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2018] ③서대문구 주민, 헬스장보다 ‘마을건강방’이다!
[일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2018] ③서대문구 주민, 헬스장보다 ‘마을건강방’이다!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8.11.0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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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서대문구 개소 ‘마을건강방’, 이용회원 100명 돌파하며 큰 호응
건강방 거점으로 건강관리·공동체강화·지역경제↑ 일석삼조 효과
주차·소음·쓰레기문제 등 일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시민이 아이디어 제공에서부터 문제해결의 주체가 돼 참여하는 사회혁신의 한 방법인 ‘리빙랩(Living Lab)’이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사회혁신추진단을 꾸리며 사회혁신사업에 시동을 건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2018년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다. 행정안전부는 주거, 미세먼지, 고령자 헬스케어 3가지 분야에 대해 정부-민간전문단체-시민이 함께 결합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리빙랩을 진행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지역공동체와 손잡고 추진하는 3개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소개한다.

“5일을 매일 나와서 운동하고 있어. 이제는 습관화가 되어서 안가면 허전한 느낌이여. 우리 남편도 원래 평소에 운동 안하던 사람인데 여기는 정말 열심히 따라와. 여기 오면 동네 사람들 만날 수 있어서 좋데.”
    
서대문구 남가좌동 주민인 유해향(73세) 씨는 “요즘 살 맛 난다”고 얘기한다. 7월부터 남가좌동에 문을 연 ‘가재울 마을건강방(이하 마을건강방)’을 이용하면서다. 

김승옥(64세) 씨는 “당뇨가 있어 음식 조절을 해야 하는데 깜박할 때가 많다”며 “평소 먹는 식단 사진을 어플리케이션에 찍어 올리면 전문가들이 ‘적절하다’, ‘과하다’ 의견을 보내면서 코치를 해주니 스스로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을건강방은 개소 3개월 만에 회원 100명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90여명의 주민들이 이곳에 회원가입을 위해 대기 중이다. 

남가좌동 주민으로 마을건강방 애용자인 70대 유해향-이봉욱 부부 회원

헬스장·보건소 제친 마을건강방의 인기 비결은 

마을건강방이 이처럼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 데는 기존에 보건소, 복지관 등이 진행하는 진단, 강좌 중심의 지역건강프로그램에서 탈피해 맞춤형 기구운동, 식단, 생활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마을건강방 내 있는 운동기구는 회원등록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근력운동기구에서 총 20분 운동(기구 당 3분)을 하면 스마트 건강관리 전문기업인 ‘㈜헬스브릿지’가 회원 가입 시 스마트폰에 깔아준 ‘위헬스’ 애플리케이션에 자동으로 운동량이 입력된다. 여기에는 평소 걷는 걸음 수, 음주·흡연량 등도 함께 체크된다. 매일 먹는 식단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만 하면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 전문가들이 종합 분석해 개인별 건강 코칭을 해준다. 

마을건강방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맞춤형 기구운동, 식단, 생활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건강관리에 지역공동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혁신적이다.  

‘건강’을 주제로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여기에 찾아온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이루면서 서로의 건강관리나 실천을 돕는다. 주민 걷기행사, 책모임, 스마트폰 교육 등도 진행해 지역공동체 강화에 나선다. 송하진 남가좌동 마을공동체 ‘하.나.의’ 연구원은 “최근 이사한 한 주민 분은 마을건강방을 이용하면서 금세 동네 분들과 친해져서 동네 정보도 많이 얻었다고 좋아했다”며 “흩어져 있던 주민들이 건강을 주제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돕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을 기반으로 주민들 간의 교류도 활발하다. 고령자들과 30-40대 주부들이 함께 모임을 꾸려 소통한다.

마을건강방에서 격주로 지급하는 건강실천수당도 이용자들의 건강관리를 돕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실천수당은 건강방 이용률, 식단관리, 건강 미션 수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건강관리를 잘하는 주민에게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제도다. 박성민 헬스브릿지 대표는 “바우처로 제공하는 건 스스로가 불쌍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자존감을 떨어뜨리기 쉽다”며 “반면 건강실천수당은 건강관리를 잘해서 받는 거라 오히려 자부심을 주고 새로운 동기부여의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곳 이용자들이 지급받는 평균 금액은 2만원(격주 기준) 가량이다. 지역화폐는 인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약국, 식당 등 6개 가게에서 사용되고 있다. 30년 이상 동네에서 건강약국을 운영 중인 이용숙 약사는 “마을건강방에서 받은 지역화폐를 들고 찾아오는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주민들 건강관리도 돕고, 지역 상가도 살리는 일거양득의 사업이다”고 말했다. 

건강관리를 잘 하는 회원에게는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건강실천수당을 제공해 지역상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행안부 리빙랩사업으로 도시형 건강공동체 구축 위한 시동  

마을건강방은 서울 도시의 고령자 등 건강취약계층의 건강문제를 지역공동체와 시민이 함께 해결해가는 리빙랩사업이다. 행정안전부의 ‘2018년 국민 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마을건강방은 이미 강원도에서 지난 10년 간 시도된 모델이다. 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04년부터 강원도에서 진행해온 원격의료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제·양구 건강생활 인프라 개선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신체활동관리와 영양관리, 재택관리를 통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건강 수준을 향상시켜 의료비 지출 및 직간접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킨다. 인제·양구 18개 지역에서 건강센터사업이 시작됐고, 현재 연 2,000명이 이용하면서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마을건강방에는 코디네이터가 상주하면서 주민들의 건강방 이용을 돕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러한 강원도의 성과를 지방이 아닌 서울 도시에서도 적용가능할지 지역공동체와 함께 실험해보는 사업으로, 기존 보건기관 중심으로 이루어진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 지역공동체 중심 운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에서 연간 10억 원 이상 건강관리 예산을 썼지만 이용자는 적고 효과가 낮다”며 “실례로 기존의 보건기관 건강증진 프로그램들을 보면 낮 시간대만 운영해 직장인이나 차상위계층은 참여가 어렵고, 고령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보건기관의 시설 및 장비, 단기프로그램 위주로 지속 실천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번 마을건강방 실험이 연착륙한다면 예산도 줄이고 공동체도 강화시키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일석삼조의 사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선규 하.나.의 이사장은 “주민들이 집 가까이에 있는 스마트 건강방을 이용하며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건강을 개선하고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지역공동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마을건강방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걷기행사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사진제공. 남가좌동 마을공동체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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