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가지탕수육과 새해 다짐
1.
2019년은 우리 나이로 예순이 되는 해다. 예전 세대라면 환갑이니 회갑이니 호들갑을 부릴 나이건만 난 이상하게도 심드렁하기만 하다.
나이 예순? 그래서 어쩌라고? 그런 심정?
오히려 지금 생각해보면 마흔이 되던 해가 더 정신적으로 충격이었던 것 같다……세상에 내가 벌써 이렇게 늙다니!
2.
더 이상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나이가 된 걸까? 사실, 이 나이가 되면 나이가 아니라 건강이 문제다.
오는 나이는 있어도 가는 나이는 없다지 않는가. 바람이라면, 늙는 건 상관없는데 병치레에 시달리며 지내고 싶지는 않다.
사회적 성공이나 성취에도 별 관심이 없다. 예순은 그런 나이일 것이다.
일을 벌이기보다 보듬고 수습하는 나이.
밖이 아니라 안을 들여다볼 나이.
더 나아가는 대신 아이들이 나아가도록 도와줄 나이.
잘살 궁리보다 잘 죽을 준비를 해야 할 나이.
3.
새해의 다짐이라고 제목을 잡았지만, 그러고 보니 다짐이랄 것도 없다.
그저 소소한 바람들. 2019년엔 텃밭에 좀 더 신경 쓰고 싶다.
먼 거리라 여전히 자주 왕래는 못하지만 더 정성껏 가꿀 수는 있겠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일기든, 브런치든 기록을 남겨야겠다.
건강도 좀 더 챙기련다. 뱃살 관리도 하고 근력도 키우고.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내 바람대로 술도 줄일 수 있기를.
4.
<가지탕수육>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가지탕수육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돼지고기 대신 값 싸고 몸에도 좋은 가지탕수육. 만들기도 쉽다.
해가 바뀐다고 달라질 게 없지만, 그래도 첫 해 첫 주말이니 '요리' 한가지쯤은.
5.
<재료> 2~3인분
가지 3개, 파프리카 1개, 사과 1/2개, 양파 1개, 오이 1/2개)
소스(물 1컵 반, 간장 3T, 식초 3T, 설탕 5T, 케첩 2T, 전분 3T)
6.
<조리방법>
1. 가지를 한 입거리로 깍둑 썰고 맛소금 1스푼을 뿌려 간을 맞춘다.
2. 튀김가루 1컵에 물 1/2컵을 부어 걸쭉하게 튀김옷을 만든다.
3. 가지에 전분을 고루 묻힌 후 튀김옷을 입힌다.
4. 뜨겁게 달군 기름에 넣어 노릿하게 튀긴다.
5. 가지를 건져 5분간 식힌 후 다시 기름에 살짝 튀겨준다.
6. 소스와 함께 내어도 좋고 가지 위에 소스를 부어도 된다.
7.
<소스 만들기>
1. 파프리카, 사과, 양파, 오이를 먹기 좋게 썰어준다.
2. 소스를 모두 후라이팬에 넣고 중불에 익힌다.
3. 소스물이 끓을 무렵 채소를 모두 넣고 5분간 끓여준다.
6. 전분가루를 넣으며 농도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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