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해군 기지 건설을 위해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안 1.2km에 이르는 너럭바위 구럼비가 부서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우기 작가는 카메라를 메고 무작정 그곳을 찾았다. 그로부터 7년째, 그는 다양한 강정마을의 이미지를 꾸준히 사진에 담았다.
그는 강정마을을 촬영하면서 “미국과 인디언 사이의 마지막 전투로 기록된 운디드니(Wounded Knee)와 검은 언덕(Black Hills)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평화를 원하는 강정마을 활동가들의 치열한 몸부림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반복되는 불길한 신호들 사이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힘의 원천을 렌즈에 담았다. 작가는 이를 ‘ 틈’이라고 표현했다.
총 55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 방은 반복되는 불길한 신호들이다.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 그리고 2016년 건설 이후에도 멈출 줄 모르는 불편한 모습들을 담았다.
두 번째 방은 ‘ 틈’이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작가가 발견한 위로가 되는 순간들, 고통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이 작가는 이를 ‘틈’이라 이름 짓고 그 틈을 더 벌려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비극에 갇히지 않도록 주문하고 있다.
부서지고 무너지던 그 순간, 바로 고개를 들어 바라본 거기에서 이 작가는 무엇인가 알 수 없지만 반짝임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로 4길 플레이스 막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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