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장애등급제가 내년 7월부터 사라진다. 그간 장애인들은 의학적인 장애 정도에 따라 1~6급으로 나눠 복지 서비스를 차등 제공받아왔다. 이런 구분 대신 앞으로 장애정도는 ‘중증’과 ‘경증’으로만 구분하고 수급자격과 급여량 등은 종합조사를 거쳐 필요도에 따라 정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24일 열린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종전 1~6급으로 구분한 ‘장애등급’을 폐지하고 장애정도에 따라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1~3급은 중증, 4~6급은 경증에 해당한다. 등록된 장애인들 중 1~3급은 ‘중증’, 4~6급은 ‘경증’으로 구분돼 등록증을 다시 발급받을 필요 없다.

기존 제도는 세분된 등급을 부여하고 절대적 기준으로 활용돼 개인의 서비스 필요도와 서비스 목적이 맞지 않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복지부는 장애정도로 단순화해 서비스를 지원할 때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주요 서비스 수급자격은 별도 자격심사를 통해 결정, 해당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현 정부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국정 과제로 정했다. 그럼에도 구분을 유지하는 건 1~3급 중증 장애인에게 제공해온 우대혜택과 사회적 배려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건복지부는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정도에 따른 구분이 서비스 기준으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장애계,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력해 개별 서비스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지원기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활동지원급여, 보조기기 교부, 거주시설 이용, 응급안전서비스 등 서비스는 기존 등급 대신 필요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수급자격과 급여량이 결정된다. 실제 필요도와 상관없이 등급이 높아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서비스가 필요한데도 등급이 낮아 신청하지 못하는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내년 7월 이들 4개 분야를 시작으로 종합조사는 2020년 장애인 이동지원, 2022년 소득·고용지원 서비스 등으로 차례로 확대된다.

정부는 더불어 ‘장애인 맞춤형 전달체계 구축’ 추진 방침도 재차 확인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서비스 내용을 쉽게 알기 어려운 발달장애인 등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에도 신청하지 못해 서비스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사례가 상당수 발생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장애인실태조사에서 64.2%가 이련 경우에 해당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인 장애인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과 사회참여를 목표로 장애계, 전문가, 관계부처 등과 항상 소통하고 협력해 장애인 정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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