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23일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현판식 진행 장면.  

민간 주도로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사회적금융 도매기금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사장 송경용, 이하 연대기금)이 본격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한다. 초대 이사장은 송경용 신부가 맡는다.

연대기금 출범은 지난해 2월 초 기금 설립이 공식화된 후 1년만이다. 사회적금융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사회가치연대기금 추진단’을 구성·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12월까지 기금 조성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27일 기획재정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최종 설립 허가를 받았다. 연대기금은 5년간 단계적으로 3천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 사회적경제 영역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연대기금은 23일,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19 사회적경제 신년회&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식-가치와 연대로 새해를 열다'를 개최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목희 청와대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임종한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대표, 손이선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준호 SK텔러콤 그룹장 등 정당, 기업, 공공기관, 시민단체, 사회적경제기업 등 400여명의 내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연대기금 출범에 대한 각계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연대기금은 출범식에 앞서 연대기금 사무국(6층)이 들어서는 서울YWCA 1층에서 현판식을 진행했다. 이어 커뮤니티하우스 마실로 자리를 옮긴 참석자들은 출범행사를 가졌다.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출범식에서 송경용 연대기금 이사장은 “국내 사회적금융은 태동기를 지나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자금의 수요와 공급 형태 간 격차, 지역적 기반의 중개기관 부족, 자본시장을 통한 민간 참여 저조 등의 도전 과제가 존재하나 국내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장세 등을 고려해 볼 때, 사회적금융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대기금이 사회적경제를 위한 언덕이 되는 금융기관 역할을 하겠다”고 연대기금 출범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경제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사회적 갈등이 깊어졌다”며 “그늘을 지우려는 노력을 정부에서도 했지만 충분치 않았는데 그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사회적경제가 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사회적경제는 일제강점기 물산장료운동, 외환위기 실업자 지원 등 어려운 시기 늘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며 “유럽과 같이 앞으로 사회적경제가 우리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도 사회적경제 성장 기반 확대, 판로 개척, 등록제 전환을 통한 활성화 등 체계·내실화하고 계류 중인 사회적경제기본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한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대표는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기적적으로 통과됐던 것처럼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연내 제정되어 남북 호혜경제가 기해년에 기적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당 대표들도 참여해 인사말을 전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대기금 운용이 잘 되어 사회적경제가 더 성장함으로써 양육강식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서로 보살피고 공동체 의식을 느끼도록 앞으로도 사회적경제가 힘써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기와서 보니 경제가 이윤 창출만이 목적이 아니라, 없는 이들끼리 자발적으로 돕고 나누는 것도 경제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시장경제가 이윤의 탐욕에도 건재하려면 2개의 받침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사회적경제”라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에서 사회적경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늘 출범하는 연대기금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자금이 흘러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연대기금,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동 개최했다. 

출범행사 마지막에는 황금돼지 해를 맞아 기금 이행 약정서를 황금돼지가 품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민간 주도 국내 최초 사회적금융 도매기금, 3천억 규모로 5년간 단계적 조성 

연대기금은 정부의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18.2.8)'의 일환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설립되는 도매기금을 운영하는 주최다. 3000억 원 규모로 5년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연대기금 측은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금의 성격을 감안하여, 출연기관, 지자체, 상호금융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과 규모화를 위해 필요한 인내자본 공급 ▲사회성과보상사업(SIB) 등 사회문제 예방과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高임팩트 사회적 목적 프로젝트 지원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시장 기반 구축 등을 핵심적으로 추진한다. 또, 민간의 자발적 기부·출연 등을 통해 주요 기금 재원을 확보하고, 각종 정책기금 및 민간기금과 협력하여 사회적 금융 수요에 맞는 출자·대출·출연 등 다양한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연대기금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연대기금이 지속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재정보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의 사회가치기금 출연·출자가 가능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등 법률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금융은 각국이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2018년 12월 1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합의문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팩트 투자와 같이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과 파트너십을 통한 우호적 재원마련 환경을 조성' 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향후 연대기금은 이와 같은 국내 임팩트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회적 금융은 보조·기부행위가 아닌 투자·융자·보증 등 회수를 전제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활동을 포함하여,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운영되는 금융을 뜻한다.

사진. 백상훈(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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