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기업의 혈맥(血脈)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일반 금융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사회적경제 영역이 올해는 정부, 공공기관 등이 사회적금융 활성화에 본격나서면서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그 규모가 120조 원에 달하며, 2020년에는 400조 원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국가의 경제성장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 정부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 발표에 공공기관들 발걸음 빨라져 

 

지난 4월 진행된 '제1차 사회적금융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제공=금융위원회

정부는 올 2월 사회적경제기업의 금융 접근성 확대를 목적으로 한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회가치기금 설립 지원, 사회적금융중개기관 인증(Certification)제도 도입, 보증 지원, 투자펀드 확대 등의 계획이 담겼다. 이어 2월 말 임팩트금융 국가자문위원회(NAB) 출범으로 시작된 사회적금융 생태계 조성 움직임은 사회적경제 자금 공급을 위한 도매기관인 ‘사회가치연대기금’ 조성으로 탄력을 받았다.

신협, 신용보증기금 등과 같은 제도권 금융을 비롯해 지자체, 정부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기업·소셜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사회적금융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탰다. 4월에는 사회적금융협의회가 출범하면서 금융 공공기관들의 지원도 본격화됐다. 신용보증기금은 2022년까지 사회적경제기업에 5천억 원 규모의 보증을 추진하고, 신용보증재단이 특례보증을 확대하는 등 공공기관들도 사회적금융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협도 최근 사회적경제 전담반을 운영하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간 1000억 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국내 사회적경제 최대 자금자원 될 '사회가치연대기금'에 쏠리는 눈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사회가치연대기금’이다. 사회가치연대기금은 민간 주도로 운영되고 정부가 간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공식 출범행사는 2019년 1월 23일경 진행 예정이다. 기금은 3000억 원 규모로 5년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국내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최대 자금 자원으로 기능할 예정이라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사회적금융 생태계 구축 방안(2018년 2월 8일 발표한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들을 골라 투자)’도 올 한해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1000억 원대 규모로 HGI, sopoong(에스오피오오엔지), D3 쥬빌리, 크레비스, IBK, 엘로우독 등이 대표적인 임팩트 투자기관으로 사회가치기업에 투자를 펼쳤다. 9월에는 한국성장금융을 중심으로 200억 원 규모의 ‘임팩트투자 펀드’가 국내 최초로 조성돼 투자를 시작했다. 

◇ "금융사각지대 없애자"...사회적경제 주체들 스스로 힘으로   

이러한 흐름에 더해 사회적경제 주체들 스스로가 사회적금융 조성에 참여하며 금융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기존의 금융이 가지는 ‘이익 추구’가 주가 아닌, 협동과 호혜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돈이 흐르려면 기업 스스로가 형성 과정에서부터 집행 방식에까지 직접 참여하고 나서야 한다는 고민의 결과다. 실제 정부의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 발표에도 현장에서는 금융의 사각지대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또한 사회적금융에 대한 민간의 역량이 강화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점차 정부의 역할을 줄여나가면서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요구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회적 가치 측정·평가 개발, 전문기관 육성과 인력 개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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