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시간 동안 신촌 골목골목에 울려 퍼지던 노래를 기반으로 탄생한 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이 공연 이틀 만에 2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황을 이뤘다. <신촌, 그 골목길> 뮤지컬은 1917년 연희전문학교부터 현재까지 100년 간 대한민국 청년의 역사이자 문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신촌 예술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 2회 공연에 2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시대를 향한 청년들의 열정이 담긴 거리 ‘신촌’

신촌 골목을 누비며 '청년들이 부른 그때 그 노래로 채워진 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은 시대를 향한 청년들의 뜨거운 마음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있고 있던 신촌의 역사적 의미를 소환한다. 

100년 역사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의 청년의 고뇌와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윤동주의 '서시'다. 하늘과 양심 앞에 부끄럼 없이 살기를 원했던 청년의 마음이 담긴 '서시'는 광복 후에도 그 후에도 청년들을 위로했다. '서시'를 이어 받는 청년의 노래는 근대화가 시작된 1970년 독재와 억압의 시대에 탄생한 '왜 불러', '고래사냥'이다. 기성세대의 굴레에서 탈출하고 싶은 그 시대의 젊은이들의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그러나 1970년 청년들의 갈증은 1980년대로 넘어가며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가장 뜨거운 노래를 탄생시키는데 바로 '그날이 오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민주화 시위의 중심에서 권력에 항거했던 그 뜨거운 노래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문화적 콘텐츠가 쏟아지고 개인의 낭만이 우선시되는 당시 탄생한 노래가 '그대에게'이다. 그리고 다시 거대권력에 맞섰던 2016년 이화여대생들의 농성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뮤지컬을 통해 울려 퍼진 노래는 신촌의 역사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신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뮤지컬 

이 뮤지컬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신촌의 골목 골목에 담긴 예술과 문화를 둘러보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학생과 서민의 주거지로 변모하며 교통의 중심지로 떠올랐던 신촌은 새로운 문화 발생과 확산의 핵심 장소였다.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를 중심으로 대학촌이 태동했고, 이곳의 청년들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트랜드세터였기 때문이다.

원두커피, 언더그라운드 음악, 패션, 사회문화 운동 등을 통해 신촌은 최초로 음악다방, 락카페, 라이브 카페, 소극장, 서점, 음반가게 등 수많은 문화 아지트를 생성했고 이 장소는 주옥같은 노래와 문학작품을 탄생시켰다. 뮤지컬은 이 골목 골목의 정취를 영상과 무대를 통해 고스란히 재현했다. 전문 뮤지컬 배우와 댄스팀 12명의 출연진이 신촌 골목 골목 추억여행의 만족감을 배가 시켰다. 

축제를 주최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신촌의 100년 이야기는 세대공감, 소통, 화합의 길이 될 열쇠가 되기에 신촌이라는 지역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는 소중하다"며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신촌의 다음 100년을 만들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력에 억압당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생성 확산시키며 청년의 역사를 써 내려간 신촌의 100년 이야기는 현재 청년들에게 신촌의 의미를 상기시키고 작품 속에서 만나는 청년의 '나'는 지금 4050세대에게 지금의 청년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이 기획·제작한 이번 뮤지컬은 지난 25, 26일에 이어 마지막 공연이 오늘(31일) 창천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자세한 공연 문의는 명랑캠페인(070-7527-0855)으로 하면 된다.  

 

사진제공. 명랑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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