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3월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3.27일)을 발표했다. 그해 12월 기준 167곳(’17년 68곳, ’18년 99곳)이 도시재생 뉴딜지역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지역을 현 정부 임기 중에 500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을 위해 마을 주민, 공동체가 중심이 돼 마을을 직접 유지·관리하는 ‘마을관리 협동조합’ 육성도 계획 중이다. 

이번 도시재생 뉴딜사업 정책의 중심에는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 대표 출신인 이주원 국토교통부 장관정책보좌관(이하 정책보좌관)이 있다. 이 정책보좌관은 두꺼비하우징의 대표로 일했던 시기, 서울시 주거재생지원센터장직을 겸임하는 등 주거복지 전문가로 통한다. 2010년 설립된 두꺼비하우징은 빈집을 수리해 공유주택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도시재생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과 사회주택 공급을 전문으로 해온 사회적기업이다. 

이 정책보좌관은 지난 18일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그 주체로서 커뮤니티 기반의 사회적경제조직의 등장은 시대적 요청”이라며 “사회적경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성공시키고 지속가능하게 만들어가는 좋은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뉴딜사업의 지속성 확보 방안으로 계획 중인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해외사례처럼 성장·발전하려면 개별 지자체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지자체와 사회적경제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접점을 만들어내는 게 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이주원 국토교통부 정책보좌관

- 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 방향은 무엇인가. 이전 도시재생과 차별성을 중심으로 얘기해 달라. 

▶지난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이 ‘계획 중심’이었다면, 이번 정부는 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사업 중심’이다. 또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을 강조하는 점은 동일하나 주민 주도를 위한 교육 및 사업에 더 집중 투자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점이다. 현 정부에서는 그만큼 중요하게 도시재생사업을 인식하고 집중하려 한다.

-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토부와 민간단위의 역할은 어떻게 설정했나. 

▶ 도시재생은 다시 고쳐 쓰는 것을 넘어 도시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성공하려면 주민이 주도하고 중심이 돼야 한다. 다양한 실현 방법 역시 주민의 참여, 자치로 완성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위해 플랫폼(구조)을 제공하고 주민 교육 등 주민 주도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 사회적경제 역할이 강조된다. 과거 재개발과 차이점이기도 한데.

▶ 뉴타운 및 재개발사업이 물리적 환경개선에만 치중한 사업이라면,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의 쇠퇴한 기능을 회복하는 융·복합 사업이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개별사업을 융합해서 담을 수 있도록 플랫폼 기능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핵심 역할이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마을의 유지·관리는 누가 할까. 바로 주민이 한다. 여기서 주민이란 거주자 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행정, 지원조직, 전문가, 도시재생활동가)을 포괄한다. 지속시키고 활력을 주려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여기로 모여야 한다. 그 에너지를 수용·성장시켜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주요 역할로 사회적경제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 그러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사회적경제에 기대하는 바는. 

▶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그 주체로서 커뮤니티 기반의 사회적경제조직의 등장은 시대적 요청이다. 사회적경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성공시키고 지속가능하게 만들어가는 좋은 솔루션이다. 뉴딜사업의 지속가능성 담보와 주민 필요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민 접근성이 높고 초기 조직화가 쉬운 수단이 사회적경제 방식이자 조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험이 부족한 주민들에게 훈련과 실천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사회적경제 간 융합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나. 

▶ 아직 초기다. 이전에 성북구의 ‘동네목수’나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 등의 작은 시도들은 있었지만 개별 사례였기에 일반화 할 수도, 정답일 수도 없다. 우선 시간이 축적돼야 한다.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는 쓰는 용어부터 다르다. 사회적경제는 구체적인 성장모델이 있고, 도시재생은 면·지역 단위 개념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접점을 만들어내는 게 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다. 

- 국토부에서는 뉴딜사업의 지속성 확보 방안으로 도시재생회사(CRC)인 마을관리협동조합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고, 2022년까지 마을관리협동조합 100곳 설립이 목표인데. 

▶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기간 동안 물리적 환경개선을 실현하는 것만큼이나, 도시재생사업의 효과가 지속성을 갖도록 유지·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국가, 지자체 등 공공부문이 모든 도시재생 사업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인력·재정상 한계가 있다. 이에 도시재생사업지의 마을 주민,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조직을 통해 지역 주민이 직접 마을을 유지·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 방안이 바로 ‘마을관리 협동조합’이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마을관리 협동조합의 운영을 위해 지원하는 저층주거지에 필요한 5대 서비스 사업화 지원 내용/자료제공=국토부

마을관리 협동조합은 저층 노후주거지의 주민들이 소비자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주택관리, 집수리 서비스 등 마을 유지관리에 필요한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이곳의 비즈니스 주체는 주민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처음부터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비즈니스에 대한 윤곽을 잡아줘야 한다. 그 지원을 국토부가 하려고 한다. 

마을관리협동조합은 국토부가 도시재생뉴딜 사업지 1곳 당 1개를 인가해 도시재생 실행의 중심주체로 육성하려는 지역관리체 모델이다.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구상된 마을관리협동조합에는 주민 및 지역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법인조합으로 가입해 개인 조합원들에게 저층주거지에 필요한 5대 서비스(▲주택관리 ▲집수리 ▲사회적 주택 ▲에너지 자립 ▲마을상점)를 제공한다. 

마을관리협동조합 개념도(예시)./ 자료출처=국토부

- 마을관리 협동조합 시범사업을 4곳(△인천 만부마을 △경기 안양 명학마을 △충북 충주 지현동 △충남 공주 옥룡동)에서 추진 중이다.  
▶ 마을관리 협동조합을 원활히 수행하기에 아직은 지역의 역량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 주민 역량을 기초로 한 경제조직이 성공하려면 비즈니스 수단이 나와야 한다. 시범 사업을 통해 어떤 난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정책을 수정·보완하며 성숙시키고자 한다. 시범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새마을금고, 신협과 '마을관리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토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지에 마을관리 협동조합 육성과 생활SOC 공급을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마을관리 협동조합의 육성을 위한 재정·정책적 지원을 하고 마을관리 협동조합을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내 생활SOC 등의 운영관리 주체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한다. 진흥원은 도시재생 지원기구로서 마을관리협동조합설립 및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생활SOC의 운영·관리와 주민역량제고를 위한 각종 교육시행 및 사회적 경제 주체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수행한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마을관리협동조합의 투명한 운영 및 사업계획 수립, 홍보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생활SOC 공급과 같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될 수 있는 지역공헌사업을 추진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올해는 마을관리 협동조합 운영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 현장 준비정도에 비해 행정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 비판은 항상 경청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실행하면서 어려움, 예를 들어 ‘실행하다 보니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든지 그러한 목소리들이 현장에서 모여져 움직인다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은 명백히 다르다. ‘Big What, Small How’라는 말이 있다. 도시재생사업에서 볼 때, 정부가 무엇을 할지 담대하게 구상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할지는 지역에게 맡기는 것이다. 즉,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현실에서 실행하고 사업이 되도록 만드는 건 지역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자체의 역할과 역량 강화는 중요한 문제다.

나를 비롯해 우리는 모두 도시재생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다. 이제 시작이라는 걸 인정하고 함께 머리 맞대고 갔으면 한다. 비판은 인정하지만 정부 정책은 광범위하기에 정책의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 여러 의견들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하겠다. 올 상반기에는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로 민관 협업(ppp형) 사업을 본격화할 있도록 도시재생 인정사업 제도, 혁신지구 제도 도입 등 도시재생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도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26일 대학로 공공일호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포럼' 현장./사진제공=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이 있을 것 같다.

▶ 중앙정부가 다 해줄 수 없다. 특히 마을관리 협동조합은 지자체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해외사례처럼 성장·발전하려면 개별 지자체 모델이 나와야 한다. 지자체가 마지막 화룡점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지자체 의지가 정말 중요하다.

-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회적경제 영역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가 잘 접목되려면 도시재생, 사업을 하려는 지역 및 사업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심도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 지자체에 끌려 다니지 않고 사회적경제가 주체가 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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