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재능기부로 업(UP)] ③전문가들 “진입장벽 낮추고, 참여 폭 넓혀야” 한 목소리
[사회적경제, 재능기부로 업(UP)] ③전문가들 “진입장벽 낮추고, 참여 폭 넓혀야” 한 목소리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8.11.2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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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뱅크 운영기관-프로보노-사회적기업’이 얘기하는 프로보노 활동 현황과 과제
사회적경제기업을 돕는 재능기부 ‘프로보노’ 활동이 10년을 넘으면서 국내도 해외처럼 프로보노 운동의 전문·체계화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사회적경제기업과 프로보노를 매칭하고 교류하는 온라인 플랫폼 ‘재능기부뱅크’를 구축하고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16일 재능기부뱅크 운영기관(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프로보노(전준 변리사), 사회적기업(김종수 지노도예학교 대표)이 한 자리에 모여 국내 프로보노 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6일 재능기부뱅크 운영기관, 프로보노, 사회적기업이 한 자리에 모여 국내 프로보노 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6일 재능기부뱅크 운영기관, 프로보노, 사회적기업이 한 자리에 모여 국내 프로보노 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로운넷(사회)=올해 재능기부뱅크를 운영하고, 프로보노로 활동하거나 지원을 받은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재능기부와 어떻게 인연을 맺고 있는지 소개 바란다.  

▶신철호 대표(신철호)=‘상상우리’는 중장년의 경험과 지혜가 사회적경제와 청년 스타트업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지원함으로써 사회혁신을 추구하고 소셜 임팩트를 확산하는 일을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협력 하에 ‘재능기부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전준 변리사(전준)=지식재산권 관련 특허, 상표, 디자인 관련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한다. 사회적경제기업 대상의 프로보노 활동은 2012년부터니 벌써 7년차다. 지식재산권은 특수한 분야라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꼭 컨설팅이 필요한 기업들이 있다. 꼭 필요한 기업들에 정확하게 재능기부가 가능해서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김종수 대표(김종수)=‘지노도예학교’는 <예술에는 장애가 없다>를 모토로 운영하는 장애인 도예가를 위한 사회적기업이다. 최근에는 이들이 만든 제품을 활용해 디자인회사로 거듭나고자 준비 중이다. 

올해로 사회적기업 3년 차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니 전문 분야 컨설팅이 필요하더라. 다행히 재능기부뱅크를 통해 우리는 프로보노 연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이러한 기회가 없어 어려움을 호소한다. 조직을 운영하려면 경영, 회계, 마케팅 등 전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다 보니 결국 대표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고군분투 한다. 전문가를 연계해주는 프로보노가 절실한 이유다. 

사회 = 직접 경험했을 때 프로보노 활동이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김종수 지노도예학교 대표

▶김종수=사회적경제 분야에 일반 컨설팅 지원은 많다. 그럼에도 기업에 도움이 되는 질 높은 컨설팅 받기는 어렵다. 지금 기업에 필요한 컨설팅은 전문 영역의 컨설팅이다. 우리 같은 경우 재능기부뱅크를 통해 연결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에게 컨설팅을 받고 있다. 저렴한 비용에다 진정성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후 기회가 되면 마케팅, 디자인 영역에서도 프로보노 연계를 받고 싶을 정도다. 

▶신철호=올해 195명의 프로보노와 51개 사회적경제기업이 재능기부뱅크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44건이 매칭이 성사됐다. 일대일 멘토링(78건), 교육 멘토링(58건)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정량적 성과를 넘어 사회적경제기업은 멘토링을 통해 유료 컨설팅 수준의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프로보노들은 재능을 기부하면서 얻는 보람은 물론 소셜커리어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이 분야를 몰랐던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기대하지 못했던 다른 시너지가 생겨났다. 이 활동이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보노가 사회적경제를 더 크게 만드는 조력자라는 마음을 다시금 가지게 되었다. 

사회 = 앞서도 잠깐씩 언급했지만 재능기부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보람’이다. 언제 가장 그런 느낌을 받았나. 

▶전준=내가 도운 기업이 성장하는 걸 볼 때다. 7년 간 프로보노로 활동하며 초기에 도왔던 기업의 소식을 종종 들을 때가 있다. 매출도 오르고 직원도 많아지는 등 좋은 소식이 들리면 나도 덩달아 기쁘다. 그들이 성장해야 우리 같은 전문가들도 함께 성장한다. 지금 사회적경제를 돕는 변리사 프로보노가 없어서 아쉽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김종수=전준 변리사님이 기업이 성장하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하셨는데, 기업 입장에서도 우리를 돕는 프로보노 분들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질 때 힘이 난다. 우리에게는 정말 비빌 언덕, 든든한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 같은 느낌이다. 보통 컨설팅이라는게 사실 돈과 돈이 오가는 거래지 않나. 그럼에도 프로보노는 그 이면에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것 같아 더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신철호=우리는 운영기관이다 보니 양측을 다 보게 된다. 도움을 주고받는 게 한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양쪽으로 흐른다는 걸 느낀다. 재능기부를 위해 참여한 전문가들의 경우 ‘비즈니스’가 아닌 ‘선의’로 접근하니 평소 하던 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접근한다는 게 느껴진다. 그들에게도 리프레쉬(Refresh)의 기회인 셈이다. 특히 퇴직자 분들 중 프로보노 활동을 하며 또 다른 커리어를 쌓고 새로운 사회 참여 기회를 얻는 걸 보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 기업들의 경우도 사업은 외로운 싸움인데, 프로보노를 통해 힘이 받는 걸 자주 보게 된다. 

사회 = 재능기부뱅크를 통해 서로 도움도 얻고 좋은 인연도 연결됐다. 그럼에도 진행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을 듯하다.  

▶김종수=지금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재능기부뱅크의 경우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진다. 어플리케이션도 만들어 더 접근성을 높이면 좋겠다. 

▶전준=기업 초기에는 컨설팅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시점이 늦어지면 컨설팅 의미가 사라지는 분야들도 있다. 하지만 비용 부담으로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프로보노를 연계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 프로보노 컨설팅비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했다.   

또한 프로보노 활동이 확대되면서 영업의 기회로만 생각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옥석을 가리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상호 피드백을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질적인 도약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신철호=올해 운영하면서 프로보노가 더 전문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문가들의 재능이 사회적경제에 더 녹아들 수 있도록 프로보노 참여 전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초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기업에게도 프로보노와 어떻게 협업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안내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시스템적으로 개인-개인, 개인-회사 간 매칭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과정을 지속적으로 아카이빙해서 이후에라도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도록 재능기부뱅크 역할을 강화해야 할 듯 하다. 

전준 프로보노
전준 프로보노

▶전준=운영 주체가 바뀌면 노하우, 시행착오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단절되는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신철호=공감한다. 우리도 지난해부터 새롭게 운영기관을 맡으면서 새롭게 이 분야를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시스템을 이해하고 성장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더 많이 걸린 것 같다. 시스템화를 통해 운영기관이 바뀌더라도 단절되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게 중요하다. 

사회=마지막으로 프로보노 활성화를 위해 각 주체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김종수=최근 프로보노 연계가 늘어났지만 사회적기업 입장에서는 아직도 진입장벽이 높다는 느낌을 받는다. 심리적 부담으로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곳들도 많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과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여러 형태로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결국 얼굴을 자주 보는 게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법이다. 

▶전준=프로보노가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전문가들 내에서도 재능기부에 대한 인식이 제각각이다. 인식의 갭이 아직 크기에 더 폭넓은 홍보가 필요하다.  언론들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신철호=2년간 운영기관으로서 느낀 게 한쪽만 커지는 게 아니라 프로보노와 사회적경제기업이 서로 균형을 맞춰가며 성장하는 게 중요하더라. 좋은 프로보노가 더 많이 유입되고 좋은 사례들이 더 생겨나면 자연히 참여하는 기업도 늘어날 거라 본다. 

사회적 가치가 중요시되는 시대다. 일반인도 사회적 가치 만들 수 있는 활동이 바로 ‘프로보노’다. 선한 의지와 전문 역량을 가진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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