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Ⅰ- 전문가에게 듣다] ⑫ “충남사회적경제, 민·관 협의가 관건"
[신년기획Ⅰ- 전문가에게 듣다] ⑫ “충남사회적경제, 민·관 협의가 관건"
  • 박찬무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 승인 2019.01.1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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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회적경제]충남사회적경제협의회, 위상과 역할 고민
충남도, 사회적경제진흥기구·사회적경제기금 설치 공약
2018년은 정부 국정과제로 사회적경제가 떠오르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한 해였다. 다양한 정책 과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9년은 이러한 정책들이 현실화되는 해다. 다양한 부분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로운넷은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등 주요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의 의견을 참고, 2019년 사회적경제 이슈를 분야별로 직, 간접 전망해봤다.
민선7기 충남지사 공약사항 중 사회적경제진흥기구 설치와 사회적경제기금 설치가 포함됐다. 사진은 충남도에서 지난해 진행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충남지역 현장 간담회’

사회적경제 영역은 장작을 많이 쌓아두고 막 밑불을 붙이려는 상황인 듯 하다. 커다란 불덩이가 될지, 애쓰다가 그냥 꺼져버릴 지는 우리 노력에 달렸다.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할 사회적경제 활동가들은 재생산이 되고 있는지? 불난집에 부채질 해줄 제도적 지원과 시민들의 인식은 나아지고 있는지, 이성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등록제로 바꾸는 제도 변화를 앞두고, 사회가치 측정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 지표(SVI: Social Value Index)에 사회적 가치가 잘 포함되고 있는지', '민·관 협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민간들 간에 칸막이는 없는지', '서로(민·민, 민·관)의 한계점들에 대해 인정하고 물리·화학적 결합을 위한 소통 구조는 마련되어 있는지', '컨트롤타워는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여전히 과제가 많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속에서 충남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 

충남은 2012년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육성지원조례를 만들었다. 지금은 '사회적경제'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지만 7,8년 전만 해도 사회적기업도 아닌 사회적경제를 얘기한다는 건 많은 설명과 각오를 요구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2016년에는 사회적경제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2017년에는 민·관이 함께 8개월을 준비하여 충남 사회적경제 2차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12월에는 도지사와 충남의 사회적경제인들이 함께 ‘정책해우소’라는 사회적경제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이름도 비슷한 네트워크들이 다수 있지만 충남에는 '충남사회적경제협의회(이하 충남사협)'라는 꼭대기 네트워크 조직이 있다. 고유번호증을 가지고 있으며, 광역 단위의 사회적기업, 지원조직들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네트워크의 네크워크 형태인데, 재정 구조는 열악하다. 회원단체 중 간사단체를 선정해 사무국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 의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는 사회분위기 등이 합쳐지면서 최근 충남사협에게 요구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충남사회적경제의 리더 및 중간 리더들이 모여 충남사협의 발전 방안(중간지원조직의 전문성, 현장 중심성의 의미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충남사협의 법인화와 관련 재정 구조의 개선 및 위탁사업, 자체사업 등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현재의 형태는 유지하며 꼭대기 네트워크로서 민간의 구심점 및 연대의 고리 역할 정도로 슬림화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9년 내내 서로의 진화된 의견들을 모으고 합의하는 과제가 남았다.

민간의 이러한 고민에 더해 지방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민선7기 충남지사 공약사항에는 '사회적경제진흥기구 설치'와 '사회적경제기금 설치'가 포함됐다. 

사회적경제진흥기구는 (가칭)사회적경제진흥원을 만들자는 것인데 충남도 행정 내에서도, 민간사이에서도 합의된 의견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1년 단기용역, 보조금 집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행정의 손과 발이 되어 오히려 민간과의 협치가 더 소홀해지고, 정권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이러한 과제에 대해 민·관 상호간에 긴밀히 협의하고 더 나은 방향(더해지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어떤 지향을 특정하지 말자는 합의 정도는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기금 설치를 위해서는 조례가 만들어져야 한다. 올해 충남도의회에서는 6명의 도의원과 행정, 민간이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연구모임을 진행하는데 15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조례 제정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기금의 성격과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바 없다. 매년 20억씩 5년간 100억 규모의 기금 조성이 목표인데, 매년 20억씩 축적하여 이자로만 운영될 것이기에 현장에서 느끼는 효용성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이 5년쯤 되면 고비가 찾아오는데 대략 '사업을 정리할 것이지', '확장할 것인지'와 같은 고민이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질적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 프로그램이 있어도 대출 액수가 크지 않고, 이자율에 대한 혜택도 별로 없어 오히려 주거래 은행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많이 활용한다. 단기, 장기, 소멸, 청년 등 다양한 욕구에 맞는 기금 설계가 되려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형식을 갖춰야 한다.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품앗이를 하고 기업, 행정이 거드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올해 출범 예정인 사회가치연대기금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기도 하다.

박찬무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민·관의 이러한 고민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언어와, 민간의 언어를 번역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임기제 공무원도 좋지만 충남은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선발하여 사회적경제 경영역에서 활동하는 기반을 만드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행정과의 논의가 쉽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모든 논의는 더하기 되는 관점에서 진행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 상호 신뢰가 바탕이겠지만 “네가 먼저 신뢰를 보여 봐” 보다는 “내가 먼저 너를 믿을 께” 라는 입장이 견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는 꼰대형 사회적경제 활동가가 아닌, 일이 되게 하기 위해 궂은 일 마다않는 선배들이 되길 바란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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