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나라에선 기회가 있을까? 이주가 최선은 아니다" - 예일 글로벌
"부유한 나라에선 기회가 있을까? 이주가 최선은 아니다" - 예일 글로벌
  • 이정재 시니어 기자
  • 승인 2018.12.25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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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군사개입 등 정치적 간섭보다 개발원조 제공 등 경제지원이 최선책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켈 등 지도자들의 '관대하고 동정적인 접근'에 대해 찬사를 표명하면서도 "유럽이 그 역할을 다했고, 사회가 이민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정치체재가 계속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인용했다.

전쟁, 박해, 가난, 자연재해를 피해서 다른 나라로 도망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경제적 기회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들이 오늘 날의 이주민이다. 이와 관련, 선진국이 후진국에서 실업상태에 있는 노동력과 지식인을 데려가는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과 브라운 드레인(brawn drain)은 개발도상국에게 유해하다고 예일 글로벌(YaleGlobal Online)이 찬드란 네어의 진단을 인용 보도했다. 

찬드란 네어(Chandran Nair)는 내일을 위한 세계연구소(GIFT)의 설립자이며 ‘정부, 경제 그리고 사회의 미래’의 저자다. 그는 "어떤 나라도 심각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수용해야 하는 기본적인 인도주의적 의무가 있는 반면, 아무리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라 할지라도 조건 없이 끝없는 인구의 유입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도 현실이며 개인들에게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써 이주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동 매체는 전했다.  

찬드란 박사는 1979년 초 베트남의 '보트피플'을 예로 들어 분석했다. 당시 베트남에서 2천명의 난민을 태운 파나마 화물선 스카이룩(Skyluck)은 홍콩으로 항해해 4개월 동안 머물다가 지친 난민들은 스스로 닻줄을 끊고 홍콩 람마(Lamma)섬에서 좌초했다. 베트남 난민들은 오늘날 유럽이나 미국을 테스트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많은 나라들에 도전했다. 부유한 나라들은 이런 이민자들을 거부했으며, 종종 국제인도주의자들로부터 가혹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남중국해는 더 이상 난민 사태를 겪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역동적인 경제로 돌아가고 있다. 그는 당시 베트남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도덕적인 행동이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도망친 근본적인 이유를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트피플 문제를 해결한 것은 베트남의 안정적이고 합법적인 정부였다는 것. 베트남에 남아 국가의 성장과 발전의 기틀을 스스로 추구하면서 희생한 사람들의 고된 노력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찬드란 박사는 전쟁과 식민지로 파괴와 박탈 후에 국가를 건설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다른 나라로 이주를 택하는 것이 근본 대안이 아니라고 적시했다. 부유한 나라에서는 기회가 더 있고 안전해 보이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주자들은 이국땅에서 동화하는 과정에서 고립과 차별을 견디며 회한을 감내해야만 한다고 상기했다. 기술자, 의사, 다른 전문 인력들이 호주, 독일, 영국, 미국으로 이주한 후 상점 관리인, 가사 도우미,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현실이 바로 그 사례라고 매체는 꼬집었다.   

대체로 부유한 국가들은 규모가 작고 숙련되고 재능 있는 이주민들을 받아들이면서 개방된 사회에 대한 자부심을 갖지만, 이주민들의 규모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동남아시아나 오늘날의 유럽에서와 같이 극적으로 증가하면 사정은 달라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더욱이, 세계화가 부유한 국가들의 경제적 특권을 조금씩 깎아내리고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면서, 이민자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가난하고 잘못 통치되는 지역의 시민들이 자유 서방으로 탈출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환상을 더는 가질 수 없게 됐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클린턴(Hillary Clinton) 전 미국 국무장관은 가디언(Guardian)지와의 인터뷰를 제시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메르켈(Angela Merkel) 등 지도자들의 '관대하고 동정적인 접근'에 대해 찬사를 표명하면서도 "유럽이 그 역할을 다했고, 사회가 이민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정치체재가 계속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찬드란 박사는 세계는 이주 흐름을 더 잘 관리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대국들이 전쟁과 같은 비극적인 개입을 피하고 개발도상국에서 기회를 개선하고 갈등을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국 통제를 강화하거나 물리적 장벽을 설치하고 국경을 닫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떠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람은 어떻게든 단속을 피할 수 있고 기꺼이 밀입국을 시켜줄 사람도 많다. 결국 이민 사태를 해결할 근원적 방법은 가장 취약한 국가의 경제와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숙련되고 유능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유지하고 건설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근래 강대국들의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간섭은 불안정을 유발해 많은 사람들의 이동을 촉발시켰는데, 선진국들은 이 간단한 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현 위치에서 그들의 삶을 건설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접근법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분쟁이 일어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재건을 도왔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개선하고 숙련되고 유능한 사람들이 그들의 국가를 건설하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브라도(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신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슷한 제안을 했음을 상기했다. 오브라도는 "경제가 발전하고 안정되면 트럼프가 설치 할 수 있는 어떤 벽보다도 이민을 제한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문제는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쟁과 독재와 부패, 붕괴위기, 갈등에 시달리는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다수 발생하는 현실이다. 찬드라 박사는 유럽이 이민자들의 유입을 제한하기를 원한다면, 그 나라의 외교정책이나 군사개입을 시도하기 보다는 이러한 나라들의 지배구조, 경제, 사회적 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예멘과 북아프리카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포함해 중동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유럽 역시 미국과는 별개로 중동에서 자국의 외교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장기적인 경제, 사회, 정치적 발전을 주시하고, 현재의 상황들을 지원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넘어서 정부에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협력하는 방식이다. 전면적 전쟁과 붕괴가 없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에는 엘리트와 지식인들이 서방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찾도록 장려하는 것을 자제하고 자국에 남아서 개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리아 난민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시리아 내전을 종식시키는 것이며, 시리아 내전은 아사드(Bashar al Assad)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럽은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신감, 평화, 안정성 및 경제적 기회를 회복하기 위해 기꺼이 협력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유럽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성장하는 경제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캐러번(불법이민자)를 막겠다며 총 57억 달러를 투입해 국경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대로 예산안 처리시한을 넘겨 22일 0시(현지시간)부터 일부 연방정부 기관의 업무가 일시 정지되는 셧다운(shutdawn)에 들어갔다. 이 문제를 놓고 공화, 민주 양당 간의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어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 할 것으로 해외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가 어렵게 국경에 장벽을 설치 할 것이 아니라 불법이민자 양산 국가들에게 개발 자금을 공여하고 빈민구호 등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한다면 미국의 고민이 쉽게 해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참고 기사 : 

https://yaleglobal.yale.edu/content/migration-case-stay-and-build
https://www.washingtonpost.com/?noredirect=on
https://www.nytimes.com/2018/12/22/us/politics/shutdown-trump-senate.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https://www.nytimes.com/2018/12/23/us/politics/shutdown-trump-democrats.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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