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임용되는 이강익(47) 신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센터 개소 이후 사회적 경제 전문가 출신 센터장은 처음이어서 안팎으로 기대감이 높다.

신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에 이강익(47) 전략사업본부장이 오는 12일 임용된다. 2013년 강원도 조례로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사회적경제 전문가가 센터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센터장은 2001년 8월 강원도자활후견기관협회 간사로 일을 시작하며 사회적경제와 연을 맺고 18년째 종사 중이다. 춘천노동복지센터,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강원도사회적기업협의회를 거쳐 2013년 7월 현재 자리로 왔다. 특히, 이번 센터장 임용은 공개모집을 통해 이뤄지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전문가가 내부 승진 모습을 갖추게 돼 행정으로 굳어지는 사회적경제 지원 업무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는 “민간 네트워크, 중간지원조직, 현장 조직, 행정이 지역사회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동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면서 각각 역할을 잘 정립하도록 중개하는 일이 센터의 역할”이라며 “이를 위해 센터가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연한 학습조직과 인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직원들이 사회적 경제와 조직에 대한 비전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단순히 행정 실무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의식이 내부적으로 있다”며 함께 혁신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 일문일답.

 
- 강원도 사회적경제 분야의 최대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중간지원 조직에서 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노력도 함께 말해달라.
 
▶강원도 사회적경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기에 있다.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 수는 서울, 경기, 전북에 이어 네 번째로 많고, 인구 10만 명 당 사회적 경제 기업 수는 전국 1위이다. 그러나 강원도는 인구 규모, 산업 여건, 지역 시장여건이 취약하여 사회적경제 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사회적경제기업 중 거의 절반이 영업적자 구조이고, 생존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미션도 약화되고 있다. 사회적경제 양적 성장 시기에는 자원을 확보하여 개별 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질적 성장 시기에는 기업들이 잘 살아 남아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 성장단계에 맞는 맞춤형 통합지원과 혁신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것이 가능하려면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인력과 시스템을 혁신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 도가 안고 있는 지역사회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분야와 연계방안이 있다면.
 
▶강원도 사회적경제가 풀어야 할 대표적인 사회문제는 ‘지방소멸 위기’와 양극화에 따른 ‘취약계층 삶의 위기’라고 본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지만 이 문제를 마을에서 풀어가는 현실 주체는 매우 부족하다. 유일한 대안은 마을 단위 사회적경제 기업, 즉 마을기업이라고 본다. 홍천 북방면에 있는 사회적 기업 ‘홍천 사랑말 한우 유통영농조합법인’은 혁신적인 사업을 통해 지역 80여 한우농가를 살리고, 직원을 60명 고용하고,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바꿔나가고 있다. 나아가 이 사회적기업은 ‘북방면 미래발전협의회’를 통해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춘천 사북면 사회적협동조합 별빛은 지역 작은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마을을 지켰고,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마을 돌봄공동체와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마을이 살려면 마을경제공동체뿐만 아니라 교육, 돌봄, 문화 등 마을생활공동체가 자리를 잡아야한다. 이 역할을 할 마을기업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취약계층 직업능력개발,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제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춘천과 원주에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에 맞는 통합지원을 고민하는 사회적 기업가들과 부모들이 있다. 발달장애인 생애주기에 맞게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적정 시기에 창업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결합돼야 한다. 그야말로 이런 일을 종합적으로 풀 수 있는 발달장애인 복합커뮤니티 센터가 필요한 건데, 복합적인 과제를 사회적경제 기업이 가장 능동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 사회적경제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각자 생존 전략을 찾기 보다 사회적경제 조직 간 연대도 중요할 거 같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하는 사회적경제 기업 특성상 개별 기업 노력만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해결해야 할 다양한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제 개별 기업들은 업종별, 업종 간, 지역 간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변화와 지역문제 해결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개별기업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 간 네트워크를 스스로 만들고 운영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업종과 지역 네트워크 운영 전문성과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행정과 중간지원기관이 지원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원방식인데, 행정과 지원기관, 네트워크 간 쌍방향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 비전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 네트워크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효과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한다. 이를 위해 먼저, 네트워크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지역과 업종 네트워크와 함께 사회적 경제 공동기금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 차원의 공동 정책개발을 지원할 생각이다. 도내 18개 시·군에서 사회적 경제 정책 개발과 시·군 단위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 운영과 관련한 제안이 오고 있다. 지역네트워크가 이 과정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 지역정책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 기초자치단체마다 사회적경제 지원조직이 있지 않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통합지원기관 역시 관리 지역이 너무 넓다. 센터 역시 도 단위 지원기관이라 현장에서 거리감을 느낀다. 현장 밀착형 지원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공감한다. 그러나 솔직히 복안은 없다. 현재 약 1,200개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있다. 센터가 현장밀착형 지원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현장 밀착형 지원은 지역과 업종네트워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센터는 지역과 업종네트워크가 잘 자리매김해 현장밀착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 즉 앞에서 이야기한 네트워크 인력 양성과 배치, 공동기금과 시민자산화 기반 조성, 정책개발 지원에 주력할 생각이다.
 

- 센터 사무실이 지난달 말 대학 내로 이사했다. 사회적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 등 관련 기관과 연계해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자치단체와 대학, 공공기관 등과 함께 추진할 전략이 있다면.

▶센터를 상지대로 옮긴 단기적 이유는 공간 부족과 예산 절감을 위해서다. 더 장기적으로는 도내에 사회적 경제 선도대학, 나아가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선도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 사회적 경제 내에 인재가 많이 부족하다. 대학과 사회적경제 리더과정을 함께 운영하면서 대학 청년들이 사회적경제 리더나 활동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경제 기업이나 네트워크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생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대학에 유휴공간과 자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도내 대학의 경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대학의 유휴공간과 자원을 사회적경제에 열어 놓고 대학과 사회적경제인이 함께 힘을 모아 교육, 창업 지원, 공간제공, 연구개발, 기금운영, 시민참여 형 문화 공간 조성 등 복합적인 역할을 하는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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