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전체 인구 대비 노인인구가 7% 이상일 경우 '고령화 사회', 노인인구가 14% 이상일 경우 '고령 사회'라고 한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데 24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이를 17년 만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고 하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나이 들어가고 있는지 실감이 나시는가?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60년에는 전체 인구 10명 중 4명이 노인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노후 대비 문제, 노인 복지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세 이상 1인가구는 144만 명, 이런 분들은 주거 불안, 소득 불안에 시달리며 국가에서 시행하는 돌봄 서비스와 같은 복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노인이 노인을 돕는 ‘노노(老老) 케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노노 케어는 노인 2명이 한 조가 독거노인 1명을 돌보는 제도이다. 

현재 노노 케어 사업은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다. 성수동의 노노 케어 사업은 주목할만 하다. '떳다 할매'라는 이름의 이 활동은 1998년부터 지역의 취약계층을 돌본 '성동희망나눔'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 참여하는 '특공대'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2인 1조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사는 노인 30여 분의 가정에 방문한다. 독거노인들의 친구라 자칭하는 '특공대'들은 직접 만든 반찬이나 지원받은 음식을 손에 들고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가지며 독거 어르신이 필요할 경우 적재적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떳다 할매 활동 중 119를 불러드린 적이 있어요. 한 80살 어르신이었는데, 담석 때문에 배가 아파 진땀만 흘리고 계셨지. 마침 방문하는 날이라 우리가 대처할 수 있었어요."

떳다 할매 특공대를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을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있어 우리 모두는 고독함과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진심어린 마음으로 친구가 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매번 특공대가 집에 올 때마다 너무 미안해서 괜찮다고 거절하지만 한편으로는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생겨 고맙기만 하지”라고 하던 한 독거 어르신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같은 고령이지만 건강과 의지가 허락하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을 돌보는 정책의 근본은 돌봄에 대한, 우정에 대한 인간이 가진 사회문화적 가치에 근간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성수동의 떳다 할매 노노 케어 사업은 지금까지는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이 활동의 지원 사업이 끝나는 2019년 이후에는 존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수동의 노노케어 활동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져 19년 이후에도 이 사업이 유지될 수 있길 희망한다. 더불어 노노케어가  지역 사회적경제 저변에 천천히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자체도 더 나은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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