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권리문제는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폴란드의 낙태 자유화 운동에서부터 미투(MeToo) 운동, 미국 법정의 브렛 카바노(Brett Kavanaugh ) 대법관 인준 논란에 이르기까지, 2018년 전 세계적으로 주요뉴스가 됐다. 그럼에도 성 평등은 세계 대다수의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환상으로 남아있다."
구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엠네스티 사무총장은 유엔인권 선언 70주년을 기념한 지난 10일(현지시간) 알 자지라(Al Jazeera)와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곳에서 여성의 권리 침해에 공동 대처해 국제사면위원회가 여성의 권리를 금년 연례보고서의 초점으로 선정했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가 여성의 권리를 연례보고서의 초점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나이두 사무총장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답했다.
그는 "우선 여러 국가에서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이를 정치적 의제로 삼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자이르 볼소나로(Jair Bolsonaro) 대통령 당선자가 강간 사건에서 여성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동등한 임금 요구를 비웃거나 폴란드와 과테말라 의원들이 낙태법을 지지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두번째는 "현실에서 이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일어난 '니유나 메노스'(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운동이나 인도, 스페인, 남아프리카에서벌어진 여성 운동가들의 불공정한 주법과 성적 학대에 항의한 대규모 집회,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동가들이 운전금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이란 여성들이 베일 쓰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것 등이다.
그는 세번째 이유로 "여성들이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일종의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인권선언이나 각국이 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각종 법이 있음에도 여성의 권리가 침해받는 이유에 대해 나이두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여성의 삶을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낮고, 정치권이나 비즈니스 분야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올해 여성 인권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을 피난민 여성들 문제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에 있는 가족들의 분리'를 예로 들며 "각국 정부가 난민문제에 대해 도덕성과 인간적 동정심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올해 긍정적인 현상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가장 고무적인 현상 중 하나를 아일랜드가 낙태법 폐지를 국민투표에 부친 것을 꼽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종교와 다른 정치적 요인들 때문에 낙태법 폐지를 반대할 것으로 봤으나 그들은 전통적인 지혜에 도전하고 상당수의 투표에서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에 찬성했다"며 "매우 고무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나이두 사무총장은 "성문제나 여성문제뿐 아니라 기후 빈곤 불평등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투쟁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참여도가 낮은 것이 아쉬운 점"이라며 "그러나 여성들이 그들의 지도력을 주장하고 그들의 참여를 증가시키는 것을 보아왔다"며 엠네스티에서 여성들의 사회정의를 위한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음을 표명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남아프리카 흑인들이 자유로워지기 전까지는 백인들이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상기했다. 그는 "여성이 완전한 성 평등을 누릴 때까지는 남성들이 결코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구의 절반 이상인 여성을 소외시킨다면 모든 면에서 인구의 절반 이상의 재능을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측면에서 여성의 기술과 사회참여를 확대하면 더 포괄적이고, 더 정의롭고, 더 평등한 경제를 건설하는데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들, 예컨데 불평등과 기후 변화와 같은 의제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싸우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면한 그러한 위협을 다루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두 사무총장은 끝으로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시설을 확보하고, 여성 사업가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도록 하며, 여성을 공적생활에 적극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정부 정책 등이 성 평등을 이루기 위한 세 가지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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