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칼럼] 젊음과 늙음이 덩어리져 사는 2019년을 바라며
[신년칼럼] 젊음과 늙음이 덩어리져 사는 2019년을 바라며
  • 윤병훈 이로운넷 대표
  • 승인 2019.01.04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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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십년간 우리는 역사상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막강한 자원을 가진 나라가 됩니다. 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이 엄청난 자원은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약 900만명의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베이붐세대라 불리는 고령인구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다른 시기의 노년과 판이하게 다릅니다. 정신적,육체적으로 젊을 뿐만 아니라,열정과 활력이 넘치는데다 경제력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스스로도 자신의 평균수명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던 세대입니다. 느닷없이 찿아온 노년이 가져올 재앙만을 근심할 뿐, 자신의 능력,남는 시간,그리고 평생을 거쳐 쌓아온 온갖 유무형 자산이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한 물음과 답을 갖지 못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2세,3세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성찰과 해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혹은 앞으로의 우리 자신인 고령자를 ‘부양하고, 보살펴 줘야하는 어깨 위의 짐’으로 생각하는 것과 ‘사회 전반의 활력소이자 역동적이고 지속가능케 하는 중요한 동력’으로 통찰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더구나,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심각한 세대 단절이 도사리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실질적이고 긴박한 논의가 절실합니다. 우리가 ‘안아야 할’ 고령자를 이 사회의 받침기둥의 하나로 인식하고 능동적,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이러저러한 정책이 아니라 젊은이와 늙은이가 함께 갖는 삶에 대한 긍정적, 진취적, 도전적 자세입니다. 자신과 가족만을 위하는 젊음과, 절제와 미덕을 쌓아야 할 나이에 탐욕만이 남아있는 늙음을 경계하고 버려야 합니다. 앞으로의 삶에서는, 젊음과 늙음의 의미와 경계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한 덩어리로 되어있으며, 젊음과 늙음의 유대와 연대가 사회전반의 문화적,정신적 자산을 튼튼하게 함으로서 지속가능성을 강화시킨다는 앎(인식의 공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일입니다. 

지금 세대가 추진하는 일은 대부분 다음세대에 영향이 미치는 일들입니다. 예를 들면, 통일을 향한 남북교류 시도와 동북아철도공동체구상같은 정책입니다. 이는 명백히 지금세대가 그 과실을 향유할  현재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맞이할 미래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늘과 바다와 땅의 오염을 늦추거나 막기위한 노력이 지금세대의 이익(국가,기업경쟁력 등의 논리)에 따라 절박하게 추진되지 않을 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것은 지금의 젊은세대입니다. 자신이 머지않아 마주칠 일에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는 것은 현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젊음과 늙음의 유대와 연대가 끈끈한 사회이면 모든 사안이 한덩어리로 이해되고 추진됩니다. 세대를 나누는 구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덩어리져 함께 나아가는 세상은 서로 신뢰하는 사회입니다. 세대간, 성별간, 지역간, 계층간 서로 이해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불신의 장벽은 조금씩 허물어집니다.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이 경쟁하면 늘 이기적인 사람이 앞서갑니다. 이 사실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기적인 사람만으로 구성된 집단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타적인 사람들만의 공동체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두 집단이 경쟁하면 누가 앞설지를 가름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회를 지양해야 할 지는 불을 보듯 명확합니다. 젊음과 늙음이 덩어리져 이타적인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새해를 맞아 ‘단 한번뿐인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젊음과 늙음에게 묻습니다. 
 
젊음. 자신이 자신을 비하하는 젊음 앞에는 넘지 못할 수 많은 절벽과,뿌연 먼지가 해와 달을 가리는 암울한 미래만 펼쳐지지만, 날로 새로워지고 날로 도전하는 젊음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창조해 나갑니다. 이 땅에 희망이 없다면, 현실에 발을 굳게 딛고서 자신이 희망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기개를 가져야 합니다.

늙음. 12세기 철학자 마이모니데스가 묻고 답했습니다. ‘여기 누가 늙은이인가? 늙었다고 불리고도 항의하지 않은 사람이다.’ 노년의 문제는 얼마나 나이가 많은가가 아니라 얼마나 쓸모있는가에 있습니다. 가치있는 자에게 세상은 침묵하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지나간 과거의 추억만을 붙들고 남은 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 합니다. 백세에도 노를 부여잡고 바람과 맞서며 미지의 항구를 찾아 떠나야 합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통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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