복을 기원하며 ‘남원산성’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귀에 익숙한 민요 자락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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